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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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예능 늦둥이' 지조가 만난 유재석·하하

기사입력 2017.01.26 10:55

정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 정지원 기자] 랩이 좋아서 취업 대신 아르바이트를 선택하며 음악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렇게 열심히 하다보니 프리스타일 랩배틀 챔피언에 올랐고, Mnet '쇼미더머니2'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뻔한 선택은 재미 없어서 하하의 소속사에 둥지를 틀고 유일한 힙합 아티스트로 활동 중이며, 우연히 나간 예능에서 입담을 인정받고 새로운 '예능 늦둥이'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렇듯 래퍼 지조는 즐거움과 재미를 좇으며 음악과 예능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음악과 예능을 향한 애정과 열정은 있지만 '좋아하는 고기에 소주를 먹는' 소소한 기쁨을 포기할 정도로 치열하진 않다. 그저 지금 즐거운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간 대중도 알아줄거란 믿음이 있을 뿐이다. 다음은 지조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 Mnet '쇼미더머니2' 후 힙합 레이블이 아닌 하하의 소속사 콴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실제로도 '쇼미더머니2' 후 다양한 음악 회사로부터 오퍼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음악은 내 힘으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신선한 조합을 꿈꿨다. 뻔하지 않고 재밌는 만남을 원했다. '이미 난 궤도에 올라갔다'는, 착각 아닌 착각을 했던 셈이다. 그 와중에 내가 좋아하는 하하의 소속사로부터 제안이 왔다. 힙합과 레게도 흑인 문화에서 시작된만큼 아예 음악적으로 떨어진 장르가 아닐거라 판단했고, 다양한 방송에도 출연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 하지만 방송에서 얼굴을 비추게 된 건 극히 최근이다. (지조는 2014년 콴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소속사에 들어간다고 해서 방송을 바로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언젠간 좋은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하고 기다렸다. 물론 '설마 이대로 (계약이) 끝나나?'라고 생각한 적은 있지만. 하하. 불만은 전혀 없었다. 

◆ 앞서 '궤도에 올랐다'는 과거의 생각을 '착각'으로 치부했는데.
-물론 내 음악에 대한 자부심은 지금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궤도에 올랐다'는 건 대중성이나 수익, 순위를 일면 포함하는 것인만큼, 아직 내가 정상 궤도가 아닌 건 맞으니까. 품질에 대한 자신감은 있으니 때가 되면 알아봐줄 거라 생각하는 거다. 그렇다고 대중의 기호에 무조건적으로 따라가진 않는다. 다만 성적을 무시하지 못한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 예능을 통해 인지도를 쌓고 있다. 음악인에게 예능은 '양날의 검'이기도 한데. 
-예능에서 잘 되면 음악적으로 평가 절하되는 리스크는 분명 있다. 하지만 그건 그 사람이 음악에 투자할 시간이 없어서 곡의 퀄리티가 떨어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 역시 전례가 있을 뿐이다. 무조건 그렇게 되는 공식은 아니다. 랩은 랩대로 하고, 예능도 잘 하고. 다방면으로 잘 하고 싶다. 짐 캐리도 '마스크' 찍었다가 '이터널 선샤인' 찍었다가 하지 않냐. 마치 그런 것처럼. 

◆ 그런 의미에서 힙합이란 장르는 음악적, 예능적으로 대승을 거뒀다. 차트 순위도 좋고, 힙합 예능 역시 득세다. 
-많은 분들이 힙합을 좋아하는 건 좋은 콘텐츠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싶다. 또 래퍼들은 직접 가사를 쓰지 않냐. 이런 가사는 마치 생선회처럼 신선하고 조리 가공이 덜 된, 날것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가창자가 어디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콤플렉스가 있는지, 어떤 생각과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노래를 통해 알 수 있는거다. 이건 다른 음악 장르에서 하기 어려운 힙합의 매력이다. 

