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13:28
사회

[김기자의 충무로 관람기]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이대로 괜찮을까?

기사입력 2008.09.05 09:20 / 기사수정 2008.09.05 09:20

김유석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유석기자] 제2회를 맞이하는 서울 충무로국제영화제, 과연 이대로 괜찮을까.

9월 3일부터 11일까지 총 9일간 서울 충무로와 명동 일대에서 서울 충무로국제영화제가 열린다. 그동안 침체되어있었던 영화계의 메카, 충무로를 되살려보자는 취지로 시작된 충무로국제영화제. 특히 이번에는 이덕화가 운영위원장을 맡으면서 많은 홍보와 함께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9월 3일 개막식이 끝나고 일반 영화 상영이 시작되는 4일부터가 실질적인 영화제의 시작이다.

그러나 야심 차게 시작한 영화제의 출발이 영 석연치 않다.

벌써 영화제 홈페이지(http://www.chiffs.kr) 자유게시판에는 관객들의 항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여러 항의 글들 중 눈에 띄는 내용은 바로 중고생 단체관람에 대한 글이다. 대부분의 내용이 단체관람을 온 중고생들 때문에 영화관람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모든 중고생 단체관람이 일반 관람객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니겠지만 대부분의 중고생 단체관람이 일반 관객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기자도 이날 낮에 영화(2시30분 중앙시네마, 대 일본인)를 관람하러 상영관에 들어섬과 동시에 중고생들의 잡담소리를 들어야만 하였다.

영화 시작 전에 시작된 잡담은 영화가 시작하고 나서도 계속 되었다.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큰소리로 떠드는 중고생들의 잡담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일반 관람객들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상영관 내에서 활동하는 자원활동가들은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작년 1회 때에도 중고생 단체관람으로 인하여 일반 관람객들이 많은 피해를 보았으며 이에 대한 항의 글이 매일 올라오곤 했었다. 작년과 같은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다른 영화제에서는 자주 발생하지 않는 단체관람으로 인한 일반 관람객들의 피해가 왜 유독 충무로국제영화제에서는 일어나는 것일까?

다른 영화제들과는 다르게 서울 충무로국제영화제는 중구청과 매우 긴밀한 관계에 있다. 조직위원장은 정동일 중구청장이 맡고 있고 영화제 조직위 사무실도 중구청 내에 있고 영화제 운영비용도 중구청에서 다 나오고 있다.

그렇다 보니 많은 공무원이 영화제 행사에 동원되는 것도 사실이다. 공무원들이 영화제에 관련된 일을 하면서 과도한 충성심으로 중구청 내에 있는 각 학교에 단체관람 관련 공문을 내려보냈다. 이 공문을 받은 학교들은 고민 끝에 단체관람을 하게 되고 그로 인해서 일반 관람객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이다.

학교 입장에서는 단체관람을 크게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문이 내려왔으니 할 수 없이 단체관람을 하게 되고 학생들은 보고 싶지도 않은 영화를 봐야 해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자연스럽게 관람 태도도 나빠지게 되는 것이다.

그럼 해결 방법은 없는 것일까? 구청 측에서 공문을 내려보내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이 역시 지난 일이니 돌이킬 수 없는 상황.

일단 단체관람 지도교사에게 큰 책임이 있다. 지도 교사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학생들을 잘 지도해야 하는 것이다. 정해진 시간까지 학생들을 집합시켜서 상영관 안으로 밀어 넣는 것만이 지도교사의 역할은 아니다. 학생들이 다른 관람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지도를 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이 책임을 끝까지 다해야 한다.

그리고 영화제 측에도 큰 잘못이 있다. 1회 때 단체관람으로 그렇게 많은 항의를 받았으면서 아무런 준비를 해놓지 않았다는 것은 크게 반성해야 할 점이다. 일단 관객들이 알 수 있도록 단체관람이 있는 영화는 바로바로 공지를 해야 한다.

그래야, 일반 관람객들이 마음의 준비를 하던지 다른 영화를 보든지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상영관 안에서 활동하는 자원활동가들의 강력한 제재가 있어야 한다. 이날 겪어본 바로는 영화 관람에 방해가 되는 상황에서도 제재를 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울 충무로국제영화제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영화제 시작과 함께 작년에 겪었던 문제점들을 다시 겪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프다.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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