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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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①] 김신영 "난독증 심했던 나, '정희' DJ 6년...실감 안 나요"

기사입력 2018.02.21 11:45 / 기사수정 2018.02.21 14:18

[DJ와 만나다] 비몽사몽한 아침을 깨우고, 행복한 점심시간을 더 즐겁게 만들어주는, 지쳐버린 저녁에는 따뜻한 격려와 긴 하루를 마무리 할 때는 포근한 위로로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라디오 DJ. 엑스포츠뉴스는 듣는 라디오에서 보는 라디오로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DJ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밤을 대표하는 MBC 라디오가 '별이 빛나는 밤에'라면 낮을 대표하는 MBC 라디오는 바로 MBC FM4U '정오의 희망곡'이 아닐까.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깊은 역사를 자랑하며 서유석, 이상벽, 손석희, 길은정, 허수경, 신애라, 이소라, 김현정, 정선희 등의 수많은 DJ를 거쳐간 '정오의 희망곡'을 현재는 개그우먼 김신영이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라는 이름으로 이끌고 있다. 

2012년 10월 22일 첫 방송을 시작해서 5년이 훌쩍 넘게 매일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특유의 편안하고 거침없는 입담으로 지쳐있는 직장인들의 피로를 씻어주고 있는 김신영. "라디오는 제 생활의 일부"라고 말하며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고, 게스트로 출연하는 가수들을 위해 음반 전곡을 다 들어보고 방송에 임한다고 말하는 김신영. 한마디 한마디에서 라디오에 대한 애정이 그대로 묻어나 있는 DJ 김신영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느덧 5년 넘게 '정오의 희망곡' DJ로 청취자와 만나고 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어떤가.

"햇수로는 6년차예요. 너무 멀리 와 버렸어요.(웃음) 첫 방송 때 엄청 떨었던 기억이 나요. 신동과 함께 '심심타파'를 3년 가까이 진행을 하다가 잠깐 쉬고 '정오의 희망곡'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이건 저 혼자 하는 단독 라디오 프로그램이잖아요. 라디오 제목이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예요. 1주일은 굉장히 떨었죠. 저를 잘 아는 친한 친구들은 라디오를 듣고 '왜 이렇게 떨어? 그렇게 방송을 했는데?'라고 하더라고요. 특히 '정오의 희망곡'이 역사가 깊은 라디오 프로그램이다보니까 부담이 좀 있었어요." 

-왜 김신영이었을까. 

"'정오의 희망곡'이 제겐 굉장히 의미가 깊어요. 어렸을 때 굉장히 내성적이었어요. 난독증도 심했고요. 예전에 라디오 게스트로 한 번 나갔었는데, 그 뒤로는 저를 다시는 안 불러 주시더라고요. 청취자분들의 사연을 한 줄도 제대로 못 읽었으니까요. 그러다가 정선희 선배가 '정오의 희망곡' DJ를 할 때 선배가 저를 믿어주셨어요. 그래서 그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참여를 하게됐어요. 처음에 저한테 '정오의 희망곡' DJ 제안이 들어왔을 때, 회사보다 먼저 정선희 선배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봤어요. 어떡하면 좋겠냐고요. 그랬더니 선배가 '너가 해. 자존감을 높여'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어느덧 제가 6년째 DJ를 하고 있네요. 저야말로 정말 실감이 안나요."

-단독 DJ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정오의 희망곡'. 처음에 가진 DJ로서의 목표가 있었다면. 

"'정선희 선배만큼만 하자'는 것이었어요. '12시'하면 '정오의 희망곡'이 저절로 생각이 나게끔하자는 생각을 했어요. MBC 라디오만의, 그리고 저라는 DJ의 색깔을 확실하게 입히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전형적인 라디오 DJ의 개념을 깨자는 생각도 했고요. DJ라고 하면 뭔가 항상 '힘내세요~' '응원합니다~' 이런 코멘트만 할 것 같은 느낌이 있잖아요. 저는 절대 그러지 않아요.(웃음) 굉장히 현실적인 코멘트를 드려요. 사실 '정오의 희망곡' 시작 후 2년정도는 라디오가 재밌는지 몰랐어요. 그냥 일이니까 하는거였죠. 그런데 공황장애를 겪은 후 많이 달라졌어요. 어느 날 라디오를 들었는데 정말 재밌더라고요. 그 때 '아! 이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대본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들려드리기까지 2년정도의 시간이 걸린 것 같아요."