◆ 지조의 음악은 심오하지 않게 사랑을 노래한다는 특색 가지고 있다.
-즐기면서 음악 하는게 모토다. 설령 진지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술 마시면서 즐겁게 그 진지한 분위기를 즐기는 걸 좋아하고. 실제 내가 원하는 음악도 이런 방향이다. '힙합의 정수를 배워와서 모두에게 전파하겠다'는 큰 뜻도 없다. 난 도봉구에서 나박김치 먹는 사람이다. 다른 이들과 다를 것 하나 없는 내 이야기를 공감가게 노래하고 싶을 뿐이다. 

◆ 하지만 연예인으로 오래 생활하다보면, 그 감성과 괴리감이 생길 수 밖에 없을텐데.
-물론 언젠가 나를 둘러싼 환경이 바뀔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 안에서도 변하지 않는 '근본'이 있다. 밥만 먹던 내가 비싼 고기만 먹는 날이 올지라도, 된장찌개의 향수를 노래하는 게 잘못된 건 아니니까. 그렇다고 해서 지금 내 음악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중을 생각하며 음악적 방향을 바꿀 생각은 없다. 굳이 미연에 방지하고 정제하다가 지금 나의 원초적인 모습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 각설하고, 최근 다양한 예능에 출연하고 있다. 
-'예능인력소'를 시작으로 '라디오스타' '골든탬버린' 등에 출연했다. 최근엔 '해피투게더' 촬영을 마쳤다. 유재석과 하하가 예능에 임하는 모습을 보며 정말 놀랐다. 하하는 어느 방송에서나 조급하지 않고 노련하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베테랑 기질이 있다. 이제 예능을 시작한 나는 조급할 수 밖에 없는데, 전혀 그게 아니더라. 유재석은 누군가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도 예능에서 살릴 수 있는 포인트를 찾기 위해 계속 모두를 견지하고 있다. 시청자였을 때 느끼지 못했던, 미세하지만 완전히 다른 차이점을 알게 된 것이다.

◆ 예를 들어준다면? 
-
예를 들면, 누군가가 토크를 할 때 이를 다 듣고 피드백을 해주는 건 물론, '아니, 그런데 왜 계속 다리를 떨고 계세요?'라는 식으로 물으며 분위기를 전환시키고 캐릭터까지 만들어주는 것. 정말 놀라웠다. 이건 하루아침에 습득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나 역시 오랜 시간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며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예능 출연 외 올해 또 다른 계획이 있나. 
- 올해 안으로 정규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싱글을 통해 보여주지 못했던, 가족과 음악에 대해 생각해온 깊은 이야기를 가감없이 선보일 것이다. 자연스럽고 재밌는 표현이 돋보이는 앨범이 될거라 생각한다. 예능도 꾸준히 하고 싶다. '뭉쳐야 뜬다' 처럼 인위적이지 않고 꾸밈 없는 여행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지만, 따지거나 재는 것 없이 열심히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아직도 예능은 신기한 분야다. 

◆ '가족과 음악에 대해 노래할' 정규앨범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이 듣고 싶다. 
-앨범명은 '캠프파이어'가 될 것이다. 캠프파이어에서 서로 진솔한 이야기를 하게 되듯이, 그런 솔직한 음악을 선보이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난 실제로 야욕을 품고 1등을 원하는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유유자적 살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이처럼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때 발현되는 행복과 자연스러움, 또 소소하고 신선하고 특이한 감성을 정규 앨범에 녹일 것이다.

◆ 자신만의 목표는 무엇인가.
-음악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끝까지 유지하고 싶다. 아직도 난 음악이 너무 재밌다. 좋은 비트를 받으면 빨리 가사를 쓰고 싶어서 설렌다. 하지만 그 마음이 없어진다면 참 슬플 것 같다. 이건 차트 1위에 오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 이런 마음이 식어버리면 돌아오기 참 힘들다더라.

jeewonjeong@xportsnews.com / 사진=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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