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강릉, 조은혜 기자] "대한민국은 더 이상 스켈레톤 불모지가 아닙니다." 윤성빈의 금메달이 확정된 후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총감독의 말이다. 그리고 이 말은, 계속해서 스켈레톤의 역사를 써내려갈 동갑내기 윤성빈과 김지수의 '경쟁 예고'로 더욱 힘이 실렸다.
지난 16일 평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종목에서 윤성빈은 4차 주행 합계 3분20초55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썰매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와는 1.63초 차의 압도적 기록이었다. 그리고 또 한 명, 윤성빈과 함께 출전한 김지수 역시 3분22초98로 호성적을 기록하며 6위에 자리했다.
모든 관심이 윤성빈에게 쏠려 있던 상황, 깜짝 선전으로 이름을 알린 김지수였지만 스스로는 아쉬움도 컸다. 경기 후 만난 김지수는 "(윤)성빈이가 너무 차이가 많이 나서 재미가 없었을 것 같다. 이번 시즌 월드컵이나 다음 베이징 올림픽 때는 성빈이가 더 긴장하고, 재밌는 경기가 될 수 있도록 나도 더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경쟁자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나도 이제 시작이다. 얼마든지 늘 수 있는 실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김지수의 이 말을 전해 들은 윤성빈은 "가능성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이내 "지금은 아니다"라며 웃었다. 1인자이기에 보일 수 있는 자신감이자 패기였다. 그는 "양보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뒤 "그런 경쟁자가 있다는 것이 나 역시 발전할 수 있다는 계기가 된다. 좋은 약이지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올림픽을 시작으로 한국 스켈레톤은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용 총감독은 "스켈레톤은 이제 한국이 최강이다"라며 "향후 10년은 윤성빈의 시대다. 김지수 역시 좀 더 갈고 닦아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한국 선수들의 금, 은메달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생소하기만 했던 이 스포츠는 어느덧 '효자 종목'을 꿈꾼다.
벌써부터 4년 후를 기약하는 윤성빈과 김지수의 의욕이 충돌하며 빚어내는 것은 결국 서로의 성장일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해 스켈레톤의 역사를 쓸 이 둘의 선의의 경쟁은, 스켈레톤의 만발한 미래를 더욱더 기대하게 한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강릉, 김한준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