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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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심리전에 돌입한'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기사입력 2008.06.28 02:46 / 기사수정 2008.06.28 02:4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아사다 마오(일본, ISU 여자 싱글 부분 1위)는 본인의 안무가였던 러시아의 타티아나 타라소바를 안무가 겸 전담코치로 맞이했습니다. 

아사다 마오는 "타라소바 코치가 곁에 있게 되어서 기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짜 줄 것에 대해서 기대가 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타라소바 코치의 부임 소식과 함께 최근 일본 언론들에서는 아사다 마오가 여자선수로서는 드물게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악셀을 두 번이나 시도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여자선수들이 구사하는 점프들 중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고 점수 배점이 높은 트리플 악셀은 피겨 팬들에게 낯설지 않은 단어입니다.

최근에는 트리플 악셀하면  아사다 마오를 떠올리게 되는 기술입니다. 점프 기술들이 대부분 후진하면서 뛰는 점프인데 반해 악셀은 전진하면서 뛰는 점프 기술입니다. 엣지 점프기술들 중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기술인 악셀을 트리플로 구사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올 시즌에 들어서며 새롭게 바뀐 규정에서는 트리플 악셀의 배점이 7.5점에서 8.2점으로 올라갔습니다. 사실 타라소바는 아사다 마오를 높게 평가할 때마다 항상 트리플 악셀을 언급했습니다.

이런 고 난이도의 기술을 구사하는 선수가 그에 걸맞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면 그것에는 모순이 있다고 주장한 지도자 중 한 명이 바로 타라소바였습니다. 트리플 악셀을 과연 두 번이나 구사할 지의 여부는 의문으로 남지만 이번에 배점이 높아진 점을 생각한다면 타라소바도 트리플 악셀의 비중을 아사다 마오의 새로운 프로그램에 얼마나 넣을지의 여부에 대해서 고심하고 있을 것입니다.

트리플 악셀만 가지고서는 비교할 수 없는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차이

혹자들은 아사다 마오의 트리플 악셀이 남자선수들이 구사하는 것과 버금가는 기술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평가에 지나지 않습니다. 피겨를 볼 줄 아는 이들이라면 무엇보다도 아사다 마오가 트리플 악셀시에 회전하는 점프의 횟수에 의문을 품을 것입니다.

아사다 마오는 일본빙상연맹이 수많은 유망주를 발굴해가며 체계적인 훈련 속에서 키운 최고의 선수임은 틀림없습니다. 김연아(ISU 여자 싱글 2위)와 마찬가지로 비범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선수이며 현재 세계 최정상급 실력을 다툴만한 능력이 충분한 선수입니다.

김연아만큼이나 아사다 마오도 어린시절부터 혀를 내두를 만한 노력파였고 연습벌레였습니다. 진정으로 피겨를 즐기면서도 승부욕이 강한 아사다 마오는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땀을 흘렸습니다.

거기에 당차고 어린 나이에 비해 성숙한 태도를 보이는 김연아에 비해 아사다 마오는 소녀 같은 해맑은 표정을 지녔고 10대의 어린 선수라는 느낌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풋풋함을 지녔습니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해 시도 때도 없이 눈물을 쏟아내는 점은 어느 팬들에게는 불편하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그녀만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계랭킹 1위로서 장점도 있지만 그만큼 거품도 많은 선수가 바로 아사다 마오입니다. 실제로 아사다 마오가 뛰는 트리플 악셀과 트리플 러츠, 트리플 플립, 트리플 살코 등을 보면 모두 회전수가 부족할 때가 많으며 규정에서 어긋난 점프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가 나란히 뛰는 트리플 콤비네이션인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을 자세히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김연아가 2007 그랑프리 대회에 참가한 3차 대회와 5차 대회, 그리고 마지막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모두 +2.00의 가산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아사다 마오는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을 구사하면서 감점을 받았고 특히, 지난 4대륙 대회에서 두 번째 점프인 트리플 토룹에서 회전수가 부족해서 -1.29의 감점을 받았습니다.

