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가치가 죽고 아름다움이 천박해지지 않기를."
지난 16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를 집필한 강은경 작가는 사람다운, 사람스러운 것에 대한 이야기로 안방을 뒤흔들었다.
강은경 작가는 '낭만닥터 김사부' 매 에피소드마다 지금 현재 우리 사회를 떠올리게 하는 내용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범죄 피해자와 의사 윤리에 대한 물음을 던지기도 했다. 메르스로 의심되는 상황으로 우리 사회를 꼬집었다.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제대로 역할을 못하는 중앙 컨트롤 타워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기시감을 느낄 수 잇었다. 메르스 사태는 물론 2014년 세월호 참사 마저 떠올리게 했다. 군 가혹행위로 숨진 일병의 사망진단서 조작을 의뢰하는 윗선의 모습도 있었고, 제대로 된 이야기를 전달하는 언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녹아있었다.
이는 20회 방송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방송분에서 김사부(한석규)는 도윤완(최진호)에 "이젠 사람 말귀도 못 알아 듣냐"며 "요즘 애들이 너 같은 놈에게 뭐라고 하는 지 아냐. 노답. 답이 없다는 뜻"이라며 혀를 찼다. 이어 "그냥 닥치고 조용히 내려와"라며 "추하게 버티지 말고 내려와서 니가 싼 똥 니가 치워라"라고 소리쳤다. 자연스레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었다.
강은경 작가는 김사부의 입을 통해, 강동주의 행동을 통해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할 낭만이 무엇인가를 이야기 했다. 이런 지휘자가 있다면 우리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건넸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현실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지만 지루하게 훈계하지 않는다. 대신 강은경 작가는 스피디한 전개를 통해 답답함과 시원함을 함께 선사했다. 김사부의 따끔한 일침들은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그런 김사부 밑에서 성장한 그의 제자들의 선택 또한 우리를 미소짓게 했다. 의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이들이 돈이라는 것에 매몰되지 않고 가치를 따르는 모습으로 울림을 선사했다.
'제빵왕 김탁구', '가족끼리 왜 이래' 등 다양한 히트작을 집필해온 강은경 작가는 기존 작품들처럼 대중적이면서도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더욱 명확하게 담아내며 다시금 그의 '공력'을 입증했다. 연장이 아닌 '번외'를 택하며 기존 스토리를 건드리지 않고 더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로 한 것도 탁월했다. '낭만닥터 김사부'를 통해 강은경 작가는 수많은 시청자들의 '믿고 보는' 작가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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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