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우리 결혼했어요'가 전환점을 맞았다. 터닝포인트를 성공적으로 맞아 제2의 전성기를 열까.
MBC '우리 결혼했어요'는 최근 새 커플을 합류시키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현재 최태준 보미 커플, 이국주 슬리피 커플, 공명 정혜성 커플이 출연 중이다. 저마다 색깔이 다른 이들로 꾸려 흥미를 주고 있다.
14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MBC '우리 결혼했어요' 허항, 김선영 PD와의 대화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우결' 제작진은 장수 프로그램으로서의 고민과 새로운 모습에 대한 각오, 새 커플의 관전 포인트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허항 PD는 "'우결'은 나이가 많은 프로그램이고 그동안 시도했던 아이템도 많다. 네티즌이나 시청자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게 패턴이 반복된다는 점이다. 새 커플을 런칭할 때도 숨기다 시인했다 하고 하차도 숨기다가 시인하는 것도 패턴화돼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허항 PD는 "이왕 연출을 맡게 된 김에 새로운 우결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 이 안에서 변주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과감하게 새롭게 런칭했다"고 밝혔다.
각 커플을 캐스팅한 이유를 언급했다. 허 PD는 "이국주와 슬리피 커플은 '나 혼자 산다' 같은 다른 프로그램에서 스핀오프됐다. '우결'에 넘어와서 결혼생활하면 어떨까, 흔한 선남선녀가 아니라 개성을 지닌 커플들이 실제 결혼 생활을 어떻게 해 나갈까를 투영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공명, 정헤성은 '내 귀에 캔디'를 보고 매칭해서 데려온 것 아니냐는 반응이 있는데 살짝 다르다. 그 프로그램을 보기 전에 정혜성을 추천 받았다. 사랑스럽고 재밌다고 들어서 미팅했는데 제작진이 보기에도 너무 사랑스럽고 탐나는 캐릭터였다. 솔직하게 공명과 하고 싶다고 세 번을 얘기하더라"며 뒷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공명도 많은 얘기를 꺼낼 수 있는 친구더라. 이왕이면 한 쪽이 꽂힌 상대방을 매칭하면 어떨까 싶어서 캐스팅됐다. 두번째 촬영까지 마쳤는데 가장 리얼하다. 실제 감정이 깊어가는 커플이어서 예상할 수 없는 리얼리티가 느껴졌다. 예능보다는 다큐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합류한 커플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화제성만큼은 어느 예능 못지 않게 높지만, 시청률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평균 3~4%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이국주와 슬리피가 합류해 반등을 일궈낸 상황이다.
허 PD는 "시청률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전성기 시절의 '우결'은 훨씬 높았다. 조권 가인 커플 때 조연출이었는데 17%가 나왔다. '무도' 보다도 잘 나왔었는데, 욕심으로는 더 이슈됐으면 좋겠고 기대 이상으로 시청률이 나왔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김선영 PD는 "알렉스 신애, 정형돈 사오리 등 과거에 사랑을 많이 받았던 때를 복습한다. 색깔이 다 달라 비교하는 것이 재미었는데 언젠가부터 경계가 무너지면서 각각의 스타일을 못 느끼겠다 하는 지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 시절의 자막이나 스토리 등도 공부하고 있다. 조금씩 오르고 있어 기대하는 상황이다"고 낙관했다.
제작진에 따르면 패턴 반복의 지루함을 깨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김선영 PD는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 외에 플러스로 색다른 시도를 하고 싶다. 젊은 연차의 PD들이 으쌰으쌰 하고 있다. 첫 만남 때 절대 들키면 안 되는데 이국주 슬리피는 V앱으로 첫 만남을 공개하고 생생하게 전달했다. 꽁꽁 숨긴 것들을 하나씩 허물고 싶었다. 그래서인지 시청률도 반등했고 화제성도 있어서 지금도 그런 식으로 주력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대본' 루머도 해명했다. 진정성과 직결되는 열애설 또한 방지하려 노력 중이다.
허항 PD는 "모든 악플에 대본 얘기가 많더라. 결론적으로 말하면 출연자들이 보는 문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세세한 대본이 있다고 믿는 분들도 있는데 큐시트 정도만 있다. 제작진이 개입하는 순간 시청자가 눈치를 채게 될 것이고 리얼 예능이라는 것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리얼 예능이라는 본질을 살리기 위해 시간만 알고 있다. '손을 잡아라' 이런 것(지시)은 금기시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김선영 PD는 "열애설이나 스캔들이 터지면 큰 타격을 받는다. 시청률로도 직결된다. 출연진에게 삼세번 확인하고 심층적으로 얘기해본다. 그럴 여지가 있으면 과감히 배제한다. 캐스팅 전날에 바뀐 경우도 있었다. 최대한 피해가 가지 않게 철저하게 확인한다. 진정성을 훼손당하는 순간 프로그램도 기로에 서기 때문에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큼한 직진 커플인 공명, 정혜성과 현실적인 모습의 이국주 슬리피 커플, 본업인 배우, 가수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드러낸 최태준과 보미 커플로 무장한 '우결'이 과거의 전성기를 되찾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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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