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9.18 08:55 / 기사수정 2008.09.18 08:55
대한민국 선수단은 마지막날, 마라톤 T54 종목에 출전한 이윤오가 1시간 38분 44초의 기록으로 31위를 차지하고, 시각 축구 5-6위 결정전에서 영국과 1-1로 비긴 뒤 가진 승부차기에서 1-0으로 패하며 이번 대회의 모든 경기를 마쳤다.
당초 목표했던 금메달 13개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금메달 10개, 은메달 8개, 동메달 13개로 종합 13위를 차지하며 지난 아테네 대회(16위)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사격에서 4개의 금메달이 나왔고, 양궁, 보치아에서 각각 2개, 육상, 탁구에서 1개씩 금메달을 땄다. 사격 이지석과 보치아 박건우는 대회 2관왕에 오르며 한국 장애인 스포츠의 위상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메달도 육상, 수영 등 기초 종목에서 나오는 등 8개 종목에서 획득하는 성과를 올렸고, 전체 일정 중 10일이나 메달이 나올 만큼 좋은 분위기 속에서 이번 패럴림픽을 치렀다. 세계신기록도 육상, 수영, 사격에서 각각 1개씩 경신하기도 했다.
대회가 시작된 지난 7일 사격에서 이주희(36. 엠씨스퀘어)가 우리 선수단의 첫 메달인 동메달을 획득했고 이어서 사이클의 진용식 (30. 나사렛대)이 은메달을 획득했다. 다음 날인 8일, 사격에서 문애경(40. 경남)이 동메달을 획득하며 본격적인 메달 사냥에 나섰다.
첫 번째 금메달이 나온 것은 9일. 베이징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R8 50m 공기소총 3자세에서 이윤리(34. 전남)가 김임연(41. KB 국민은행)이 가지고 있던 세계 기록을 예선과 결선에서 연거푸 갈아 치우며, 처음으로 베이징에 애국가가 울려 퍼지게 했다. 종전 세계기록 보유자인 김임연도 이윤리에 이어 2위를 차지, 동시에 두 개의 태극기가 시상대에 올라가는 감격스런 장면을 연출했다.
몇 시간 뒤 같은 장소에서 열린 사격 혼성 R5-10m 공기소총의 이지석(34)이 본선에서 만점을 기록하는 등 신들린 듯한 활약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며 베이징사격장을 찾은 관중들을 열광시켰다. 이지석은 함께 베이징에 온 아내의 지극한 사랑이 화제가 돼 뜨거운 관심을 받기도 했다.
보치아 BC3 개인전에 출전한 선수단의 막내 박건우(18. 인천은광학교)의 금메달까지 보태며 9일 하루만 3개의 금맥이 터졌다. 박건우는 "보치아를 계속 하고 싶다."라며 보치아 선수의 처우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10일에는 문성혜(30. 대구광역시)가 한국 역사상 여자 탁구에서 메달(동메달)을 따며 여자 탁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11일에는 사격의 이지석이 예선, 결선에서 손색없는 기량으로 대회 타이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차지해 우리 선수단 대회 첫 2관왕에 올랐다. 또, 사격의 박세균(37. 청주시청)과 이주희(36. 엠씨스퀘어)도 P4-50m 자유권총에서 나란히 1, 2위를 기록하며 사격에서만 금메달 4개를 신고했다.
84년 LA 대회부터 7회 연속 패럴림픽에 참가해 온 역도의 정금종(43. 서울시장애인체육회)은 이번에도 동메달을 따며, 7개 대회 연속 출전에 7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진기록을 수립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할 계획을 하고 있던 정금종은 '유종의 미'를 거두며 많은 이들의 박수를 받았다.
2개 종목에서 결승에 진출, 금메달에 도전했던 탁구 대표팀은 Class1/2의 조재관(31)과 Class4/5의 정은창(39. 대전광역시)이 아쉽게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해 2개의 은메달을 따내는데 만족해야 했다. 각각 6번째와 5번째 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한 노장 이해곤(55. 경기)과 김경묵(43)은 동메달을 추가하며 노장의 투혼을 알렸다.
같은 날 저녁에는 ‘한국 장애인 스포츠의 대들보’ 홍석만(33)이 주종목 400m에 출전해 세계신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주경기장인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의 정상에 태극기를 휘날렸다. 2004년 아테네 대회 100m와 200m 우승에 이어 3종목 석권이라는 금자탑을 세우기도 했다.
12일에도 금메달 소식은 이어졌다. 보치아 혼성 페어 BC3에서 박건우/정호원/신보미 조가 예선부터 결승까지 경기당 평균 1실점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기량을 선보이며 우승했다. 특히 이번 대회 최연소 선수인 박건우는 우리나라 패럴림픽 역사상 '최연소 2관왕'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달성했다. 예상 밖의 은메달을 대회 첫날 획득했던 진용식은 도로 경기에서도 '이변의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선수단 메달 행진에 큰 힘이 됐다.
당초 효자종목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양궁 종목은 남녀 12명의 참가 선수 중 11명이 8강 이전에 탈락, 많은 관계자와 국민의 애를 태웠다. 그러나 여자 양궁의 간판스타 이화숙(42. 경기도 장애인양궁협회)이 13일 개인전 리커브-오픈 ST 에서 고군분투 끝에 홈팀 중국 선수를 물리치고 금메달을 차지, 한국 양궁의 자존심을 세웠다.
육상의 홍석만과 수영의 민병언 (23. 서울시 장애인 수영연맹)은 자신의 주종목이 아닌 각각 200m와 자유형에서 동메달을 획득, 기초 종목의 간판스타임을 재확인했다. 특히, 민병언은 자유형 종목에서 배영 영법으로 메달권에 들어 수영장을 찾은 많은 관중의 눈길을 끌었다.
내심 금메달 5개를 노렸던 15일에는 개인전에서 체면을 구겼던 남자 양궁대표팀이 단체전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 건재를 과시했다. 개인전 금메달 리스트 이화숙을 앞세운 여자 단체팀도 결승까지는 무난히 진출했지만, 결승에서 중국에 밀려 은메달을 차지했다.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던 역도 90kg급의 박종철(41. 대한장애인체육회)은 심판 판정 논란 끝에 메달 획득에 실패했고, 수영 배영 50m S3의 민병언은 예선에서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등 역영했지만, 결선에서 간발의 차이로 중국 선수 다음으로 터치 패드를 찍어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탁구 단체전에서도 동메달이 나오며 이날만 5개의 메달을 가져왔다.
16일에는 극적인 마지막 금메달이 나왔다. 2000년과 2004년에서 각각 5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던 탁구대표팀은 등급 통합으로 고전하며 '노골드'에 그칠 뻔했지만 결국 단식 은메달 리스트 정은창 선수를 앞세워 만리장성을 넘는데 성공, 10번째 애국가가 울려 퍼지게 했다.
메달을 따지 못했어도 '감동의 드라마'를 써낸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 '얼짱' 수영 선수 김지은(25)은 자신이 출전한 전 종목에서 결선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고, 유도의 박정민(38), 휠체어펜싱의 김기홍(37) 등 대회에 참가한 77명의 태극 전사 모두가 이번 패럴림픽의 주인공이었다.
'인간 승리'를 일궈내며 이번 대회를 통해 값진 성과를 일궈낸 우리나라 선수단은 오는 1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해단식 행사를 갖는 것으로 모든 일정을 마친다.
[사진=13위의 성적을 일궈낸 팀 코리아(C)대한 장애인 체육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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