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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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②] '청춘시대2' 박은빈 "여백 많은 대본, 오히려 감사했죠"

기사입력 2017.10.17 09:00 / 기사수정 2017.10.17 10:08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박은빈은 사은회 장면을 연습할 때 일부러 대사를 크게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13년 전 그 사건을 한 번도 입 밖으로 낸 적 없는 송지원에 몰입하기 위해서다. 박은빈은 "저도 결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목소리가 안 나오더라고요. 목이 꽉 막힌 것처럼요"라고 회상했다.

분명 완벽한 방법은 아니었다. 기자 지망생인 송지원이라면 객관적인 증거를 먼저 찾았을 거라고 지적하는 논리도 일면 타당하다. 하지만 "송지원은 방아쇠를 당긴 거라고 생각했어요. 답답할지라도 송지원이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시작이었어요. 그 이후에 재판까지 가고, 다른 피해자가 나타나는 것 자체가 송지원이 처음으로 거짓이 아닌 진실을 말한 것에서 시작된 것이었어요. 송지원이 원한 건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것 아니었을까요"라며 송지원의 어설픈 행동이 가지는 의미를 설명했다.

문효진의 전 남자친구(윤경호)가 벨 에포크에 쳐들어와서 하메들을 폭행하는 전개와 후속 조처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특히 이 사건을 기점으로 하메들의 행동이 변화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는 여론이 있었다. 하지만 이날 박은빈의 촘촘한 설명은 기자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데이트 폭력을 겪은 예은이가 또 그런 상황에 놓이는 게 고통의 연속 같기도 하지만, 고난은 늘 연속이 될 수도 있고 숨어있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예은이는 고통이 계속됐고 저는 큰 고난이 숨어있었던 거고요. 예은이는 이 사건에서 저항했다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전기충격기로요.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무력하게 있었던 게 아니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지원이는요. 저도 대본을 읽으며 왜 신고를 하지 말라고 했을까? 의문이 있었어요. 연기하면서 동거남(윤경호)의 표정을 봤는데, 지원이라면 아마 그 상황에서 과거의 송지원은 죽었다고 생각했을 거예요. 내가 모르던 나의 모습을 직면하게 된 거잖아요. 누군가의 강렬한 원망이 나를 향해 있다는 걸 알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절망스러웠겠지만, 얼마든지 죽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걸 깨달았을 것 같아요."

이정도면 박은빈이 송지원만을 위한 책을 써도 될 정도다. 박은빈은 "박연선 작가의 대본이 감사한 게 분석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는 거예요. '청춘시대'는 많은 인물을 다루기 때문에 시청자에게는 감정선이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저는 그 여백을 더 많이 분석해서 채워놓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박연선 작가에게 직접 물어보고 얻은 답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출제자의 의도랄까요. 알고 싶어서 물어봤다면 설명해주셨겠지만 해석도 제 몫이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하는 연기가 송지원의 삶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이 캐릭터를 만들고 성장시키는 건 작가님이지만 표현하고 시청자가 보는 건 저니까요. 저를 더 믿었죠"라고 이유를 밝혔다. (인터뷰③에서 계속)

lyy@xportsnews.com / 사진 = 나무엑터스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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