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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쇼미6' 행주 "계획 없이 순간에 충실했기에 우승했다"

기사입력 2017.09.09 17:21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어두운 그대로 내비둬. 억지로 밝아질 거 뭐 있어."

리듬파워 행주가 Mnet '쇼미더머니6' 우승을 거머쥐었다.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지원한 것부터 방송 내내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넉살을 단 5만 원 차이로 꺾은 것까지 어느 것 하나 드라마가 아닌 부분이 없었다.

극적인 우승의 여운이 남은 어느 날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행주는 "(우승은) SNS나 지인들의 연락으로 조금씩 느끼고 있다. 아직 우승 상금을 받지 않아서 완벽하게 실감을 못 한 거 같다"며 유쾌한 입담을 자랑했다.

"상금은 일단 회사 회식할 거다. 거창하게는 아니지만 다 같이 모여서 고생하셨으니까. 그리고 리듬파워 멤버들과 여행갈까 생각 중이다. 가까운 나라로. 끝나도 끝난 게 아니고 바로 다음 (앨범을) 준비해야 해서 길게는 못 쉴 거 같고."

행주의 이야기가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는 기자의 말에 행주 본인도 "진짜. 말도 안 되죠"라고 동의했다. "한순간이라도 삐끗했으면 우승을 할 수 없었던 순간이 많았다. 운이 따랐고 잘 맞아 떨어졌다.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건 내가 미리 그림을 그려놓은 게 아니라 급작스럽게 참가하게 돼서 가능했던 것 같다"고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보통 '쇼미더머니6'에 참여하는 래퍼들은 몇 달 전부터 준비에 돌입하고, 가사를 미리 써놓기도 한다. 하지만 행주는 1차 예선 현장에서 지구인이 탈락하는 걸 보고 욱하는 마음에 즉흥적으로 지원했고 패스를 받아내 화제가 됐다.

행주는 "순간순간에 부딪히는 대로 극복하고, 넘어야 할 산을 넘고. 이런 태도로 하다 보니까 그 라운드만 잘하면 됐었다. 그 라운드에 충실할 수 있었기 때문에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 미리 그림을 그려놓거나 가사를 써놨다면, 거기서 실수가 나오면 메꿔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안 됐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쇼미더머니' 경험이 있는 지구인과 보이비는 행주에게 큰 힘이 되어줬다. 보이비가 경연에 함께했을 때는 웃고 떠들며 긴장감을 덜 수 있었고, 보이비가 탈락했을 때는 더욱 서바이벌에 집중하게 됐다. 우승 이후에는 구름 위를 떠다니던 행주가 땅에 발을 디딜 수 있도록 도와줬다.

"현실을 느꼈다"고 말한 행주는 "감동이나 부담감이 아니라, 12000명 중 1명이라는 말을 들으니 뿌듯하고 나에게 박수쳐주고 싶었다. 자신감이 필요할 때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지원부터 우승까지. 행주를 움직이게 한 원동력은 어쩌면 오기다. 다이나믹 듀오가 아닌 지코, 딘을 선택한 이유도 "보여주기 위해서"다.

"나는 지코, 딘 같은 음악도 잘 할 자신이 있었는데, 나와 리듬파워 멤버들을 빼고 모두가 의심하는 눈초리였다. 그래서 나를 그렇게밖에 안 본다면, 오케이, 보여주겠다. 그러면 내가 조금만 잘 해도 더 박수쳐주겠지. 그런 단순한 생각이었다.

스포츠라고 생각했다. 내가 스포츠를 볼 때 멋있다고 생각하는 선수는, 지기 싫어하는 선수다. 지더라도 멋있게 지고 싶고, 지고 나서 다시 도전해서 이기고 싶다. 센 사람을 이겨야 희열이 있지, 약한 사람은 지면 기분 나쁘고 이겨봤자 좋지도 않으니까." (인터뷰②에서 계속)

lyy@xportsnews.com / 사진 = Mnet, 아메바컬쳐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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