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엠블렘 출처 : 대한축구협회)
예전의 대전 축구를 떠올리면 '만년 하위권'이라는 수식어가 지겹게 따라 붙을 정도로, 좀처럼 하위권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심지어 2002년 정규리그에서 타팀을 상대로 승리한 것은, 단 한번뿐 이었다. 하지만 2003년 정규리그에서 중위권인 6위를 기록하여, K리그의 큰 돌풍을 일으켰다. 정규리그 평균 관중수에서 첫 1위(19082명)를 차지하는 등, 대전 축구팬들이 높은 축구 열기를 과시했다.
그러나 대전의 상승세는 지난해에 침체기를 맞게 되었다. 김은중(현 서울), 김성근(현 포항), 김정수(현 부천)의 이적으로 공수 균형이 무너졌다. 이들의 공백을 메꾸려던 지아고와 알란은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펼쳤다. 알리송과 김종현은 2003년에 비해 경기력이 저하되거나,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김영근 등의 부상까지 겹쳐, 결국 정규리그에서 11위로 추락했다. 컵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었으나, 마지막 경기인 성남전에서 0:1로 패하여 준우승에 그쳤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공격진과 미드필드진은 전력의 큰 이상이 없다. 공오균과 이관우의 건재가 여전할 것이고, 레안드로를 비롯한 브라질 출신 4명의 용병들이 공격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전 출전이 예상되는 수비수들의 나이가 모두 30대라는 점이 전력적인 불안한 요소다. 수비진의 불안 요소를 극복할 경우, 2003년 정규리그때 처럼 다시 중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
공격진, 브라질 용병 활약에 달려 있다.3톱을 놓는 대전은, 베테랑 공오균이 왼쪽 윙 포워드로서 노련한 경기 운영을 펼친다. 나머지 두 자리는 브라질 용병들에게 맡길 가능성이 크다. 기존 선수들 중에 알리송과 애니키가 남았고, 레안드롱과 하찡요를 영입했다. 김은중 서울 이적 이후에 취약했던 공격진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브라질 용병들의 활약에 따라 공격력을 좌우할 것이다.
최전방 공격수에는 189cm, 80kg의 좋은 체격을 갖춘 레안드롱이 맡는다. 레안드롱은 슈팅력과 파워, 공간 침투 등이 뛰어난 공격수로 알려졌다. 2002년 브라질 리그에 속한 보타포고 소속 시절에, 주 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경력이 있다. 대전이 많은 골을 넣어 공격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레안드롱의 활약상이 중요하다. 미드필드진과 좌우 윙 포워드의 활발하고 질 높은 공격 지원도 필요하다.
오른쪽 윙 포워드는 치열한 주전 경쟁이 예상된다. 그 중에서도 새로운 용병인 하찡요가 주전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 하찡요는 발 빠르고 드리블이 뛰어난 윙어다. 공격형 미드필더 포진이 가능해, 대전이 하찡요를 다재다능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32세의 노련한 김종현, 21세의 에니키도 충분히 주전으로 출전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하찡요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내려갈 경우, 김종현이 오른쪽 윙 포워드로 포진할 수 있다.
경기 도중에 교체 투입되어 팀의 공격 분위기를 주도하는 조커 자리에는, 발 빠른 알리송이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으로 보인다. 2003년에 대전의 조커로서 맹활약 펼친 알리송은, 지난해 컨디션 난조 등으로 부진했다. 올해 조커로서 맹활약 펼칠 경우, 대전 공격력에 활기를 돋게 할 수 있다. 만약 알리송이 조커 역할을 제대로 못할경우, 김기홍이나 정성훈이 교체 투입될 수 있다.
이관우의 맹활약, 여전할 듯대전의 공격력은 플레이 메이커 이관우 부터 시작된다. 타이밍과 정확성, 영리함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최고의 패싱력을 활발히 구사하는 이관우는, K리그의 정상급 공격형 미드필더다. 자신을 방어하는 상대팀 선수들을 가볍게 따돌리는 뛰어난 발재간과 민첩성으로, 특유의 재치를 뽐내고 있다. 미드필드진 에서 공격적인 경기 운영이 돋보인다. 올해도 이와 같은 역할을 충분히 하면, 대전 공격진에게 질 높은 공격 연결을 하는데 큰 이상이 없을 것이다.
이관우의 단점은 약한 몸싸움과 체력이다. 근래에 들어 약점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 내내 붙박이 주전으로 나설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하찡요의 공격형 미드필더 포진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소한 몇몇 경기에서는 조커로서 진가를 뽐낼 수 있다.
