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반전매력남' 박영운의 과거 또한 반전이다. '왕은 사랑한다'에서 고려 최고의 검객을 연기한 박영운이 검도를 9년이나 했다는 사실은 시청자의 흥미를 끌 만하다.
"검도는 초등학교 때 취미로 시작했어요. 그러다 5~6학년 때 시합에 나갔는데 성적이 좋았죠. 검도 쪽으로 진로를 정하는 게 어떻겠냐고 했고, 부모님은 조금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셨어요. 그래서 중학교 때는 취미 겸 전공으로 했는데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그만하기로 했죠. 아버지는 검도를 계속 하길 바라셨지만 제 뜻을 존중해주셨어요."
그리고 운명적으로 연기를 만났다. 연극부 동아리에 들게 됐고, 축제 때 스태프로 연극을 올리며 환희를 느꼈다. "내가 무대에 선 것도 아닌데 공연을 보는 관객들을 보며 떨리고 기분이 좋았다"는 박영운은 그 길로 부모님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반대를 하셨죠. 그래서 제 진심을 담은 손편지를 써 놓고 잠깐 외출했어요. 근데 아버지는 편지를 써놓고 제가 사라져서 가출하신 줄 알았나 봐요. 몇 시간 후 연락이 오셔서는 들어오라고 하시더라고요. 아마 제가 처음으로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말한 거였기 때문에 진심이 느껴진 것 같아요. 이후로는 저를 밀어주고 계세요."
검도를 배웠으니 액션 연기, 특히 칼을 쓰는 장면은 쉬웠겠다고 하자 손사래를 치며 "그럴 줄 알았지만, 검이 다르더라. 검도 배웠다고 하니 다 까먹으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액션연기도 액션연기지만 무석이라는 캐릭터를 이해하는 것도 박영운의 큰 과제 중 하나였다. 비연(박지현)과 로맨스가 있었는데 본인이 생각한 무석이 맞는지 확신을 가지는 게 어려웠다고.
"제가 생각한 것과 감독님이 생각한 게 다른 부분이 있었죠. 무석은 강하고 잔인하잖아요. 근데 비연과 로맨스에서는 평소의 무석을 잊으라고 했어요. 남녀사이의 좋아하는 감정이 있어야 한다고요. 처음엔 '나는 무석인데 아무리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고 해도 무뚝뚝함을 버려야 하나?' 하고 의문을 가졌는데, 감독님이 '사랑에 빠지면 누구나 그 순간이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씀해주셨고 바로 이해하게 됐어요."
결국 끝까지 송인(오민석)에게 충성할 것 같았던 무석은 비연을 향한 연심으로 해독제를 넘겨줬다. 마지막에는 송인에게 맞서기까지 했다. 결국 송인의 칼에 죽임을 당했지만, 그런 결말까지도 무석다웠다.
마지막까지 중요한 역할을 해낸 박영운에게 '왕은 사랑한다'는 어떤 의미일까. 박영운은 "첫 작품이라 현장 경험에서 공부를 많이 하게 됐다. 아직은 한참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그 아쉬움을 채워나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영운의 목표는 "호기심이 가는 배우"다. 재밌는 드라마나 영화를 봤을 때 배우들이 궁금해지고 인터넷으로 검색하게 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그런 배우로 남고 싶다는 것. '왕은 사랑한다'에서 치명적인 눈빛으로 복면 뒤 숨겨진 표정을 궁금하게 만들었으니 반은 성공 아닐까.
lyy@xportsnews.com / 사진 = 서예진 기자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