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공정성 강화를 위해 도입한 비디오 판독 센터. 그러나 2017 시즌 판독 센터는 오히려 판독의 신뢰를 하락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KBO리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2014년부터 시행해 온 심판 합의판정 제도의 이름을 '비디오 판독'으로 바꾸었다. 전보다 공정한 경기 운영을 위해 30억 이상의 돈을 들여 외부에 KBO 비디오 판독센터를 설립했고, 기존에 각 구장 심판실에서 실시하던 심판 합의판정을 올해부터 비디오 판독센터에서 실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구단으로부터 비디오 판독을 요청 받을 경우 비디오 판독센터 해당 장면의 영상으로 판단을 내렸다. 해당 판정의 심판과 심판팀장은 현장 운영요원으로부터 인터컴 장비를 전달 받아 착용한 후 판독센터의 결과를 수신 받아 최종 결과를 내렸다.
비디오 판독은 판정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흐름이 중요한 프로 스포츠 경기에서, 경기를 잠시 중단시키고 판독을 따로 진행하는데 대한 아쉬움도 있었으나 억울한 판정을 받는 경우가 없도록 하기 위해 설치했다. 영상을 통해 판독을 진행하는 만큼, 판독 결과에 대해서는 항의할 수 없도록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무조건 따를 수 밖에 없던 판독에 헛점이 연이어 발견됐다. 지난 7월 11일 NC와 KIA의 경기에서 홈 접전 상황에서 오독이 나왔다. 열흘도 채 안되어 20일 롯데-삼성전에서 담장을 넘긴 손아섭의 타구가 판독 끝에 2루타가 판정되며 홈런이 사라졌다. 9일 뒤인 한화-LG전에서는 로사리오의 홈 슬라이딩이 세이프로 판정되며 LG가 주지 않아도 됐을 점수를 줬다.
판독 센터에서 사용되는 영상 퀄리티가 문제점으로 떠올랐다. KBO는 자체 촬영한 화면과 방송사의 중계 화면을 함께 받아 사용하는데, 구장에 설치한 카메라 숫자가 적고 접전 상황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중계사의 정밀한 화면으로 볼 때 빠른 판단이 가능한 장면도, 5분 넘게 판독 시간이 걸리는 등 경기 흐름에도 영향을 끼쳤다. 정확한 판독을 위해 설치한 센터였으나, 확실한 판독을 할 수 있는 요건은 갖추지 못하고 출범한 셈이었다.
KBO는 시즌 중 발생한 오독에 대해서는 책임자에게 가벼운 징계를 내리는 선에서 그치는 등 미봉책으로 일관했다. 다음 시즌 더욱 정확한 판독을 위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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