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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나는 프랜차이즈, 팬도 이야기도 함께 떠난다

기사입력 2017.11.23 06:00 / 기사수정 2017.11.23 08:31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의리로 팀에 남았다'라는 말은 듣기 어렵게 됐다. 시장이 커지고 조건이 구체화되며 집 떠나 유니폼을 갈아입는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늘고 있다.

21일 삼성은 FA 강민호를 4년 80억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프로 데뷔 후 줄곧 롯데 유니폼만 입었고, 팀의 핵심 전력인 주전 포수를 맡고 있었기에 잔류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반전이 일어났다. 롯데 역시 비슷한 금액을 제시했지만, 좀 더 진정성 있게 다가 온 삼성에게 흔들렸다는 것이 강민호의 설명이다.

한 팀에서만 온전히 선수 시절을 보내고 은퇴하기란 쉽지 않다. 프랜차이즈 스타의 은퇴가 무거운 이유는 그 스타가 한 팀의 유니폼을 입고 만든 수많은 역사와 기록들이 고스란히 남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스타는 그 팀의 자랑이기도 하다. 한 팀에서 데뷔해 성장하고 리그 정상급 선수가 된다면 스토리는 물론, 팬들의 자부심까지 충족된다. 스타의 존재는 팀에게 고정 전력이기도 하고, 팬들과의 결속을 강화시켜주는 매개이기도 하다.

구단을 대표하는 스타를 놓칠 경우 많은 손해가 따른다. 선수들에게도 '원팀맨', '프랜차이즈' 칭호는 성적 이상의 영광이다. 그러나 최근 부쩍 정든 데뷔 팀을 떠나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 롯데는 2014년 장원준에 이어 올해 강민호를 놓치며 토종 배터리를 모두 잃었다. 삼성 역시 한화로 이적한 배영수, 권혁을 시작으로 박석민(NC), 차우찬(LG), 최형우(KIA)까지 우승의 주역들이 대다수 떠났다. LG는 포수 조인성을 시작으로 박경수(kt), 이대형(kt), 우규민(삼성) 등을 잡지 않았다.

'팀에 대한 의리'로 잔류를 결정하는 건 옛날 이야기다. FA 100억 시대 답게, 파격적인 제안을 해 오는 타 구단으로의 이적이 늘고 있다. 원 소속팀의 경제적 상황, 대처의 민첩성 등 여러 요건들도 있으나 결국 자신의 가치를 더 알아주는 곳으로 가는 것이 최근의 추세다.

스타의 이적은 단순한 선수단 숫자가 한 명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스타와 함께 그라운드에서 울고 웃었던 팬들의 추억과 이야기가 떠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소속 구단이 내부 단속에 좀 더 심혈을 기울어야 하는 이유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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