수비력이 뛰어난 김영근과 강정훈은 더블 보란치로서 이관우의 뒷쪽을 충분히 뒷받침 할 것이다. 김영근과 강정훈이 중원을 튼튼히 지켜야, 이관우와 공격진이 수비 부담을 크게 가지지 않고 마음껏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특히 김영근은 상대팀 공격을 철자하게 끊는데 능해, 대전이 안정적인 전력을 과시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4백 라인, 노쇠화 우려문제는 4백 라인이다. 주전 맡을 수 있는 수비수들의 연령이 모두 30대라는 점에서, 노쇠화가 우려된다. 4백 라인은 '주승진(30)-박철(32)-최윤열(31)-장철우(34)'로 형성될 수 있다. 공수에서 활발한 활약을 펼친 장철우는 30대 접어들어, 노쇠화 가능성이 있다. 그나마 나머지 수비수들이 30대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에게 노쇠화 조짐이 뚜렷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른쪽 측면 뒷 공간에 불안한 여지가 있다. 30대 초반 수비수들도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
수비력이 튼튼하지 않으면, 수준 높은 공격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를 떨쳐낼 수 있는 젊은 수비수가 있다. 지난해 대전의 3백 라인을 튼튼히 지킨 24세의 장현규가 주전으로 출전할 가능성이 있다. 악착같은 몸싸움, 187cm의 높은 키를 활용한 제공권 장악능력에 능한, 젊은 수비수다.
올해는 노련한 박철과 최윤열에 의해 주전 경쟁에서 밀릴 수 있으나, 박철과 최윤열의 수비력이 떨어질 경우, 충분히 주전으로서 뛰어난 수비력을 뽐낼 수 있다. 대전에게는 장현규가 보배 같은 존재나 다름없다. 그리고 장철우가 부진할 경우, 민첩성이 좋은 31세의 이창엽이 공백을 메꿀 수 있을 것이다.
올해 34세가 된 주전 골키퍼 최은성은 필드 플레이어가 아닌 골키퍼라는 점을 감안하면, 노쇠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 올해도 대전 골문을 튼튼히 지키고, 중요한 고비때 마다 뛰어난 선방력을 과시할 것이다.
대전, 올해는 수원에게 강할까?
대전은 최근들어 이 팀만 만나면, 강한 기세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대전에게 약한 팀은 다름아닌 K리그의 명문 수원이다. 대전은 2003년 부터 2년 동안, 수원과의 전적에서 7전 5승 2무로 일방적인 우세를 점했다. 대전이 수원을 만나면 강해지는 이유는, 수원을 꺾기 위한 선수들의 의지와 투지 등과 같은 정신력이 제대로 무장 되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수원을 제압하고, 수원 공격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불굴의 투지를 발휘했다.
이러한 경기력을 펼치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대전과 수원의 2002년 역대 전적을 살펴보면, 대전이 24전 2승3무19패로 상당한 열세를 보여왔다. 2000년 7월 12일 이후에는 정규리그 수원전 8연패을 기록했다. 2003년에는 최윤겸 감독 부임 영향 등으로 K리그에서 돌풍을 일으켰고, 그동안 이기고 싶었던 수원과의 역대 전적을 역전 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수원전 역대 전적이 다시 재역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원이 '대전 킬러' 산드로를 영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002년까지 수원 공격수로서 맹활약 펼친 산드로는, 대전전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산드로의 수원행이 최종 확정될 경우, 대전이 다시 수원에 약한 징크스를 겪을 수도 있다. 2005년을 맞이하는 대전은, 과연 어떤 전략으로 수원전에 임할 것인가? 그것이 2005년의 대전 축구를 바라보는 또 다른 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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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2004년 주요 성적
-전기리그 11위 -컵대회 2위 -후기리그 11위(정규리그 11위) -FA컵 4강전 탈락
대전의 사령탑 : 최윤겸 감독
대전의 새로운 선수들
레안드롱(전 인터나시오날. FW) 하찡요(전 코리안티스. FW, MF) 김창수(전 울산. FW) 윤정춘(전 부천. MF) 최형준(전 부천. DF) 등 다수
대전의 2005년 예상 BEST 11
GK : 최은성 DF : 주승진, 박철(장현규), 최윤열, 장철우(이창엽) MF : 김영근, 이관우, 강정훈 FW : 공오균, 레안드롱, 하찡요(김종현) *주 대형 : 4-3-3(3-4-3, 3-5-2 가능)
키 플레이어 : 공오균(FW) 이관우, 김영근(이상 MF) 최윤열(DF) 최은성(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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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