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파릇파릇한 신인이지만, 알고 보면 프로 인터뷰이였다. 어색함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모습에서 솔직한 면모가 엿보였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박준규와 방송에 출연하고 덕분에 인터뷰도 많이 경험해 봤다. 이제는 ‘박준규 아들’이 아닌 배우로 발돋움하고 있다. 뮤지컬 ‘오케피’부터 박준규와 함께한 ‘파이브코스러브’, 안중근 의사를 다룬‘영웅’에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는 중이다.
박종찬은 “운이 좋았나 보다”라며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사람이 간사한 게 감사한 걸 그때는 모르더라고요. 어리고 신인이어서 그런 거겠지만 현재를 잘 못 즐기는 편이에요. 주위에서 잘하고 있는데 왜 그러냐고 하는데 더 나아가고 싶어서 오늘 하루를 즐겁게 못 보내는 것 같아요. 작품에 익숙해지니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잠도 설쳐요.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하게 되는 것 같아 요즘엔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한 그의 바람은 언젠가는 ‘지킬 앤 하이드’에 출연하는 것이다.
“매체 배우를 꿈꿨는데 시작은 뮤지컬에서 먼저 하게 됐어요. 20, 21살 때 독립영화도 많이 찍었지만 원래 뮤지컬을 많이 하고 싶었어요. 꿈의 작품이 ‘지킬앤하이드’거든요. 고등학교 때부터 성악 발성을 배웠는데 선생님에게 ‘지금 이 순간’을 들려드리면서 항상 ‘10년, 15년 뒤에는 할 수 있을까요 라고 계속 물었죠.”
아버지이자 배우 박준규도 연기자가 된 박종찬을 격려하며 아들의 꿈을 적극적으로 응원한다.
“엄청 반기셨어요. 아버지가 자주 한 말이 배우는 좋은 직업이라는 거였죠. 별다른 부연설명 없이 입버릇처럼 ‘배우는 좋은 직업이다’라고 했어요. 저는 아직 신인이어서 왜 그런지 이유는 못 찾았어요. 사실 저는 오디션에서 떨어질 때마다 조금은 회의감도 들더라고요. 경험이 많은 배우들을 선호해서 오디션 자체를 보기가 힘든 경우도 많았거든요.
아버지는 배우가 왜 좋은 직업인지 이유를 설명해주진 않았어요. 드라마 촬영을 하면 밤새고 며칠 못 들어오잖아요. 집에서 히스테리를 부리진 않는데 공기가 무거워요. 아버지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게 보여요. 하지만 그 속앓이 했던 연기가 방송에 나왔을 때는 쾌감이 들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말씀한 게 아닐까 해요.”
소위 말하는 ‘금수저’ 선입견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밝혔다. ‘누구의 아들’로 알려진 이상 금수저 논란에서 자유롭기가 어렵다. 최근 힙합 가수 MC그리 역시 김구라 아들이라는 이유로 편견에 시달렸다. Mnet '고등래퍼'에서는 참가자와 주변 사람들로부터 비판과 함께 조롱을 당하기도 했다. MC 그리 얘기가 나오자 박종찬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박종찬 역시 아버지가 유명인이어서 겪는 고충이 분명히 있을 터다. 그는 “당연히 괜찮지 않다. 부담되고 스트레스받는다”고 털어놓았다.
“동생 종혁과 MC그리가 친구예요. 저와 같은 입장이어서 그런지 감정 이입이 되더라고요. 사실 뭐가 논란인지는 모르겠어요. MC그리가 ‘고등래퍼’에서 랩 하는 영상을 봤는데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열심히 하는 애를 왜 째려보는지, ‘우리 아빠가 김구라였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듣는 걸 보면서 저도 화가 나더라고요. 그런 상태에서 사람들 앞에서 랩을 하고, 중압감을 이겨내려고 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어요.
저희가 좋은 환경에 있는 건 맞아요. 하지만 좋은 환경에 있다고 해서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놀고 있는 게 아니거든요. 제 노력을 안 알아줘도 되고 그저 공연을 보러 와줬으면 해요. 공연으로 보여드리고 싶어요.”
무대 위 열정을 발휘하는 모습을 통해 자신의 진심을 봐줬으면 한단다. “진심을 담아 열심히 하고 있으니 예쁘게 봐줬으면 좋겠어요. ‘영웅’은 쇼뮤지컬은 아니지만 엄청난 힘을 갖고 있어요. 가슴을 내리치죠. 무대에서 에너지를 많이 받아갔으면 좋겠어요.”
박종찬의 꿈은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뮤지컬로 데뷔해 현재 뮤지컬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등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배우 조정석이 롤모델이다.
“할리우드 배우 에드워드 노튼, 디카프리오가 롤모델이었는데 요즘에는 조정석 선배님을 닮고 싶어요. 배우로서 제가 원하는 길을 가고 있는 분이에요. 무대에서도 워낙 활약했고요. 조정석 선배님의 반만 해도 배우로서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스타가 되는 건 나중 일이에요. 3년 안에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게 제 목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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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