-싫으면 굳이 들을 필요없는 라디오. 청취자들을 끌어당기는 '정오의 희망곡'만의 매력은 뭘까. 

"그냥 사람사는 얘기를 하는거죠. 예전에 정선희 선배가 저한테 '너는 책을 좀 읽니?'라고 물으시더니 '이제 라디오를 하면서 매일매일 인생에 대한 한 장의 책을 읽게 될 것'이라고 얘기를 해주시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어느덧 여기까지 왔네요. 라디오는 정말로 하는 사람이 좋아하지 않으면 힘들어요. 매일매일 같은 시간에 방송을 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정오의 희망곡'을 하기 전에는 오후 3시에 일어났어요. 그런데 라디오 덕분에 생활 패턴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여행을 가서도 아침 10시에는 꼭 눈이 떠지더라고요. 라디오가 아예 제 생활의 일부가 됐어요. 라디오는 정말 제가 좋아아서 하는 거죠. 제 라디오는 정말 현실적이고 솔직해요. 그런 부분에서 저만의 색깔을 잘 입혔다고 생각해요."



-DJ로서 가장 듣기 좋은 말은 뭔가. 

"'잘 듣고 있어요'라는 얘기죠. 그리고 저를 '신디(김신영+DJ)'라고 불러주시는거요. 일단 제게 '신디'라고 해주신다는 건 제 라디오를 한 번이라도 들어주셨다는 것이니까요. '신디 덕분에 힘이나요~'이런 말씀도 너무 감사하지만, 그냥 '잘 듣고 있다'라는 말씀이 제겐 가장 좋은 칭찬이죠."

-라디오에서 노래 선곡도 굉장히 중요하다. 선곡에 많은 참여를 하는지.

"아주 많이 참여를 하고 있습니다.(웃음) 제가 어느 노래에 한 번 꽂히면 그걸 엄청 틀어드려요. 꽂힌 노래를 자주 틀 때도 있고, 그 노래를 부른 뮤지션의 노래를 돌려가면서 들려드릴 때도 있어요. 그 노래를 어떻게든 알리고 싶은 마음이예요. 저는 가수분들의 타이틀곡보다는 타이틀곡과 함께 담긴 다른 수록곡들을 많이 틀어드려요. 그리고 저는 선곡을 좀 앞당겨요. 여름엔 겨울 노래를, 겨울엔 여름노래를 틀고 그래요."(웃음)

-이젠 '정오의 희망곡' 청취자분들과 거의 가족같은 기분이겠다. 

"저희들은 '번개'를 해요. 당일에 갑자기 '모입시다!'해서 모여요. 저는 '번개'를 하면 열 몇분 정도 오시겠거니 생각했는데 70명이 넘게 모이셨죠. 그리고 '맥주 번개'도 했었고요. 재밌는 책을 읽다 보면 '이 책을 쓰신 분은 누굴까?'가 궁금해지듯이, 저도 청취자분들이 너무 궁금해요. 그래서 만나고 싶죠. 저희들만의 그 '끈끈함'이 있어요. 처음에 '번개'로 시작했던 것이 판이 커져서 공개방송으로 이어지기도 했어요. 저 때문에 공개방송 하시느라 제작진분들이 많이 고생하셨죠.(웃음)"

"라디오를 하면서 데뷔 후 처음으로 팬클럽 창단식을 했었어요. 라디오 덕분에 저에 대한 선입견을 많이 벗으신 것 같더라고요. 저 역시도 제가 스스로에게 가지고 있던 선입견을 많이 날려버렸고요. 서로 힘이되는 존재인 것 같아요. 청취자분들이 제 목소리만 들어도 그 날의 제 기분을 알아채시더라고요. 저는 분명히 평소랑 똑같이 활기차게 오프닝을 했는데, 청취자분들이 시작과 동시에 '오늘 신디 지쳐보이네요'라고 문자를 보내세요. 가족은 정말 잘 속이는데 청취자분들은 못 속이겠더라고요. 그럴 때 울컥해요."

