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3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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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슛으로 본 KBL (2) - 오리온스, KCC, 모비스

기사입력 2005.03.01 06:27 / 기사수정 2005.03.01 06:27

이은정 기자
3점슛 1, 2, 3위를 차지한 오리온스, KCC, 모비스는 성공률에서도 나란히 1, 2, 3위를 달리지 않는다. 오리온스, KCC는 성공률에서도 각각 1위와 3위로 좋은 성적을 보이는 편이지만 모비스의 경우 성공률에서는 6위로 떨어져 있다.

거기다 모비스는 2점슛 최하위에다 성공률마저 최하위로 공격 면에서 인사이드 장악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2점 성공 개수와 확률에서 4, 5위를 차지한 오리온스나 개수와 확률에서 각각 6위를 차지한 KCC도 모비스 정도는 아니지만 외곽보다는 골밑에서 약한 팀이다.

그러나 다른 10개팀과 같은 수비조건과 맞서서 세운 3점슛 성공 개수를 그런 이유로 해서 간단히 무시할 필요는 없다. 분명 이 3개 팀에는 뛰어난 슈터들과 슈팅을 위한 패턴이 존재한다.



- 대구 오리온스

오리온스는 3점슛 1위, 3점 성공률 1위, 2점슛 4위, 2점 성공률 5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야말로 3점에서는 탁월하고 2점에서는 준수한 전형적인 공격 농구팀이다. 문제는 수비 쪽이다. 지나치게 많은 점수를 허용하고 있다.

오리온스는 상대팀에게 3점 성공갯수, 성공률, 2점슛 성공률, 리바운드, 스틸 등 상대팀 공격의 모든 분야에 걸쳐 쉽게 허용한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가지고 있다.  

팀의 3점 히어로를 꼽자면 사실 '전부 다'라고 해도 괜찮을만큼 모든 선수들의 슛이 좋다. 정말 팀의 슈팅코치를 칭찬하고 싶을 정도다.

그래도 굳이 꼽는다면 핵심 주전 3명을 전부 꼽아야 할 것 같다. 물론 박재일, 이정래 같은 선수도 뛰어난 3점 슈터지만 자신이 찬스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떨어져 생략했다.

2년차까지 김승현을 뛰어난 슈터라고 말하기는 어려웠는데 올시즌 정체된 팀공격의 부담을 나누기 위해 많이 던지는 편이고 성공률도 높아졌다.

단, 공격의 메이킹 과정이 전적으로 김승현 손에 달려있다는 점은 오리온스의 불안요소이기도 하다. 김승현의 손에서 나온 공격이라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좀더 루트를 다양화하여 위험요소를 분산하는 것이 승률을 높이는 지름길이다.


네이트 존슨 - 득점 1위, 3점슛 8위, 3점 성공률 2위, 야투성공률 8위, 코트를 종횡무진 사용하며 존슨이 보여주는 기록은 그야말로 득점기계라는 표현에 한점 부끄러움이 없다.

더구나 2점과 3점의 배분과 성공률에 있어 가드포워드형 용병으로서는 이상적인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인사이드를 중심으로 플레이 해야 하는 자신의 입장을 고려해 3점 슛을 쏠 때는 되도록 확실한 찬스를 잡아 던지려고 한다. 그러므로 만들어진 찬스를 활용할 때가 많은 편이지만 가끔 게임이 막히면 자기가 직접 슛찬스를 만들어 던지기도 한다.  


김병철 - 김병철은 올시즌 부상으로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3점슛 적중률이 심하게 나빠졌다거나 무리한 플레이를 하는 건 아니지만 전보다 기동력이 떨어졌다. 특히 3점보다 김병철의 특기인 미들라인으로 뛰어들어가며 만들어내는 뱅크슛이 예전만큼 보이지 않는다.

김병철은 드리블, 패스, 코트비전 등 플로어게임의 모든 부분에 뛰어난 편이라 슈팅기회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올시즌엔 노쇄화를 걱정하고 있지만 그것보다 심각한 문제는 자신에게 쏠리는 수비를 제대로 떨어내지 못하는 것이 큰 문제다.

이것은 예년 같으면 센터 용병과의 픽앤롤이나 발빠른 무빙 슛, 또는 빠른 패스를 통해 풀어나갔는데 올시즌엔 수비를 풀어줄 팀메이트가 없어 그만큼 좋은 공격을 못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김병철의 숙제는 점점 장신화 되고 있는 KBL실정에서 단신 슈터가 가진 부담감을 어떻게 이겨나가는가 하는 것이다.


김승현 - 김승현의 슛팅력 향상은 올시즌 오리온스의 또다른 공격루트로 자리 매김할만큼 비중이 커졌다. 예전에도 확실한 오픈찬스에는 반드시 넣어주는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올시즌 그것이 하나의 공격 주옵션이 될 만큼 많이 던지고 높은 성공률을 보여준다.

공격을 위한 오픈찬스를 만들어 내는데 귀재인 김승현은 자신의 슛 역시 순간적인 오픈찬스를 만들어내 쏘고 있다.  



- 전주 KCC 이지스 
 
KCC는 3점슛 2위, 3점 성공률 3위의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특이한 점은 3점슛의 강세에도 불구하고 성공 개수 10위권 안에 들어가는 선수가 한 명도 없다.(11위 조성원, 14위 워드) 그 대신 성공률 면에서는 20위권 안에 무려 4명이나 링크되어 있다.

이것은 첫째로 외곽 전문 슈터라고 볼 수 있는 조성원이 수비부담과 체력문제로 출전시간이 줄었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올시즌 추승균의 외곽슛 정확도가 업그레이드되었고 KCC 모든 선수들이 외곽슛 능력을 보이고 있어 3점슛에 있어서만은 남부럽지 않다.  

