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낳아만 준다고 부모일까.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아도 부모일 수 있다. '오 마이 금비'의 오지호와 박진희는 허정은에게 완벽한 부모였다.
지난 11일 종영한 KBS 2TV '오 마이 금비'는 열 일곱 살 생일을 맞은 금비(허정은 분)과 그의 곁을 지킨 아빠 휘철(오지호), 엄마 강희(박진희)가 금비를 아는 모두를 초천한 생일 파티를 하는 모습으로 끝을 맺었다.
타이틀롤을 맡아 극을 이끌어 간 허정은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가 쏠릴 수 있지만 우리는 '오 마이 금비'에는 극의 몰입을 깨는 배우가 한 명도 없었다는 점을 기억해야한다. 특히 허정은과 가장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오지호와 박진희는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내며 허정은을 서포트했다.
극 중 휘철과 강희는 금비와 피 한방을 섞이지 않은 남남이다. 살아온 환경도, 직업도, 경제 상황도, 성격도 천지 차이인 두 사람에게서 하나의 공통점을 찾자면 바로 금비에 대한 사랑이었다. 금비를 만난 두 사람은 오랜 과거에서 벗어나 변화하며 서로를 알아봤다.
휘철은 사기꾼 생활을 청산했고, 강희는 어린 동생을 잃은 트라우마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두 사람은 결혼을 통해 금비의 부모가 되기로 결정했다. 한 가족이 된 뒤에도 금비를 대하는 방식은 달랐지만, 두 사람의 행동의 기반에는 금비에 대한 사랑이 깔려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하게 전달됐다.
처음엔 딸 금비의 존재를 부정만하던 휘철은 금비에게 못된 말만 골라서 퍼부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금비 덕분에 삶의 가치와 가족의 의미를 깨닫고 책임감이 생기며 어른이 된 휘철은 절절한 부성애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아파서 힘들어하는 금비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던 휘철, 하지만 금비 앞에서는 내색하지 않고 환하게 웃으며 '다 괜찮다'고 해주는 아빠 휘철은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였다.
그런가하면 강희는 이성적인 엄마였다. 힘들어서 주저 앉는 금비에게 앉아서 쉬라고하기 보다는 일어서는 방법을 알려줬다. 아픈 금비는 강희의 속도 모르고, 강희에게 짜증을 내기도 했지만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스스로 국내외 논문을 뒤져 금비에게 필요한 의사를 직접 데려오기도 하며 금비에게 필요한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감성적인 아빠와 이성적인 엄마. 어떤 사람이 더 좋은 부모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 없다. 한 아이가 자라는 데는 부모의 따스한 보살핌과 냉정한 가르침이 골고루 필요하기 때문. 그렇기에 두 사람의 조합은 금비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조은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큰 교훈을 주는 강희와 휘철은 실제로 한 가정의 엄마와 아빠인 박진희와 오지호가 연기했기에 더욱 실감나게 표현됐을 것이다. 행복한 가정에서부터 환아를 자녀로 둔 부모의 찢어지는 마음을 세밀하게 연기한 박진희, 오지호. 허정은뿐만 아니라 두 사람의 차기작이 기대되는 이유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오마이금비문전사, 로고스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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