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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족구] 中 언론 "한국팬들이 동팡줘를 공격해"… 한중 네티즌 전쟁?

기사입력 2008.05.29 09:27 / 기사수정 2008.05.29 09:27

홍준명 기자

[엑스포츠뉴스=홍준명 기자] 사실 축구팬이 아니라면 맨유의 리저브팀에서 뛰는 중국선수인 동팡줘(Dong Fangzhuo)라는 이름을 제대로 들어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축구 외적인 요소들로 인해 최근 부쩍 동팡줘라는 이름을 인터넷에서 접하게 된다. 또한, 거기에는 중국의 반한감정, 한국의 반중감정이 다분히 녹아든 상황이기도 하다.

일전에 본지는 박지성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보너스가 맨유의 중국선수인 동팡줘(Dong Fangzhuo)의 4배에 불과하다는 소식에 한국팬들이 동팡줘를 응원단장이니, 유니폼 판매원이니 조롱하고 있다는 중국발 기사를 전한 적이 있었다.

애초에 그 일의 발단은 중국에서 먼저 그런 기사들을 올렸고 본지를 비롯한 몇몇 국내 매체에서 이를 국내에 소개한 것이었다. 

글로벌 시대이니만큼 중국에서도 국내의 기사들을 모니터하고 있을 것은 생각했지만, 이렇게 '길~게' 끌 줄은 몰랐었다.


27일 중국 최대의 포털사이트인 '소후닷컴'에서는 "한국팬들이 동팡줘의 상금이 너무 많다고 동팡줘를 공격하고 있다"는 기사가 떴다.

기사의 제목은 '한국팬들 박지성을 힘껏 뒷받쳐주면서 동팡줘는 맨유의 응원단장이라고 공격하다'였다. 이번 기사는 소후닷컴뿐만이 아닌 거의 모든 언론에서 제목만 약간씩 다른 상태로 널리 퍼지고 있다. 포털싸이트인 QQ닷컴의 기사 제목은 '한국팬들, 동팡줘의 유니폼을 입는 것은 매우 창피스러운 일이라고 악의적으로 공격해'이며 차이나닷컴의 기사 제목은 '한국의 일부 팬들, 응원단장이 시청률을 보장한다고 동팡줘를 헐뜯다'이다.

먼저, 기사에서는 '만약 상금으로 누가 더 나은가를 비교한다면 많은 논쟁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지만 늘 이런 문제에 대해서 끼어들어서 불필요한 논쟁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전하면서 이번 비교의 대상은 맨유의 두 아시아 선수인 박지성과 동팡줘라고 했다.

그리고 이런 비교로 인해 한국과 중국에서는 적지 않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팬들이 보기에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전까지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던 박지성은 출장도 못 했는데 동팡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상금을 받다니 이보다 수월한 일이 어디 있겠느냐고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다음과 같은 한국팬들의 글을 옮겨 전했다.

-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던 박지성은 겨우 15~20만 파운드를 받았는데 응원단장과도 같은 동팡줘 역시 5만 파운드나 받는구나.

- 한국에서 동팡줘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는 것은 매우 창피스러운 일이다.

이어서 한국에도 몇몇 이성적인 팬들이 있는데 그들은 '팀이 우승했으니 팀의 선수 역시 그 몫이 있는 것이며 이는 이상한 일도 아니며 그런 비교는 무의미한 것이다'라고 여기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리고 동팡줘의 상금은 사실상 중국팬들이 준 것이라는 견해가 가장 재미있다고 하면서 한국팬들의 글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 동팡줘는 전체 중국인을 대표한다. 그가 맨유에 있기에 맨유의 시청률은 평소보다 높다. 상금을 더 주어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는 경제적으로 볼 때 일종의 공제액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동팡줘가 맨유에 가져다준 경제적인 이익이 막대하다고 여기는 한국팬들이 더 많다고도 전했다. 그리고 기사의 마지막은 다음과 같은 단락으로 마무리 지었다.

'중국팬들의 입장에서 위와 같은 소식은 매우 곤혹스럽다. 경기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동팡줘는 이번 시즌 부상의 영향으로 리저브팀에서도 위치가 불안정했다. 하지만, 유럽 챔피언스리그 같은 경기에서 메달을 얻고 5만 파운드의 상금을 받는 것은 다소 경제적인 영향력에 기인한 느낌이 든다. 그래도 젊은 동팡줘에게는 시간이 있다.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충분한 기회가 있는 것이다. 우리 중국팬들의 입장으로 말하자면 동팡줘와 박지성 사이의 차이를 좁히는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아도 좋을 것이다. 우리가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과연 언제 동팡줘가 진정으로 챔피언스리그의 주인공이 될 것인가이다.'

이렇든 최근 거의 같은 내용으로 한국과 중국에서는 박지성과 동팡줘의 비교 아닌 비교기사가 전해지고 있다.

사실 처음 동팡줘에게 응원단장이라는 말을 붙인 것은 중국이었다.

또 러시아에서 동팡줘가 무척이나 인기가 있다는 기사 역시 그러했고, 또 그 이전에 동팡줘가 호화로운 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고 있다는 기사 역시 중국이 먼저 전한 것이었다.

그런 소식이 국내에 전해진 후 중국에서는 국내 네티즌들의 댓글을 또 다시 기사화하면서 한국팬들이 동팡줘를 응원단장이라고 조롱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이 글이 기사화된다면 또 다시 중국에서도 기사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 같은 일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맨유와 유럽 올스타팀의 경기에서도 박지성이 동팡줘의 슈팅을 방해했다는 다소 황당한 기사가 중국에서 먼저 전해졌고 이를 국내 언론이 전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에도 한국팬들의 반응을 한참 동안이나 연이어 전하면서 인터넷상에서 충돌을 야기했던 적이 있었다.

중국언론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박지성과 동팡줘 두 선수는 정작 팀에서는 비교적 사이가 좋은 관계라고 한다. 또한, 박지성의 기량이나 성실한 인품에 대해서도 중국에서는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자극적인 기사를 연일 쏟아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같은 아시아선수인데도 너무나도 확연히 차이가 나는 팀내의 입지나 기량 등에 대해서 동팡줘에게 자극을 주려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댓글을 양산하기 위한 기사에 불과한 것일까? 현재 중국의 각종 게시판에는 관련 댓글이 넘쳐나고 있다.

대다수는 기사를 쓴 기자를 성토하는 것이고 또한 박지성을 비롯한 한국, 한국인에 대한 감정적이고도 원색적인 비난도 다수이다. 물론 동팡줘를 조롱하고 박지성을 칭찬하는 글 역시 적지 않다.

하지만, '오십보 백보'가 아니냐는 시각의 글도 있다. 본 글을 작성하는 필자 역시 이번 글을 통해서 본의 아니게 반중감정을 자극하는 것은 아닐까 매우 염려스럽다. 더욱이 중국은 지진으로 국가 전체가 비통에 빠져 있는 상황 아닌가? 그저 한중 양국의 인터넷이 박지성과 동팡줘로 인해 더 큰 논란에 빠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사진=한국팬들이 동팡줘를 공격한다는 중국기사들]



홍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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