[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감정적으로도 그랬다. 나모현은 장필주(장승조)에게 내연녀와 혼외자가 있다는 걸 알고 심지어 혼외자를 직접 키우기로 한다.
실제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 것 같냐고 물으니 한숨을 쉬며 "못살았을 것 같다"고 답해 웃음바다가 됐다. 아무리 연기여도 그런 감정을 연기할 때는 많은 스트레스를 견뎌야 했다고.
이렇게 힘든 작품을 했으니 다음에는 뭘 하든 이것보다는 쉽지 않을까? 박세영은 "사실 '돈꽃'을 통해서 연기를 처음부터 다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다시 배우고 제대로 표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는 어떤 작품이든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큰 즐거움이었거든요. 하지만 방송에 나가는 순간부터는 늘 평가받는 입장이기에 늘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었어요. '돈꽃' 이전에는 '못하면 어떡해?'라는 마음이었다면 이제는 정말 제대로 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어요. 이제는 어떤 작품을 하더라도 그런 마음으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박세영에게 '돈꽃'은 이를테면 바다다. '돈꽃'을 만나기 전의 세상은 '작은 잔 속 물'이라고 표현했다. 우물 속 개구리 박세영이 더 큰 하늘의 존재를 알기 위해 갖은 고민과 고뇌와 노력 끝에 우물을 벗어난 것이다.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은 연기자로서뿐만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도 갖고 있는 생각이다. 20대 때는 얼른 30대가 되고 싶었다는 박세영은 그래서 지난해가 너무 좋았다고 했다. 행동의 옳고 그름과 관계없이 직접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었기 때문에.
그러면서 동시에 하고 싶은 것도 더 많아지고 열정도 샘솟는다고 한다. 20대 때는 혼나고 부서지는 게 두려웠지만, 30대가 되면서 이제는 거친 바람에 당당히 맞설 준비가 되었다.
"30대에 더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는 약속하지 못하겠지만 더 많이 깨지고 많이 부딪히려고 해요. 선배님들도 당연히 이 과정을 겪었을 것이고, 그래서 선배님들이 '잘 버텼다'고 하는 것이고, 이미숙 선배님이나 이순재 선생님도 잘 버텨서 그 자리까지 가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좌절이나 어려움에 부딪히는 것도 훈련이라고 생각하고 달게 받으려고요. 조금 단단해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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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