아사다 마오가 어린시절부터 고 난이도의 점프를 구사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단련해 왔다고는 하지만 객관적으로 김연아의 점프와 비교해보면 여러 부분에서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선적으로 점프의 탄력과 높이는 스피드와 도약에서 나옵니다. 김연아는 현역 여자 선수들 가운데 가장 빠른 스피드를 갖추고 있으며 카메라조차 따라잡기 힘들다는 광속 스피드는 점프에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빠른 스피드의 탄력을 받고 이루어지는 김연아의 점프는 높이에서도 다른 선수들과 확연하게 차이가 나지만 강한 탄력으로 이루어진 점프는 돌아가는 회전수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워낙 탄력이 좋고 높이가 있는 점프를 구사하다 보니 김연아는 트리플 점프는 한결 수월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점프의 생명력은 도약에서 이루어지지만 착지의 중요성도 큽니다. 착지할 시에 스케이트의 날이 어느 방향으로 위치하고 있는가에 따라서 회전수가 나타나는데 아사다 마오의 랜딩시에 항상 스케이트 날의 위치는 고정적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김연아는 늘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점프의 완성이 이루어집니다. 또한, 정확한 점프와 변칙적인 점프가 여실히 가려지는 순간이기도합니다.

작년 그랑프리 시즌과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서 김연아가 아사마 마오를 앞설 수 있던 부분은 여기에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문제점은 점프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김연아가 가지고 있는 쇼트프로그램 세계신기록인 2007 세계선수권 록산느 탱고 연기 시, 많은 해외 언론들은 음악에 따라 저렇게 표현하는 능력은 처음으로 본다고 격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정확한 점프와 유연한 스핀에 스피드까지 가미된 스파이럴, 여기에 현역 선수들 중 가장 완벽한 표현력과 연기까지 지니고 있으니 피겨의 모든 세부적인 사항을 꼼꼼하게 따져서 정확한 배점을 매긴다면 트리플 악셀의 영향력은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됩니다.

그러나 정석적이고 완벽한 트리플 악셀을 언론들의 보도대로 아사다 마오가 두 번이나 성공시킨다면 승부의 향방은 예측할 수 없으며 채점단의 기준에 따라 아사다 마오쪽에게 유리하게 진행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만약 트리플 악셀이란 기술로 인해 승패가 결정된다면 이 부분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을 것입니다. 점프의 난이도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피겨의 진정성’은 피겨가 점프의 경연장이 아닌 종합적인 예술과 스케이팅 기술들이 이루어진 빙상 스포츠라는 것입니다.

대회를 앞두고 어김없이 나온 심리전과 김연아의 자세

가장 정석적 이고 탄력적인 점프를 구사하는 김연아는 자신의 장기인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과 더블악셀 +트리플 토룹, 그리고 트리플 러츠 +더블 토룹 +더블 룹 등에 견줄 수 있는 새로운 콤비네이션 점프를 완성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시즌을 앞두고 일본을 비롯한 피겨의 강국들은 항상 언론보도를 통해 심리전을 부추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설과 연기를 할 곡의 결정까지 많은 소문으로 선수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사례가 매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례를 볼 때, 트리플 악셀을 두 번이나 시도하겠다는 일본의 언론보도는 사실 여부를 떠나서 꽤 자극적인 보도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김연아 측은 이러한 소리에 흔들려서는 더더욱 안 되며 오직 경쟁력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완성하고 부상이 없는 완벽한 몸과 컨디션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

상대방을 이기고 자신의 기량을 최대로 발휘하려면 오직 기량발전에 집중하는 점과 상대방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점프의 변칙성과 스파이럴의 미흡함, 그리고 표현력의 부재 등을 안고 있는 아사다 마오지만 분명히 실력을 다툴 수 있는 좋은 경쟁자라는 점에서 본다면 김연아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피겨는 정신적인 부분과 심리적인 면이 상당히 큰 종목 중 하나입니다. 부상을 안고 있으면서도 강인한 정신력으로 그랑프리 파이널대회를 2연패한 김연아는 이러한 언론보도에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기량연마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현재에 가장 필요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사진 = 김연아 (C) 장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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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브랜드테마] - 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의 등장으로 한국 피겨스케이팅은 오랜 동면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비록 걸음마 단계이지만 한국 피겨의 미래를 빛낼 많은 유망주들이 자라나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필자가 미래에 한국 스포츠가 국제적인 위상을 떨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 한 종목이 바로 피겨스케이팅이었습니다. 

최근 급격히 늘어가고 있는 피겨 팬들과 한국 피겨의 발전을 위해서 올바른 정보와 균형 있는 칼럼을 섞은 새로운 형식의 기사로 '피겨 인사이드'를 구상했습니다. 피겨 팬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의 소통을 나누는 장으로 만드는 것이 이 글의 취지입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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