-많은 청취자들과 목소리로 만나면서 뿌듯했던 순간도 있겠다.

"사실 제가 말주변이 별로 없어요. 때론 엄청 힘들다고 말씀하시는 그런 사연들이 있어요. 우유배달을 하시는 분이었는데, '돈을 달라고 했더니 제게 오히려 더 화를 내더라. 내일 어떻게 그 집을 또 찾아가야할 지 모르겠다'라는 고민을 토로하셨어요. 그래서 그 분께 제가 전화를 드렸죠. 제 전화를 받자마자 펑펑 우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시간 많으니까 마음껏 우셔라. 근데 내일 다시 그 집의 벨을 누르셔야 한다. 그럼 이기게 되는거다'고 했어요. 스무살 때 저도 똑같은 경험을 했었거든요. 너무너무 창피하고 사람들이 다 저를 무시하는 것 같은 그런 때였죠. 그리고 그 우유 배달원분이 다음날 제 경험담을 듣고 그 집의 벨을 다시 놀렀다고 하시면서 다시 사연을 보내주셨어요. 그 때 굉장히 뿌듯했죠."

"예전에는 '나는 왜 이렇게 남들처럼 평탄한 삶을 살지 않고 이렇게 힘들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이러려고 내가 힘든 시간을 보냈구나~'라는 생각을 해요. 그런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사연에 제가 공감을 할 수 없었겠죠. DJ로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공감을 잘 해야한다는 것이거든요."



-점심시간(12시~2시)에 방송되는 '정오의 희망곡'. 그 시간대에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여유와 웃음을 동시에 드리고 싶죠. 점심시간이 하루의 가운데에 있잖아요. 요일로 따지면 수요일 느낌이예요. '이제 수요일이야? 내일 목요일...금요일...' 이런 느낌이잖아요.(웃음)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다가가고, '정오의 희망곡'을 듣고 계신 분들이 한 번이라도 더 웃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2018년, '정오의 희망곡' DJ로서의 또 다른 목표가 있다면.

"언제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는 '번개'를 올 상반기와 하반기에 두 번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예요. 그냥 우리들만의 축제를 만드는거죠. 청취자분들을 너무 보고싶어요. 만나면 정말 재밌어요. 청취자분들이 저랑 많이 닮아있어요. 저는 혼자 여행갔을 때도 갑자기 만나자고 '번개' 제안을 해요. 제주도에서도, 일본에서도 한 적이 있어요. 그럼 신기하게 또 모여요. 그리고 그냥 만나서 수다떨면서 밥 먹는 거예요. 정말 재밌어요. 그래서 올해도 '번개'를 하는 것이 DJ로서 제 목표이고, 다른 목표는 제작진분들이 해주실 것 같아요.(웃음)"

-'걸그룹' 셀럽파이브 멤버 김신영으로서의 목표가 있다면.

"뉴욕에서 스테이크를 써는 그날까지!(웃음) 미국 NBC 토크쇼 '엘런쇼'(엘런 드제너러스 쇼The Ellen DeGeneres Show)에 출연하는 것이 목표예요.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이긴한데 언젠가는 출연을 하게 될 것 같아요. '엘런쇼'에 출연한 다음에 진짜 셀럽들이 모인 파티에 참석을 하는거죠. '셀럽이 되고 싶어' 가사를 제가 썼는데, '아리아나 그란데처럼 셀럽이 되고 싶어'라는 말이 있어요. 정말 아리아나 그란데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거죠. 그리고 아리아나 그란데가 내한 공연을 할 때 저희가 오프닝 공연을 하고요. 꿈은 크게 가져야 해요.(웃음)" (단독인터뷰②에서 계속) 

nara777@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오수정 기자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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