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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서울메이트' 장서희, '배우 장서희'를 내려놨던 순간

기사입력 2017.12.12 10:31 / 기사수정 2017.12.13 09:15



[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배우 장서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쎈 언니'다. MBC '인어아가씨'(2003) 속 은아리영과 SBS '아내의 유혹'(2009) 속 구은재가 워낙에 강렬했던 탓에 그 외에도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대중의 기억 속에 장서희는 독하고 쎈 이미지로 남아있다. 

그랬던 장서희가 최근에 들어서는 조금씩 대중에게 친근한 '옆집 언니'의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 10월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민들레 역을 맡아 처음으로 '코믹연기'에 도전하면서부터다. 그것을 계기로 장서희는 최근 올리브 예능프로그램 '서울메이트'에도 출연하면서 이제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색다른 장서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메이트'는 스타의 집에 외국인 게스트가 방문해 추억을 쌓아나가는 글로벌 홈셰어 리얼리티 프로그램. 그동안 예능프로그램 출연이 잦지도 않았던 장서희가 자신의 일상을 공개해야하는 리얼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다니. 

"'서울메이트'가 고정으로 출연하는 두 번째 예능이예요. 첫 번째는 '님과 함께'였죠. '님과 함께'는 성인판 우결'이었어요. 주로 예쁜 모습을 보여줘야하는 프로그램이었죠. 그런데 '서울메이트'는 우리 집에서 촬영을 하는, 정말 제 민낯을 보여줘야하는 프로그램이예요. 출연하기 전에 걱정을 했는데, 긍정적인 반응이 많아서 다행이예요."

"첫 촬영 전날에 저희 집에 카메라를 설치하러 오셨어요. 5시간에 걸쳐서 무려 스물다섯대의 카메라를 설치하셨어요. 화장실만 빼고 모든 곳에 카메라가 달려있었죠. 그것을 보고 '어이쿠야'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시청자분들은 그 카메라로 저의 다양한 모습을 보시고 재밌어 하시는거잖아요. 저의 모습을 보고 '신선하다'라는 반응을 볼 때 출연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웃음)



그동안 수많은 작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장서희이기에 카메라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익숙할 법도 하겠지만, 예능프로그램 속 자신의 모습은 예외라고 했다. 일상 속 내 모습을 화면을 통해 보려니 당황스럽기까지 했다고. 

"연기를 하는 제 모습은 말 그대로 '연기'를 하는 거잖아요. 연기는 잘못해서 NG가 나면 다시 찍고 제일 좋은 장면을 내보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건 그런게 없잖아요. 화장도 진하게 하면 안되고 옷도 편안하게 입어야하고요. 그랬더니 정말 커버가 하나도 안 된 모습이더라고요. 얼굴의 주름도 다 나오고. 솔직히 그런 모습이 괜찮을리는 없지만 리얼 예능이잖아요. 그리고 그런 모습을 시청자분들께서도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서 저도 기분이 좋았어요."

그동안 작품 속 장서희의 모습을 떠올리면 '똑 부러지는' 똑순이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서울메이트' 속 장서희는 똑순이와는 거리가 먼 허당 그 자체였다. 김밥에는 자신있다고 하더니, 김밥에 넣을 당근이 없자 호박을 내밀었다. 당시 그런 자신의 모습을 모니터로 지켜봤던 장서희 본인도 "바보아냐?"라며 당황하며 큰 웃음을 주기도. 

"김밥을 만들어줬는데, 무슨 생각을 하면서 싸줬는지 모르겠더라고요. 머릿속에 '김밥 다음에 음료수는 뭘 드릴까. 김밥으로 과연 배가 찰까. 이걸 먹고 어디를 가면 좋을까' 등의 생각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게다가 첫째 아들이 궁금한게 많아서 저를 쫓아다니면서 말을 거는데, 제가 영어가 짧잖아요. 그러니까 괜히 듣고도 못 들은 척을 하고 그랬죠. 만약 김숙 씨나 김준호 씨 같았으면 그런 상황을 개그로 승화를 했겠지만, 저는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화면을 보면서 후회되기도 했어요. '더 재밌게 할 걸, 왜 피해다녔을까'라면서요."

