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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 신지의 눈물, '100만불' 권아솔 향한 재도전

기사입력 2017.01.17 12:42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인턴기자] 지난해 12월 10일, 아내를 위해 사사키 신지(37, BURST)가 케이지에 올랐다. 그의 목표는 오직 ROAD FC 라이트급 챔피언. 영광스런 자리에 올라 챔피언 벨트를 가지고 하고픈 말이 있었기 때문이다. 꿈을 위해 명실상부 라이트급 최강자인 챔피언 권아솔(31, 팀강남/압구정짐)을 꺾어야만 했다.
 
권아솔은 ‘타격 스페셜 리스트’로 불릴 정도로 타격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파이터다. 거친 독설로 상대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능력도 펀치만큼 예리하다. 극강의 그래플러인 사사키 신지가 권아솔을 꺾을 수 있는 방법은 그라운드 기술뿐이었다. 스탠딩 상황에서는 권아솔의 타격에 맞서는 것이 모험에 가까웠다. 
 
사사키 신지는 권아솔을 그래플링 기술로 끝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허나 경기는 그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권아솔의 영리한 경기 운영에 고전하기 일쑤였다. 권아솔은 사사키 신지의 기술에 완벽한 방어로 대응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사사키 신지에게 다운을 뺏은 후에도 추가 공격을 하지 않았다. 사사키 신지에게 그래플링 공격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작전대로 움직인 것이었다. 이렇게 권아솔은 철저히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만 만들며 사사키 신지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결국 승리도 권아솔의 몫이었다. 1라운드가 끝나기도 전에 권아솔의 펀치에 사사키 신지가 다운됐다. 강력한 파운딩 펀치까지 이어지며 사사키 신지의 눈이 풀렸다. 피, 땀, 눈물을 흘리며 해왔던 사사키 신지의 훈련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권아솔이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만끽한 반면 사사키 신지는 고개를 숙였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에서 빛과 그림자는 분명했다.
 
패했음에도 사사키 신지는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의 입을 통해 감동적인 사연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응원해주신 분들께 죄송한 마음입니다. 열심히 싸웠지만, 권아솔 선수 역시 챔피언으로서 강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 왼쪽 허벅지에 딸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딸을 위해 강한 아버지가 되고 싶었지만, 지금은 역부족이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딸에 대한 사랑을 전한 뒤였다.
 
“제가 만약 이겼다면 벨트를 휘감고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는데, 해도 되겠습니까?”라고 조심스럽게 운을 뗀 사사키 신지는 “케이지 밖에 제 부인이 와있습니다. 제 아내는 세계적인 선수였지만, 한 번도 챔피언 벨트를 가진 적이 없습니다. 이번에 제가 벨트를 가졌었다면 부인과 함께한 벨트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사사키 신지의 감동적인 사연에 관중들도 박수로 그를 지지했다. 그의 아내 후지이 메구미도 남편을 바라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날의 일로 사사키 신지는 한국팬들에게 사랑을 받는 일본 파이터가 됐다. 그의 SNS를 통해 많은 한국팬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사사키 신지도 감사한 마음에 한국팬들에게 한국어로 답변했다. 한국인이 아니기에 한국어로 쓰는 답변이 느렸지만, 그는 정성을 다해 한국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2017년 ROAD FC (로드FC)는 100만불 토너먼트 예선을 전세계에서 열며 본격적으로 ‘100만불의 사나이’ 권아솔에게 도전할 옥석을 가려낸다. 최종 1인이 된 파이터만이 권아솔과 대결할 수 있다. 권아솔을 이겨야 100만불의 상금과 ROAD FC 라이트급 타이틀을 차지한다. 사사키 신지 역시 인터내셔널 예선 참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다시 권아솔에게 도전하기 위해 발걸음을 뗀다.
 
그의 100만불 토너먼트 도전은 이유가 있다. 아내를 위해 ROAD FC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가 첫 번째고, ROAD FC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가 두 번째, 마지막 이유는 격투가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다.
 
사사키 신지는 권아솔과의 경기 패해 후 “ROAD FC 100만불 토너먼트에 도전하는 것은 돈 때문이 아닙니다. 제가 좋아하는 ROAD FC에 도움이 되고 싶고, 모든 분들께 제 격투기를 보여주며 제 자신이 격투가로서 성장하기 위해서입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100만불 토너먼트에 나서는 사사키 신지의 첫 상대는 중국의 알버트 쳉이다. 타격과 그라운드 능력을 모두 갖춘 파이터로 클린치 싸움에서의 니킥에 능하다. ROAD FC에서 두 경기를 치러 모두 승리했다. 알버트 쳉을 이겨야만 사사키 신지는 예선 2라운드에 올라갈 수 있다.
 
ROAD FC 라이트급 챔피언을 향한 사사키 신지의 여정은 험난하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다. 아내를 위해 반드시 ROAD FC 라이트급 챔피언이 돼야 한다. 아내에게 선물하는 챔피언 벨트만큼 그에게 가치 있는 것은 없다. 아내를 위한 사사키 신지의 두 번째 도전기. 그는 간절히 바라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한편 ROAD FC가 개최하는 100만불 토너먼트 ‘ROAD TO A-SOL’에 출전하기 위해 전세계 MMA파이터들의 출전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일본, 브라질 등 전 세계 각 단체 챔피언 출신들이 출전할 예정이다. 챔피언 출신의 강자들이 몰려들며 100만불 토너먼트는 MMA 강자들의 전쟁이 될 전망이다.
 
ROAD FC 100만불 토너먼트는 1월에 필리핀 URCC에서 동남아시아 지역 예선이 열린다. 2월 11일에는 한국에서 인터내셔널 예선, 2월 18일에는 MFP에서 러시아 예선, 3월에는 DEEP에서 일본 지역 예선이 개최될 예정이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로드FC 제공

채정연 기자 lobelia1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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