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1.05 21:48 / 기사수정 2008.11.05 21:48
[엑스포츠뉴스=유진] '트레이드(Trade)'는 원래 물물교환을 의미하는 '바터링(Bartering)'에서 유래한 말이다.
화폐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던 원시시대에는 당사자가 서로 필요에 의하여 동등한 가치의 물건을 맞바꾸었는데, 이러한 거래가 점차 활성화되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시장(market)'이라는 개념이다.
많은 세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시장개념은 경영학원론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스포츠계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이러한 시장원리를 가장 명백하게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FA와 트레이드 시장이다. 매물로 나온 고기는 많고, 각자의 입맛에 맞는 어종을 선택하는 것은 결국 구단의 몫이다. 130여 명의 FA들을 포함하여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 고기들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점에서 확실히 메이저리그 시장은 시장경제의 원리의 장(場)이기도 하다.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 매물
그래서 각 구단의 단장들과 에이전트들이 함께하는 윈터미팅은 사실 그 자체로 의미 있다기 보다는 각 구단에서 원하는 선수가 누구이며, 트레이드를 원할 경우 그에 맞는 카드를 대조할 수 있다는 데에 더욱 의의가 있다. 타 구단이 원하는 선수가 누구일지를 판단하여 자기 팀에 알맞은 FA를 영입할 수 있고, 욕심나는 트레이드 대상이 올라오면 해당 구단 단장들 간의 뒷이야기(일명 Off the record)가 오갈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올 스토브리그의 트레이드 시장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우선 각 구단에서 트레이드 대상 명단에 올려놓은 선수는 대략 12명이다. 이 중 최대어는 단연 제이크 피비(샌디에고 파드리스)이며, 메트 할러데이(콜로라도 로키스), 프린스 필더(밀워키 브루어스), 폴 코너코(시카고 화이트삭스), 히데끼 마쓰이(뉴욕 양키스), 휴스턴 스트리트(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등도 타 팀에서 군침을 흘릴 만하다.
이 외에 호세 기옌(켄자스시티 로열스), 에드리안 벨트레(시애틀 매리너스), 루이스 카스티요(뉴욕 메츠), 코코 크리스프(보스턴 레드삭스), 칼리어 그린(샌디에고 파드리스), 제럴드 레어드(텍사스 레인저스) 역시 시장에 나온 상황이다.
리빌딩을 위하여 자신들의 1선발을 내놓은 파드리스는 네셔널리그에 남고 싶다는 피비의 의견에 따라 아메리칸리그 구단을 배제한 채 협상을 해 왔다. 전 구단을 상대로 한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아 제한사항이 많았으나, '양키스나 엔젤스라면 아메리칸리그도 상관없다'는 그의 발언으로 협상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이미 애틀랜타는 피비 영입에 한 발 물러난 상황이며, 에스트로스 역시 그의 영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렇다면, 그의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구단은 두 구단으로 좁혀진다. 바로 리그 라이벌 다저스와 아메리칸리그의 강자 양키스다. 그러나 이 중 가장 적극적인 양키스가 약간 우세를 보이고 있다. 다저스의 경우 피비를 얻는 대가로 특A급 유망주를 내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양키스는 그렇지 않은 형상이다. '누구라도 데려가도 좋다'는 입장을 견지할 경우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피비의 모습을 보는 것은 이상한 현상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양키스가 주춤할 경우 피비는 소속구단에 잔류하거나 조금 덜 비싼 가격으로 애틀란타나 다저스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팜 시스템의 천국'인 엔젤스 역시 본 트레이드의 '다크호스'다.
할러데이의 정교한 타격과 장타력은 이미 검증되었다. 그 검증과정이 타자친화구장이라는 '쿠어스 필드'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지만, '젊은 외야 자원'을 노리는 팀이라면 할러데이만한 고기도 시장에 드물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레드삭스는 이미 매니의 트레이드 논의때 할러데이의 이름을 거론한 바 있으며, 양키스 또한 마쓰이와의 삼각 트레이드로 그를 얻고 싶어한다. 그뿐만 아니라 볼티모어, 엔젤스, 애틀란타 등도 그의 영입에 긍정적인 표시를 취한 바 있다.
프린스 필더 또한 트레이드 영입 대상으로 매력적인 카드다. 다만, 그는 지난 1년 동안 장타율이 1할 이상 떨어졌다는 아킬레스건을 지니고 있다. 브루어스가 가능한 한 그를 안고 가겠지만, 사바시아를 놓칠 경우 쉬츠를 뒷받침해 줄 제2선발을 찾기 위해 그를 기꺼이 내놓을 것이다.
폴 코너코 역시 1루 자원으로 손색없으며,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TKO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자원이다. 당장 1루 자원이 없는 팀의 콜을 받을 가능성이 큰 가운데, 마크 텍세리아를 시장에서 놓친 구단이 코너코 영입에 적극적으로 달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마쓰이의 경우 양키스에서 어브레이유를 FA로 잔류시킬 경우 트레이드가 확정적이다. 매리너스와의 삼각 딜을 통하여 매트 할러데이를 얻고 싶어한다는 루머는 이미 앞서 제시한 바 있다.
트레이드 시장에 나온 나머지 고기들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칼리어 그린의 경우 피비의 트레이드에 끼워서 판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으며, 휴스턴 스트리트의 경우 오클랜드의 파이어 세일 마지막 카드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어떤 카드가 맞아떨어지건 간에 FA시장만큼이나 트레이드 시장 역시 만만찮은 거래가 이루어질 공산이 크다.
트레이드 시장에서의 핵심은 역시 '어떤 유망주 카드가 오가는지 여부'와 '각 팀의 핵심멤버 변화 여부'다. 이것이 바로 '제3라운드 오프시즌'의 또 다른 별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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