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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피고인' 오승훈 "지성, 신인인 나보다 연기 열정 커"

기사입력 2017.04.02 14:30 / 기사수정 2017.04.02 14:19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피고인'에서 가장 나빴던 '악인'은 누구일까. 이런 질문을 받으면 시청자들은 먼저 차민호(엄기준 분)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차민호가 생각해내는 나쁜 일들을 직접 수행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김석(오승훈)이다. 

김석은 매일 검은색 옷에 검은 모자를 쓰고 등장해 유유히 악행을 저지르는 인물로, 박정우(지성)와 시청자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잔인한 일들을 저지르는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힘들진 않았는지, 신인 연기자로서 선배 연기자들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한 게 많은 가운데, 피고인 종영 후 김석과는 180도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오승훈을 만나봤다.

'피고인'은 오승훈에게 첫 드라마였다. 운이 좋게도 첫 드라마부터 비중있는 캐릭터를 맡았고, 시청률과 화제성에서도 높은 성적을 낳으며 데뷔작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는 "아직도 '피고인'을 했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며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지만, 부담감이 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김석은 정상적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악행들을 저지르고 다녔다. 박정우의 아내를 무참히 살해하는 가하면, 차민호에게 방해되는 성규(김민석)까지 죽였다. 차민호의 명령이 삶의 가장 큰 목적인 것 같은 그는 '피고인' 내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죽였다.

"김석을 연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석이가 정말 감정이 전혀 없는 냉혈안인 킬러인지, 혹은 인간성이 있는 따뜻한 사람인지 그 사이에서 혼란을 겪었던 것이다. 석이도 사람을 죽일 때 괴롭고 혼란스러워한다. 또 능력 있는 킬러냐하면 늘 실패하고 각목으로 맞는 편이다. 이 혼란스러움을 해결하기 위해 지성, 엄기준 선배들께 전화해서 귀찮게 물어보곤 했다."

'피고인'이 신인배우 오승훈에게 더 특별했던 이유는 바로 '연기신(神)'이라 불리는 지성, 엄기준과 호흡을 맞출 수 있었기 때문. 특히 그는 지성의 드라마 '뉴하트'를 보고 외과의사가 되고 싶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연기에 흥미를 가지게 된 케이스라 그들과의 호흡이 더 특별했다.

"지성 선배님은 어떻게 하면 카메라 안에서 더 석이다운 시선을 가질 수 있는지 알려주셨다. 무엇보다 가장 많이 배웠던 건 '작품만 생각하는 태도'다. 정우의 감정은 오로지 선배님 혼자서 만들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촬영 현장에서도 늘 감정선을 유지하기 위해 어둡게 게셨다.'

그는 김석과 박정우의 긴박한 추격신이 바로 지성의 연기 열정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성은 도망가는 박정우의 호흡을 유지하기 위해 7~8시간 동안 지속되는 촬영 중에서도 계속 주차장을 뛰었다고. 그리고 추운 날씨에도 한 번도 외투를 입지 않고 의사가운만 입고 박정우로 임했다고 한다.

"배우로서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멋있었다. 신인배우인 나보다도 연기에 대해 더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계셨다. 그래서 부럽고, 지켜보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그 어떤 조언보다도 현장에서 몸소 보여주시는 태도가 멋있었다."

그런가 하면 가장 호흡을 많이 맞춘 엄기준은 똑똑한 배우라고. "엄기준 선배님은 연기적, 인간적으로 똑똑하시다. 스마트하고 섬세하고 센스가 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걸 싫어하셔서 언제나 선을 지키신다. 그런 센스를 배우고 싶었다. 또 내 연기를 보며 '너는 이걸 고쳐야겠다', '이게 문제다'라고 딱 집어서 말씀해주셨다. 후배인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조언들이었다. 선배님의 지시 대로하면 좋아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가 '피고인'을 통해 얻은 또 한 명의 사람은 바로 성규를 연기한 김민석. 김석과 성규는 차민호의 지시로 박정우의 아내 윤지수(손여은)를 살인하고, 딸 박하연(신린아)을 납치하는데 공조했다가, 결국 갈라서게 되는 관계. 특히 김석은 동료였던 성규를 무참히 살해하는 모습으로 악랄함의 극을 찍었다.

"민석이 형은 나보다 한 살 많은 형이자, 유일한 또래였다. 매 순간 볼때마다 연기를 편하게 하게 해주려고 노력해줬다. 우리가 붙는 신이 있으면 미리 만나서 연습하곤 했다. 선배가 먼저 다가와 주니 너무 고마웠다. 미리 만나서 만들고 감독님께 보여주니 칭찬도 많이 받았다."(인터뷰②에서 계속)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서예진 기자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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