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1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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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칼럼] 김연아만 아닌, 김나영도 기억하자

기사입력 2008.03.24 01:03 / 기사수정 2008.03.24 01:03

김주연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주연 기자] 지난주 국제빙상연맹의 세계 피겨선수권 대회 여자 싱글 부분의 프로그램이 모두 치러진 가운데 우리나라 선수는 김연아, 김나영  이 두 선수가 출전했다.

작년에만 해도 김연아 홀로 외롭게 대한민국을 대표해 출전했으나 지난해 김연아가 3위를 하며 출전권이 2장으로 늘어나면서 KB국내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한 김나영도 출전하게 된 것이다. (ISU규정상 한 국가의 선수가 혼자 나서 2위 안에 들면 그 국가 출전권은 3장이, 10위 안에 들면 출전권 2장이 보장된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을 5위라는 '생각보다는 저조한'(?)성적으로 마감하였으나 프리스케이팅에서 1위를 기록하며 종합 3위라는 성적으로 지난 시즌에 이어 2연속 동메달을 획득하였다. 김나영은 쇼트를 18위로 마감하며 쇼트프로그램에서 24위 안에 들어야 진출할 수 있는 프리스케이팅에도 참가하게 되었고 최종 19위라는 성적을 거두었다.

사실 우리 선수 두 명이 세계선수권 대회 프리스케이팅에 참가한다는 이 사실만으로도 우리 피겨 계에는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여기에 두 선수는 이번 대회서 모두 좋은 성적까지 거두었고, 이로써 출전한 두 선수의 성적이 28위 안이면 출전 티켓을 2장을 받을 수 있다는 국제빙상연맹의 규정에 따라 내년에도 한국 피켜는 2장의 출전 티켓을 얻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러나 이 감격스러운 소식을 전하는 언론의 보도에는 분명 아쉬운 점이 많았다.

뉴스며 중계며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었다. 단순한 애국심이 아니라  한 사람의 피겨 팬으로서 세계 레벨의 여러 선수의 연기를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본인이 봐도 김연아의 연기는 정말 대단하다.

그러나 이번 세계선수권 대회에 참가한 한국선수는 한 명이 아니라 분명히 두 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언론을 통해 김나영 선수의 이름을 전혀 들을 수가 없었다.

'세계선수권 대회 김연아 선수 출전'이라는 문구만 뉴스에서 흘러나오고 있었으며 중계방송 예고 때도 중계 중도 김연아 선수 것만 보여주고 김나영 선수는 나중에 링크의 얼음을 관리할 때 녹화방송을 틀어 주는 것으로 끝났다. 쇼트프로그램을 마감한 후 성적을 발표하는 텔레비전 뉴스에서도 김나영 선수는 연기에 대한 설명은 없이 성적만 끝에 나오거나 심지어 아예 김연아 선수의 소식만 들려주고 끝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같은 나라의 선수인데 실력 차, 인지도 차에 의해 한 선수는 거의 잊혀 진 것처럼 된 것이다.

'우승을 하지 않으면 그 선수의 땀과 노력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다는 것인가?' '우리에게 기억될 가치도 없다는 것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처녀 출전에 24위안에 들어 프리스케이팅에 참가할 수 있는 것만 해도 피겨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정말 큰 성과를 이루어낸 것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알려지지 않은 선수를 알리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사실 김나영은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난 선수는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김연아의 라이벌로 불리며 국내 피겨 계에서 꽤 주목받던 선수였다. 하지만, 김연아가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 때가 되어 피겨 계에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그전에는 알려지지 않았었고 또 몇 년 전에 교통사고 후 큰 부상을 입고 퇴행성관절염을 앓으면서 긴 슬럼프가 찾아와 자신과 힘겹게 싸우고 있었다.

김나연은 사람들에게 잊혀 졌을 때도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얼마 전에 고양시에 있었던 4대륙 대회에선 4위를 하며 재활에 성공하며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선수생활 처음으로 세계선수권에까지 나가며 점점 앞날의 역경을 극복하고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좋은 성적도 중요하지만 한나라의 국민으로서 성적뿐만 아니라 그들이 그동안 한 노력에 대해 큰 박수를 쳐주는 모습이 우리에게 필요한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이제는 김연아와 함께 대한민국 피겨 계를 이끌어가는 김나영 선수에 대한 응원도 잊지 말자. 아사다 마오의 곁에 일본의 훌륭한 경쟁자들이 있었듯이. 우리도 김연아-김나연 선수의 아름다운 경쟁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김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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