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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배우 채서진, 이렇게 한 발자국씩 꾸준히

기사입력 2017.01.16 06:40 / 기사수정 2017.01.15 18:16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채서진이 한 발자국씩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진짜 배우'가 되기 위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채서진은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감독 홍지영)를 통해 관객들과 만났다. 유명 작가 기욤 뮈소의 동명 소설을 전 세계 최초로 영화화 한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10개의 알약을 얻게 된 남자가 30년 전의 자신과 만나 평생 후회하고 있던 과거의 한 사건을 바꾸려 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지난 12월 14일 개봉해 겨울 스크린을 따뜻하게 물들이며 관객들과 함께 호흡했다.

2인 1역을 연기한 김윤석과 변요한에 못지않은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가 바로 채서진이었다. 채서진은 과거 수현(변요한 분)의 연인이자, 현재 수현(김윤석)이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사람인 연아 역을 맡았다.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연아 역에 낙점된 채서진은 캐스팅 소식부터 많은 화제를 모으며 스크린 속에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또렷한 이목구비와 어우러지는 청순한 외모는 단번에 첫사랑을 떠올리게 할 만큼 두드러졌고, 1980년대의 모습을 생동감 넘치게 그려내며 감성을 불어넣었다. 돌고래 조련사라는 직업에 맞게 놀라운 조련 실력으로도 시선을 모은 것은 물론이다.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개봉 후 마주한 채서진은 "모든 것이 신기하다"며 웃었다. '영화 속 변요한과의 함께 한 장면들은 어느 하나를 꼽을 수 없을 만큼 잘 어울리고 예뻤다'는 얘기에 "저는 (변)요한 오빠랑 잘 어울렸다는 소리가 정말 듣기 좋더라고요"라고 환하게 웃었다.

"수현이와 가장 잘 어울리길 바랐어요. 두 사람의 모습이 같이 있을 때 예뻐 보여야 나중에 현재 수현이 연아를 못 잊고 사는 이유가 납득이 되는 것이고, 또 시간여행의 모티브가 되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수현이와 같이 있었을 때 사랑하고 예뻐 보여야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수현과 잘 어울렸다', '둘이 예뻤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다행이다 싶은 것 같아요."

시대가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수현과 연아의 마음이나 관계는 시대와 상관없이 똑같다'는 생각에 초점을 맞췄다. 채서진은 자신의 어머니의 모습이 담긴 과거 앨범을 통해 그 시절의 헤어스타일, 의상 등을 표현했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등장인물들의 다양한 관계에 초점을 맞춰서 봤다는 점도 신기하게 다가왔다.

"수현이와 연아의 관계에 집중해서 보는 친구가 있고, 수현이와 태호(김상호·안세하) 관계를 눈 여겨 보는 사람들도 있고요. 현재 수현과 딸 수아(박혜수)에 집중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몰입해서 보는 대상이 다 달라서, 이야기를 듣는데 참 재밌었어요."

대본으로 보면서 상상했던 장면들이 화면으로 옮겨진 모습을 보고 나서는 감동적인 느낌까지 들었다. 채서진은 "시나리오를 봤었으니까, 어떤 일들이 어떻게 일어날지 알잖아요. 그런데 여기에 선배님들의 연기력이 더해지니까,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감동이 느껴지더라고요"라며 미소를 보였다.

"모든 신들이 정말 소중했고, 그 신들이 쓰인 이유도 너무나 확실했다"면서 작품에 대한 아낌없는 애정을 내보인 채서진은 "홍지영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셨죠"라면서 "제 모습을 보면서는 아쉬운 점만 눈에 들어와요. '만족한다'고 느끼는 순간이 올까요"라고 다시 생각에 잠겼다.

잘 알려졌다시피 채서진은 배우 김옥빈의 동생이다. 데뷔 초 본명인 김고운으로 활동해 오던 채서진은 지난 해 5월 채서진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대중 앞에 나섰다.

2006년 김옥빈이 주연한 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에 깜짝 출연하며 일찍이 '김옥빈의 예쁜 동생'으로 이름을 알렸던 채서진은 "(연기자가 된 것에) 아무래도 어렸을 때 언니의 영향을 안 받았다면 거짓말이겠죠"라고 말을 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언니를 통해서 영화 시나리오도 봐왔고요. 나름대로 언니의 연기 모니터도 해주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던 것 같아요. '배우가 참 매력적인 직업이구나, 해야겠다'고 느꼈던 것은 대학교에 들어간 이후고요."


채서진은 현재 한국종합예술학교 연기과에 재학 중이다. 졸업까지는 아직 2년을 더 다녀야 하는 상황이다.

"너무나 운이 좋았다"고 얘기한 채서진은 "정말 연기를 하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모인 곳이거든요. 훌륭한 친구들, 선생님들과 함께 좋은 커리큘럼 속에서 공부할 수 있었어요. 단편영화를 정말 많이 찍었었는데, 그 때 찍었던 작품들을 보면 지금 활동하는데도 많은 밑거름이 된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채서진은 자신의 데뷔작을 지난 해 5월 개봉했던 영화 '초인'으로 소개하고 싶다고 조심스레 얘기했다. "대학교에 들어와서 처음 찍은 독립영화가 '초인'이거든요.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인사를 드릴 수 있어서 기뻤었죠"라면서 "예전에는 촬영을 하면서도 제 것 밖에 보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전체적인 큰 그림을 조금이나마 더 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행복하고 즐거워서 시작한 연기였다. 그리고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어깨 위에 놓이는 책임감과 부담감들도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는 중이다.

"각자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목표를 향해 만들어가는 그 현장이 정말 즐거워요. 지금 이 시기는, 제게 조금 더 욕심이 생기는 때인 것 같아요. 옛날엔 그냥 내가 즐거워서 하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잘하고 싶고 기대해주는 사람들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인거죠. 하면 할수록 잘하고 싶고, 그런 욕심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지난 해 '초인'은 물론, 12월 영화 '커튼콜'과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의 연이은 개봉, 또 웹드라마 '긍정이 체질' 등을 통해 다양하게 대중과 호흡해 온 시간들은 채서진에게는 절대 잊지 못할 시간들이자, 더욱 나아질 앞으로를 향한 소중한 밑거름이 된 순간들이 됐다.

"이 모든 일들이 다 같은 해에 일어났다는 게 신기하고 까마득해요.(웃음) 대중과 많이 만났던 시간이었는데, 너무나 감사하고 또 설레는 시간들이었죠. 제게는 많은 사랑을 받고 발돋움을 할 수 있는, 시작의 한 해였던 것 같기도 하고요. 2017년에도 그 사랑에 보답해서 더 잘하고 싶어요."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롯데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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