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키는 10년 차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멤버 이자 배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뮤지컬 '인더하이츠', '체스', '조로', '보니앤클라이드', '삼총사', '캐치미이프유캔', 그리고 연극 ‘지구를 지켜라’까지 특히 공연 분야에서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현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 중인 연극 ‘지구를 지켜라’에 출연 중이다. 초연에 이어 재연에도 캐스팅되면서 보다 완벽한 병구를 연기한다.
“물론 다양한 활동에 대한 생각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실제로 여러 가지 일을 할 거란 예상은 못 했어요. 사실 드라마 출연도 상상을 못 했고요. 드라마 뿐만 아니라 연극도 하고 방송도 하고 ‘더 모먼트’라는 강의도 하게 됐는데 상상하지 못한 기회가 많이 찾아왔어요. 신선한 모습을 이렇게 계속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더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는 연예인이 됐으면 좋겠어요.”
‘지구를 지켜라’는 외계인 때문에 지구가 위험에 처할 거로 생각하는 병구가 외계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강만식을 납치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신하균, 백윤식 등이 출연해 2003년 개봉한 영화의 연극판이며 샤이니 키(김기범), 박영수, 정욱진, 허규, 윤소호 등이 열연 중이다.
키는 초연 당시 개런티나 극장의 규모보다 좋은 작품과 장르, 콘텐츠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시대가 바뀌었다는 걸 느껴요. 소극장 연극이나 독립 영화, 예술 영화 같은 과감한 콘텐츠에서 영감을 받는 편이죠. 어느 순간 스타라고 하면 굵직한 일만 해야 하는 이미지가 있더라고요. 노출의 빈도와 유명세가 정비례하니까요. 그런 걸 겪고 나니 충분히 저라는 사람도 연극이라는 좋은 콘텐츠를 소개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뿌듯했어요. 저를 계기로 연극을 한 명이라도 더 볼 수 있다면 좋은 것 같아요.”
생동감과 관객과 호흡할 수 있다는 장점도 그가 소극장을 택한 이유다.
“제가 ‘지구를 지켜라’를 좋아하는 이유는 내가 하고 싶은 표현을 그대로 할 수 있는 거예요. 다수의 관객을 상대로 한 작품이면 과감한 얘기를 못 했을 것 같아요. 소극장 공연을 통해 영감을 받고 있고 무대 장치, 대사, 호흡 등을 소극장이 아니면 깨달을 수 없겠구나 싶을 정도로 흥미로워요.”
‘인 더 하이츠’, ‘지구를 지켜라’에서 인연을 맺은 이지나 연출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초연 당시 이 연출은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이런 스케줄에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많더라. 자세가 좋고 굉장한 노력파"라고 칭찬한 바 있다.
“연출님은 ‘인더하이츠’ 때 처음 만난 인연인데 제가 잘해서 그렇게 봐준다기보다는 최선을 다한 걸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제가 시간을 버리기 싫어하는 성격이어서 랩, 춤 등 동선을 다 외워갔어요. ‘인더하이츠’의 수십 명의 배우가 모여 있는데 ‘내가 오늘 기범이 때문에 화를 안 낸 거야’라고 해준 말이 기억나요. 굉장히 대단한 일을 한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한 건데 잘 말해주신 것 같아요.”
키가 맡은 병구는 외계인의 존재를 확신하고 그들이 지구를 멸망시키려 한다고 믿는 인물이다. 유제화학 사장 만식을 안드로메다 행성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생각해 그를 납치하고 고문한다. 재연에서는 초연 때의 코믹한 모습보다 어릴 때부터 겪은 슬픈 감정을 강조해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던 이유를 강조한다.
“코믹한 부분 대신 병구의 과거를 강조해요. 초연 때보다 진심이 더 잘 전해질 것 같아요. 예전에는 마이크가 없어서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는데 이제 극장 마이크도 들어오고 음향 효과도 많이 생겨서 심화된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제 마음에 있는 연기를 폭넓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속삭이는 것도 마이크로 다 잡아주더라고요.
심플한 표현인데 요즘 사이다라는 말을 많이 쓰잖아요. 충분히 사이다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에요. 초연과 다른 병구를 기대해도 좋아요 처음 연극을 봐주는 분들도 있을 텐데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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