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2.10 08:21 / 기사수정 2005.02.10 08:21
[곰사랑의 눈]
심판도 물론 사람이다. 사람이기에 실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실수가 경기가 한창 타이트한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심판 판정의 문제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님은 농구를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신의 경지(?)에 도달할 정도로 익숙하다. 그러나 도저히 그냥 넘어가기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중요한 경기 막판 승패를 결정지어 주었다.
아직도 지난 2003-2004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벌어졌던 대구 오리온스와 창원 LG 세이커스간 벌여졌던 심판의 "힘"을 생생히 기억한다. 그리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가를 2005년 2월 9일, 민족의 명절 설날에 다시 한번 느끼게 된 경기였다.
경기 내용은 다 젖혀 두고 연장 막판, 경기 결과를 완벽히 만들어준 두 가지 아니, 승패를 확인 사살 시켜준 결정적 오심 두가지 부터 따져 보겠다. .
(1) 스케일이 이정래를 젖히고 드라이브 인에 이은 풀업 덩크슛 상황.
혹 이 경기를 TV로 시청한 분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날 네이트 존슨은 이판 사판 헬프 달려와서 어케든 쉬운 득점은 막아 보겠다는 식으로 떳고 그 결과는 덩크슛 시도 하는 스케일의 '손'을 "멋지게" 블록슛 한다. 이 장면은 기자석에서도 명명백백 보였다. 하지만 세명의 심판진은 파울을 선언한다. 바로 존슨이 공을 쳐내고 나서 스케일의 손을 건드렸다는 것이다.
그럼 스케일이 덩크를 시도한 방향과 존슨이 블록 날라온 방향 부터 한번 따져 보자. 삼성의 공격 방향이었던 쪽을 기준으로 스케일은 우측 45도에서 페너트 레이션을 시도했으며 덩크 뜨는 순간에도 완벽하게 림의 최우측, 그러니까 가장 림에서 두꺼운 사이드면쪽에서 집어 넣으려는 찰나였다.
존슨이 덮친 방향은? 스케일이 덩크 하려고 림을 내리 꽂을 려는 각도에서는 완전 반대 사면에서 날라 왔다. 전설적 영웅 에어 조던도 전성기때 그렇게 해보라 해도 못한다. 왜냐면, 제 아무리 점프력이 좋아도 어떻게 림 완전 반대 측면너머 풀업 점프로 뛴 상태의 공격자의 볼을 림위로 손을 무슨 고무팔 마냥 쭉 늘어나 공만 쳐낼 수 있단 말인가. 이건 물리학적으로 도저히 해석 안되는 일이다. 존슨의 팔이 만약 형사 가제트 마냥 손이 쭉 뻗어서 림 너머 스케일의 볼만 쳐냈다면 몰라도!
스케일은 파울(?)을 당하고 "체념"한 듯 털썩 앉아 있는 그순간, KBL 리그 자체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을지에 대해 우리는 부끄러워 해야 마땅할 것이다. 네이트 존슨도 양심(?)은 그래도 조금 있던지 평소와 달리 무지막지 할 정도로 오버질 수준은 아니었다. (물론 좋아 하긴 하지만.)경기후에도 스케일에게 다가가 뭐라 웃으며 한마디 하는 걸 나는 봤다. 쓴 웃음만 나왔다.
(2)서장훈의 마지막 삼성 공격 찬스에서의 3점슛 시도 상황.
농구 규칙의 기본이다. 공격자에게 수비자는 어떠한 형태로든 공격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신체 부위(손,손목,팔꿈치,어깨,얼굴 등등)를 건드리는 것은 명명 백백한 파울이다. 동네 길거리 농구에서도 사소한 잔파울도 먼저 인정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매너 없다고 욕을 먹는다.
수초 밖에 남지 않은 긴박한 상황. 서장훈은 하이포스트에서 3점 라인 정중앙에서 패스를 받는다. 3점슛을 성공 시켜야 재연장전을 갈 수 있다. 김승현,박재일,이정래 세명이 보쌈 말 듯 둘러싼다.
