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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성적' 넥센 채태인이 보여주는 '베테랑의 좋은 예'

기사입력 2017.04.26 01:35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마운드에서 왜 누웠냐고요? 감독님 웃기려고요."

22일 롯데전, 넥센 히어로즈의 채태인은 경기 도중 마운드에 벌러덩 드러누웠다. 7회초 이대호의 타구가 내야에 높게 뜨자 잡기 위해 대시했고, 마운드의 턱 부분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다. 결국 3루수 김웅빈이 안전하게 처리했지만, 채태인은 꽤 긴 시간 마운드에 누워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당시 상황에 대한 이유를 묻자 채태인은 "웃기려고 그랬죠"라며 "감독님이 요즘 기분이 안 좋으신 것 같아서, 좀 웃으시라고 그렇게 했다"라고 답했다. 농담 섞인 어조였지만, 곁에서 듣고 있던 장정석 감독의 미소를 이끌어내기는 부족함 없는 대답이었다.

올해로 프로 10년차에 접어든 채태인은 이택근, 마정길과 함께 넥센 팀 내 최고참이다. 채태인이 긍정적이고 재미있는 에너지를 발산하며 덕아웃의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 장정석 감독의 설명. 결국 지난 22일의 '쇼맨십' 역시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을 터다. 장 감독은 "채태인이 베테랑으로서 선수단을 잘 이끌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렇듯 덕아웃의 분위기 메이커를 자청하는 채태인이지만, 올해는 성적으로도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데 보탬이 되고 있다. 채태인은 이번 시즌 18경기에 나서 타율 3할8푼7리 2홈런 9타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2할8푼7리의 타율로 마감했던 것과는 달리 쾌조의 스타트를 끊으며 '부활'을 예고했다. 전날 치러진 두산전에서도 5타수 2안타 1득점으로 맡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장정석 감독은 펄펄 날고 있는 채태인에 대해 "몇 년만에 무릎 통증 없이 치르는 시즌인가"라며 "지난해 가을부터 현재까지 잘해오고 있다. 이번 시즌 성적이 좋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기대에 대한 증거로 장정석 감독은 채태인의 연습량을 언급했다. 장 감독은 "채태인은 훈련량이 적으면 불안해한다"고 전했다. 매일하지 않아도 되는 배팅훈련도 매일 소화하고 경기에 나선다며, 스프링캠프 때 개인 훈련량 역시 많았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아직 스무 경기 가량 치렀을 뿐이지만, 올해의 채태인은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여느때보다 '건강한' 채태인이라는 점이 가장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넥센 덕아웃의 '비타민'인 채태인이 그라운드 안팎에서 리더십과 성적으로 '베테랑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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