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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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프의 시선①] '프듀2'는 어떻게 '환멸듀스101'이 됐나

기사입력 2017.06.09 11:00 / 기사수정 2017.06.09 09:13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오죽하면 '환멸'이라 할까. 

오는 16일 종영을 앞둔 '프로듀스101 시즌2'는 안개정국이나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이라는 선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스포일러'를 통해 사전에 암암리에 퍼져나가고, 이를 바탕으로 기사가 나오면 Mnet은 "방송을 통해 확인해달라"고 답변한다. 국민 프로듀서라면 이제 이 패턴은 익숙하다. 처음에는 "사랑해주세요"라고 외치던 소년들은 "미워하지 말아주세요"나 사과의 말을 전한다. 

▲스포, 어디까지 읽어봤니  
'프로듀스101 시즌2' 스포를 한 번도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아마 없을 듯하다. '프로듀스101 시즌2'는 쉼없이 스포와의 전쟁을 치뤄왔다. 아예 예고편에서 스포일러를 언급하며 진위여부를 지켜봐줄 것을 당부했다.

당시 35위 합격자를 비롯한 상위 연습생들의 순위가 온라인상에 퍼졌고 이는 공개됐다. 예상대로 스포일러의 상당부분이 맞아 떨어졌다. 9일 20인 순위 선발식을 놓고도 이미 수백가지의 스포일러가 존재한다. 이제 시청자들은 스포일러를 제작진이 '일부러' 뿌린다고 여기게 됐을 정도다.

현장평가로 인한 스포일러는 방청객이 드나들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 하지만 방청객이 없는 촬영장에서의 일들도 걸핏하면 '스포일러'라는 이름으로 공개되고 있다. 이제 '스포일러 피로도'도 상당한 수준이다. '프로듀스101 시즌2' 시청자들은 이제 허무맹랑해보이는 스포일러도 허투루 듣지 않는다. 스포일러에 있던 이야기들이 하나 둘 씩 기사화되고 결국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분량, 직캠으로 정말 극복할 수 있나요?
이러한 스포일러로 참가자들의 합탈 여부를 대강 짐작하고 있는 상황에서 '프로듀스101 시즌2'의 편집 방향도 불쾌했다. 탈락으로 알려진 연습생들의 간절한 마음이 순위 발표식에야 집요하게 담아냈다. 이미 SNS등지에서 목격담으로 합격여부를 알고 있는데 말이다. 

'분량'이라는 이름으로 참가자들의 간절함을 엉뚱하게 담아내고 있진 않았나. 꼭 합격하고 싶어하는 간절한 마음을 피력했던 연습생들은 모두 35인에 이름이 불리지 못하는 식이었다. 뒤늦게 이를 조명해주고 싶었던 것이라면 너무 늦었다. 통편집 대신 악마의 편집이라도 받고 싶었던 참가자들이 수두룩하다. 

분량을 '직캠'만으로 이를 극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프로듀스101 시즌2' 측은 출범 당시 분량적인 문제를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는 영상들로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으나 '직캠'을 보는 이들이 적극 투표층임을 간과했다.

단순히 '직캠'만으로는 분량이상의 무엇인가를 창출해내기가 쉽지 않다. 출연진 모두에게 하나하나 이야기와 캐릭터를 부여하라는 것은 아니나, 어느정도 균등한 부분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콘셉트 평가에서도 특정 조와 특정 조의 총 분량 차이를 지적하는 글들이 상당했다.  

▲누리꾼과 기싸움 그만

누리꾼 반응을 TV프로그램에 삽입하는 것은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다. 많은 프로그램들이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일. 

하지만 연습생들을 비하하는 단어나 표현이 섞인 것을 TV로 송출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은가. '프로듀스101 시즌2'가 특정 연습생들을 비하하는 표현을 캡쳐해 방송한 것이 결국 문제가 됐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심의규정 제21조(인권보호) 3항 등에 의거해 심의를 받아, 의견 제시 조치를 내렸다. 

'프로듀스101 시즌2'는 재방송이 될 수록 완성도가 높아지는 듯한 모양새다. 본방송엔 없던 자막이 달려있는 식이다. 겨우 달려있는 본방송의 자막도 틀리는 경우도 더러있다. '브레이브 옹성우'로 방송 자막이 나간 것은 실시간으로 목도했다. 온라인 반응을 모니터링 하는 것도 좋지만, 완성도에 집중해줄 수는 없을까. 

콘셉트 평가 녹화 이후 방송본에서 제작진은 예고로 관객들이 몰래 찍어온 사진이나 영상 대신 자신들의 화면을 보라고 힘줘 말했다. 무단으로 찍힌 영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자신들의 '고화질'의 '고퀄리티' 영상을 보라는 뜻. 제작진 입장에서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시청자들이 본방송을 보며 제작진의 자신만만함 이상을 느꼈는지는 물음표다.  

참가자들은 '데뷔'라는 꿈으로, 국민 프로듀서들은 이들을 데뷔시키겠다는 '꿈'으로 '프로듀스101 시즌2'에 볼모로 잡혔다. 일부 온라인에서 '환멸듀스101'이라 불리는 것은 과장이 아닌 듯 하다. 

sohyunpark@xprotsnews.com /사진=Mnet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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