당시 장서희의 당황스러움이 이해가 갈법도 한 것이, 모르는 외국인 한 명하고만 마주해도 당황스러운 판에 무려 6명의 대가족이 방문을 했으니, 그 당시의 장서희의 '멘붕' 상태를 과연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장서희는 외국인 가족과 첫 대면을 했을 때의 심정을 물으니 다시 한 번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한 명 또는 두 명, 많으면 세 명 정도 오시겠지'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여섯 분이 들어오시는 것을 보고 정말 멘붕이었죠. 제작진이 어느 나라분이고 몇 명이 방문할 것인지 등 그 어떤 정보도 안 주셨거든요. 그래서 정말 당황했었는데, 제가 너무 당황하면 그 분들도 놀랄 것 같아서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당황하지 않은 척 애를 썼어요."(웃음)

우리나라에선 '장서희'하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겠지만, 장서희의 집을 방문했던 네덜란드 외국인 가족은 장서희를 알리가 없었다. 그냥 연예인이고 배우라고 하니 '그런가보다'하는 정도. 그랬기 때문에 장서희 역시 그들 앞에서만큼은 연예인 장서희, 배우 장서희가 아닌 그냥 장서희 그 자체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하게 행동할 수 있었다. 

"다같이 경복궁에 갔는데, 한복을 체험해보기로 했었어요. 연예인들이 한복을 입을 때는 정말 내 몸에 딱 맞는 맞춤 한복을 입잖아요. 그런데 여기서는 그런게 어딨겠어요? 대여한복을 처음 입어봤어요. 큰 사이즈의 한복을 옷핀으로 고정을 해서입고, 또 저보고 깃발을 들고 맨앞에 서라고 하더라고요. 평상시 같으면 절대 안했죠(웃음). 그 깃발을 들고 10분 정도를 거리를 걸어다녔어요. 사람들이 다 쳐다봤는데, 그 때 많이 내려놓게 됐어요. 처음에는 주변분들이 잘 못알아보셨는데, '어머, 장서희 아냐?'라고 하시면서 다시 와서 보시곤 했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깃발을 들거 간다는 것이 창피했는데, 하게 되더라고요."(웃음)



이미 배우로서 최정상에 올라있는 장서희가 리얼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데 고민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다. 이에 장서희는 '서울메이트'의 박상혁 PD를 믿고 출연을 하게 됐다고. "박상혁 PD님이 '걱정하지 말아라. 요즘에는 배우들이 신비주의를 추구할 그런 때가 아니다. 친근하게 다가가는게 중요하다'고 하셨죠. 저 역시도 대중에게 편안하게 다가가길 원했었고요.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서울메이트'도 그런 마음으로 임했어요."

"박상혁PD님의 응원도 있었지만, 김준호 씨도 응원을 해줬어요. 제가 저의 일상을 모니터로 보면서 부끄러워하니까 김준호 씨가 옆에서 '누나, 걱정하지 마세요. 일단 누나는 '장서희 집 공개' 하나로 끝났어요'라고 하더라고요. 박상혁PD도 애초에 저한테서는 '재미'는 기대하지 않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웃음은 김숙씨와 김준호씨의 몫이고, 저는 가족들과의 따뜻한 케미와 그동안 예능에서 자주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것을 보여주면 된다고 응원을 해주셨죠."

그동안 작품 속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서희의 색다른 모습에 대중 역시도 호평을 이었다. 장서희 역시도 이런 편안한 이미지로 계속해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미 대중에게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새로운 연기에 도전하고 싶다는 연기에 대한 열정을 비추기도했다. 

"당분간은 센 캐릭터 연기는 피하고, 친근하고 편안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요. 차기작도 그런 쪽으로 보고 있고요. 기존에 했던 캐릭터와는 다른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보시는 분들도 제가 계속 비슷한 캐릭터를 연기하면 지겨우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끊임없이 변신하고, 도전하는 배우로 시청자들에게 인식이 됐으면 좋겠어요." 

nara777@xportsnews.com / 사진 = 서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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