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s 스타] '죽사남' 신성록, 코믹 DNA 못 알아봐 미안해요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죽어야 사는 남자' 신성록의 찌질한 연하 남편 연기가 드라마의 재미를 극대화하고 있다.

배우 신성록은 MBC 수목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이지영A(강예원 분)의 연하 남편 강호림을 연기하고 있다. 강호림은 평범하고 소심한 은행원이지만, 갑작스럽게 중동에서 온 사이드 파드 알리 백작(최민수)의 사위가 되는 엄청난 일에 휘말리며 조용하던 일상이 꼬이기 시작하는 인물이다.

'죽어야 사는 남자'의 모든 갈등(?)의 시작은 강호림이 아내 이지영A와 이름이 같은 이지영B(이소연)와 바람을 피우면서 시작됐다. 이로 인해 백작이 이지영B를 딸로 착각하게 되고, 야망에 가득찬 이지영B는 진짜 딸이 되기 위해 강호림의 진짜 아내가 되기로 하기까지 했다. 결국 이지영B는 길거리에서 강호림에게 기습 키스를 퍼붓고, 이 장면을 이지영A가 목격하며 강호림은 불륜남 낙인이 찍혔다.

비록 강호림은 '시월드'의 구박을 받고 독박 육아를 하면서도 꾸준히 글을 쓰며 드라마 작가의 꿈을 키워온 이지영A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나쁜 놈'이지만, 드라마 속 찌질한 강호림의 모습은 때때로 귀여워보이기까지 한다. 이지영B와의 불륜이 발각된 이후 집에서 쫓겨나 마당에 텐트를 치거나, 백작이 이지영A의 마음을 얻기 위해 준비한 대형 이벤트를 중간에 뺏어가 어떻게든 이지영A의 용서를 받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애잔하기도 하다.

불륜이나 시월드 같은 '막장 드라마'의 요소가 가득하지만, 그런데도 '죽어야 사는 남자'를 보며 웃음을 거둘 수 없는 까닭은 바로 강호림을 유쾌하게 연기하는 신성록 덕분이다. 신성록은 때론 찌질하게, 때론 능청맞게 이지영A를 열받게도 하고 녹이기도 하는 강호림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딸 은비(고비주)와의 케미도 일품이다.

신성록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건강 관리 잘해"라는 대사를 남기고 자기 목표를 방해하는 사람을 무차별하게 죽이는 사이코패스 역을 맡았다. 워낙 강렬한 이미지 때문에 '신성록=악역'이라는 이미지가 대중들에게 각인됐다. 제작발표회에서도 관련 질문에 "나는 가벼운 사람"이라며 코믹 연기에 자신감을 보인 바 있다. 그의 자신감은 허언이 아니었다. 왜 이제야 신성록에게 있었던 코믹 DNA를 알아본 걸까.

'죽어야 사는 남자'가 종영까지 단 4회만을 남겨둔 가운데, 신성록이 만들어 낸 '찌질한 연하남편 강호림'의 활약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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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