KCC의 외곽슛 스타일은 철저히 패턴에 의한 오픈찬스를 노리는 것이다. 이상민이나 민랜드 또는 다른 멤버들이 번갈아가며 페네트레이션을 시도해 패스아웃에 의한 외곽슛 찬스를 낸다든지 아니면 아웃랫 패스에 의한 속공 시도 때 속공이 여의치 않다면 수비가 분산된 틈을 노려 외곽슛을 시도한다든지 픽앤롤을 이용한 슛찬스를 주로 이용한다.

KCC의 외곽슛 성공률이 높은 이유는 개인 슈팅 능력도 있지만 그만큼 안전한 오픈찬스 슛을 많이 노렸기 때문이다. 슈터에게 그만큼 좋은 찬스가 주어지는 것은 이상민-표명일로 이어지는 가드라인이 튼튼하고 또한 민랜드가 그만큼 코트비전이 넓고 패스 센스가 높은 탓이다.  


조성원 - 올시즌 조성원은 출전시간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원래부터 있던 수비 부담에 올시즌은 팀 사정상 인사이드 보강을 위해 정재근이나 장신 포워드들이 중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팀에서는 쉽게 조성원을 무시할 수 없다. 언제 어느 때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이기 때문이다. 예전보다 페네트레이션 때 날카로움이 줄었다는 것이 아쉬움이지만 폭발적인 3점은 건재하다. 조성원의 가장 큰 장점은 벤치에 쉬다 들어왔을 때도 슛감이 빨리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클러치상황에 강한 것도 물론 큰 장점이다.


워드 - 워드가 국내에서 처음 뛰었던 시합을 보고 썼던 관전기에 외곽슈팅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적었다. 성공률은 매우 낮았지만 슈팅자세가 안정되고 들어갈 거란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초반에는 포지션 적응과 한국농구 적응 때문에 애먹었지만 적응이 끝나자 로우포스트를 지키면서도 상대 센터를 끌고 나와 외곽을 던져 리바운드 부담을 줄이고 좀더 효율성 높은 슛을 던지게 되었다.  


추승균 - 올시즌 추승균은 외곽슛에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던지고 있다. 비록 눈에 띌 정도로 횟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성공률이 높아 품질 높은 슛감을 보여주고 있다.

원래도 성공률이 높았다는 반론을 하실지 모르지만 그때는 확실한 찬스가 아니면 안 던졌기에 그런 것이고 올 시즌은 오픈 찬스 뿐만 아니라 스크린 받고 돌아나와 던지는 슛도 자신감이 넘친다. (개인적인 감상을 덧붙이자면 마징가제트에 빔을 하나 더 달아놓은 느낌이랄까.)

미들라인의 왕자, 수비의 귀재, 항상성의 사나이. 농구팬이 추승균에게 붙여놓은 별명은 애정이 넘친다. 그러나 반대로 짚어 보면 그만큼 위험을 감수하지 않았다는 말로도 읽어낼 수 있다. 추승균이 벌어오는 득점은 계산에 들어가 있다. 그러나 승부를 결정하는 것은 대개 가외 수입이기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추승균의 외곽 능력 향상은 상당히 바람직하게 볼 수 있다. 다양한 공격옵션은 선수 수명에 보험이 될 수도 있고 좋은 선수에서 에이스로의 진화를 의미하는 징후이기도 하다.


  
- 울산 모비스 피버스 
 
공격의 핵심이 되는 용병선수가 바뀌어서 완전히 달라진 팀인 모비스를 한번에 뭉뚱그려 설명하기가 참 어렵다.

동료를 봐주면서 플레이하던 웰스가 사라지고 나홀로 플레이어인 샐비가 들어옴으로 해서 모비스의 팀 캐미스트리는 균형을 잃었다. 올시즌 유난히 많았던 주전 선수들의 부상도 문제였지만 근본적으로 팀의 주축이 되는 주전들의 연령이 어리다는 점도 쉽게 안정감을 잃게 했다.

놀라운 슛감을 보여줬던 이병석은 이제 수비위주로  많이 쏘지 않게 되었다. 우지원은 돌아왔지만 아직 출전시간이 불규칙해 슛감이 완전히 돌아온 것 같지 않다. 첩은 정통센터이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해 피팅패스 센스가 부족하다.

팀에 외곽슛이 좋은 선수가 많지만 팀플레이에서 나오는 외곽슛이 아니라 무조건 쏘고 본다 식의 슛이 많아 성공률이 떨어진다. 그러나 슛감이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문제니 다음시즌을 기다려 본다.


우지원 - 우지원은 슛감에서 여전해 보이지만 제대로 볼배급도 받지 못하고 자신을 위해 스크린 서줄 동료도 없다. 팀이 안정되지 않으면 기록에서 가장 손해보는 포지션이 역시 외곽슈터다. 어째든 팀의 에이스로서 스스로 좀더 안정감을 가지고 팀을 이끌어나갔으면 좋겠는데 이런 점이 우지원에게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이병석 - 시즌 초 놀라운 슛감을 보여준 선수인데 최근엔 적중률이 많이 떨어졌다. 출전시간 문제인지 아니면 기복을 보여주는 건지 아직 의문이다.(모비스의 중계 편성이 적은 관계로 분석이 어려운게 사실이다.) 하지만 자신감 있게 던져주는 게 장점인 선수라 앞으로 출전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정한 슛감을 보여줄 수 있으면 중용될 수 있을 것 같다.


김동우 - 팀의 대표 외곽슛터로 꼽을 만큼 좋은 기록을 보여줬다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신장과 슛릴리스 때 부드러운 터치를 보면 기대를 버릴 수 없다.





이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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