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매년 눈이 번쩍 뜨이게 만드는 투수들이 등장한다. 제 능력을 펼치지 못하고 사라지는 유망주도 많지만, 넥센 히어로즈는 꾸준히 새 얼굴의 투수를 발굴하고 키워냈다. 요 몇년간 넥센의 마운드는 '마르지 않는 샘'과 같다.
2014년, 2015년 넥센 불펜의 핵심이던 조상우는 등장부터 묵직한 직구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아마추어 시절 체격과 구속에 비해 제구가 불안하다는 평이 있었으나, 넥센 입단 후 제구를 잡으며 파이어볼러로 각성했다. 2014 시즌 48경기에 나서 6승 2패 11홀드 평균자책점 2.47을 기록하며 필승조로 활약한 조상우는 이듬해 역시 70경기에 등판, 8승 5패 5세이브 19홀드 평균자책점 3.09로 활약하며 넥센에 없어서는 안될 자원으로 자리잡았다. 수술과 1년의 휴식, 재활을 거쳐 이번 시즌 복귀한 조상우는 선발 한 자리를 맡아 현재까지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63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토종 선발 신재영이 돌풍을 일으켰다. 최약체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넥센이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칠 수 있던 데는 신인왕을 수상할만큼 뛰어난 활약을 펼친 신재영의 공로를 빼놓을 수 없다. 신재영은 2016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68⅔이닝 15승7패 99탈삼진 3.9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2006년 류현진 이후 처음 나타난 신인 15승 투수이자, 넥센 역대 토종선발 최다승을 경신한 신재영이다. 특히 뛰어난 제구를 바탕으로 지난 시즌 초반 30⅔이닝 연속 무볼넷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번 시즌 역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신재영은 현재까지 7경기에 등판해 4승 2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2017 시즌에는 최원태가 그 바톤을 이어받았다. 시작은 썩 좋지 못했다. 지난달 4일 롯데전에서 6이닝 5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그러나 이후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꾸준히 QS를 기록해나갔다. 올 시즌 최원태는 8경기에 나섰고, 모든 경기에서 6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지난달 21일 롯데전부터 16일 한화전까지 5경기 연속 QS 이상의 성적을 내며 팀의 불펜 운용을 쉽게 했다. 한화전에서는 4회까지 출루조차 허용하지 않으며 퍼펙트 피칭을 이어갔고, 8회까지 단 4안타만을 내주며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비록 타선의 빈약한 지원으로 4승 4패에 그치고 있으나, 효율적인 투구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토종 에이스급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넥센은 이번 시즌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과 이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상우, 신재영이 제 몫을 해내고 있고 부상으로 복귀한 한현희, 여기에 최원태까지 가세하며 든든한 토종 선발진을 구축했다. '타격의 팀'으로 불렸던 넥센이지만 꾸준히 마운드 육성에 힘을 써왔고, 매년 새로운 에이스가 탄생하며 팀의 선발야구를 가능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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