여기까진 정상적 수비. 그런데 왜들 서장훈의 팔꿈치를 '쓰다듬는지'. 키 차이가 확연하니까 손을 뻗으면 수비한 이 세명의 바둥 거리는 손은 딱 서장훈이 슛하려 팔을 들어 올린 팔꿈치 높이이다.
서장훈은 그래도 슛을 던진다. 당연히 노골. 심판은 역시나 자유투 3개를 주지 않았다. 허탈한 서장훈. 아, 그정도는 파울이 아니라 정상적인 수비? 그러면 농구룰 자체를 KBL은 바꿔야 한다. 핸드체킹을 금지 한다는 규정은 당장 삭제해야 한다. 사실 이런 상황에선 그 자체가 오심이다. 룰의 적용에는 어떠한 감정은 개입 되어선 안된다!
서장훈, 그가 왜 늘쌍 심판 판정에 대해 토를 달고 인상을 버럭버럭 쓰는지 2월9일 경기를 통해 이제 분명히 알게 되었다. 조금만 한다 싶으면 "견제"하는 감정적인 이유로 휘슬이 돌아온다는 점 말이다.
혹시 프로 원년, 나래 블루 버드의 영웅 제이슨 윌리포드를 기억하는가? 그가 사실 KBL과 이별한 배경에는 KBL만의 "심판 휘슬 문화"에 환멸을 느낀 영향도 있었다. SK시절 서장훈은 저리 가라 정도로 심판의 휘슬에 '찍힌' 선수였다.
서장훈도 성인 농구 무대에 어언 10년 즈음, 심판들과 부대 끼며 살만큼 살았다. 가만히 놔두면 그 탄력 좋고 힘 좋은 외국 용병들 틈바구니 속에서 40점 가까이 슥싹 해치우는 녀석. 상대팀의 '손장난'질 아님 쉽게 막기 어려운 서장훈이다. 그만한 자부심의 자격은 있다. 하지만 그 자부심이,(물론 팬들이 보기엔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 일 수도 있다. 인상 박박)
심판들이 느끼기엔 허구한날 인상만 쓰며 대든다고 받아 들인다는 건, 그 전에 심판은 저자식이 감히 이런 생각도 좋지만, 어? 그럼 내가 멀 잘못 불었다는 거지? 이런 생각 한번 하기가 그렇게 자존심 상한단 말인가. KBL이 이럴때는 정말 환멸 까지 느껴진다. NBA 심판들이 보고 싶어 지는 이유는 멀까?
2005년 2월 9일, 경기 막판 결정적 오심 2건 이외, 3쿼터 무렵 부터 뭔가 이상한 판정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 하던 여파에 힘입어 서울 삼성의 6연승을 "저지"하는 데 "성공" 했다. 이 경기를 TV건, 경기장에서 눈 똑바로 뜨도 본 사람이면 응원 팀을 떠나 심판의 휘슬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 지를 냉소적으로 느끼게 해준 한 판 이었다.
심판의 권위를 호소 하기 전에 심판분들은 타성을 제발 버렸으면 좋겠다. 룰의 적용에는 어떠한 감정이 들어 가선 안되며, 설령 오심이 있었더라도 그 오심은 얼른 잊고 다음 휘슬을 확실하며 정당히 행사 해야 한다. 보상 판정은 더더욱 악순환만 낳는다.
하루 이틀 이런 말들이 나온 바는 아니었다. 그런데 왜?왜? 프로 출범후 거진 10년이 다되어가는 이 시점까지 심판 판정에 대한 말이 자꾸만 나오게 만드는 것은 혼자만의 생각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외국인 심판 도입이란 말들 까지 생각 나게 한다.
마지막으로, KBL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작성한 서울 삼성의 서장훈 선수에게 진심으로 고생 많았고 또 축하의 말을 건넨다. 비록 팀은 안타깝게도 패배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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