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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클래식 결산①] 극적 우승 등 예측 뒤엎은 상위 스플릿

기사입력 2016.12.14 07:30 / 기사수정 2016.12.14 09:29

신태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신태성 기자] KEB 하나은행 FA컵 결승을 마지막으로 올해 한국축구의 일정이 모두 마무리됐다. 특히 프로축구 1부 리그인 K리그 클래식은 이번 시즌에도 수많은 명승부와 명장면을 연출했고, 그 과정에서 각 팀들의 희비가 갈렸다. 한 해를 돌아보며 어떤 팀들이 기쁨의 눈물을 보였고, 슬픔의 눈물을 흘렸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 FC서울 – 1위
 
21승7무10패로 승점 70점을 획득한 서울이 20승16무2패로 본래 승점 76점을 가져가야했을 전북을 넘었다. 전북의 갑작스런 승점 삭감으로 일종의 운이 따른 우승이었다. 어부지리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다가온 행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도 쉽지 않다. 더군다나 서울은 시즌 도중 큰 변화를 겪은 팀이다. 최용수 감독이 중국행 비행기에 오른 뒤 황선홍을 사령탑에 앉혀 남은 경기를 운영했다. 갑작스런 사령탑 교체에도 이뤄낸 우승이라는 점에서 평가를 받을 만하다. 황선홍 감독은 부임 초기 3연패로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팀이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자 5연승으로 만회하며 막판 우승 경쟁에서 승리했다.
 
서울은 올시즌 리그에서 전북을 만나 3연패를 당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도 전북의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자칫 ‘전북 악몽’에 시달릴 뻔했던 한 해였다. 하지만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성사된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하며 최종 승자가 됐다. 또 K리그클래식 득점 2위 아드리아노가 올시즌 동안 모든 대회를 통틀어 35골을 터트리며 한국 프로축구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도 경신했다. 김도훈 감독이 가지고 있던 34골 기록을 13년 만에 갈아치웠다. 아드리아노는 5골로 FA컵 득점왕에도 오르는 겹경사를 맞았다. 비록 FA컵 결승전에서는 수원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지만 명승부를 연출하며 후회 없는 경기를 치렀다. 서울의 시즌은 다사다난했지만 그 끝은 '해피엔딩'이었다.



▲ 전북 현대 – 2위
 
정상적으로 계산하면 승점 76점이 맞다. 아무 일도 없었다면 전북은 여유롭게 우승을 확정 지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13년 심판 매수 사건이 이제야 수면 위로 올라왔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시즌 도중 승점 9점 삭감이라는 결정을 내리며 우승 타이틀을 놓쳤다. 1년 동안 리그를 진행하면서 단 2패밖에 내주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치명타가 됐다. 특히나 사실상 우승컵을 걸고 벌인 서울과의 최종전은 비기기만 했어도 1위를 확정짓는 경기였기에 패배가 뼈아팠다.
 
전북의 시즌은 김신욱, 이종호, 김보경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순항하는 듯했으나 후반기로 접어들며 점차 위기를 맞이했다. FA컵은 8강에서 K리그챌린지 돌풍의 주역 부천FC1995에 무릎 꿇었고, 리그는 결국 서울에게 내줘야만 했다. 그러나 전북이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힘든 싸움 끝에 알 아인을 물리치고 아시아 정상에 오른 전북은 유종의 미를 거둬 올시즌을 기쁨과 함께 매조지었다. 또 전북은 K리그클래식 33경기 연속 무패라는 대기록도 세웠다. 기존 K리그 최다 무패 기록이 2007시즌 성남 일화(현 성남 FC)의 15경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대단한 기록이다. 축구판에서 있어서는 안 될 불미스런 사건만 없었다면 완벽에 가까웠을 한 해였다.


 
▲ 제주 유나이티드 – 3위
 
아쉬움 없는 시즌이었다. 제주의 화력은 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전북과도 동급이었다. 38경기서 무려 71골을 터트렸다. K리그클래식에서 팀 득점이 70골을 돌파한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경기 수가 44경기로 지금보다 많았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울산에서 데려온 안현범이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며 김호남, 마르셀로와 함께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수비에서 문제점을 노출한 탓에 일찌감치 우승경쟁에서 낙오됐다. 제주는 두 시즌 연속으로 50점대 실점을 기록해 지난 시즌부터 이어져온 수비 불안을 해결하지 못했다.
 
제주의 선전 뒤에는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있었다. 시즌 말미에 챔피언스리그 참가 자격인 P급 지도자 자격증 소유 문제로 감독을 맡고 있던 조성환 코치와 코치직을 수행하던 김인수 감독이 서로 역할을 바꿨다. 챔피언스리그 규정이 바뀌며 기존 감독이 새로운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자 임시방편의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시즌 종료 후 AFC가 P급 교육 등록자에게도 자격을 부여하며 조성환 코치가 다시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커졌다. 3위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은 확보했던 제주는 수원 삼성이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서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다.


 
▲ 울산 현대 – 4위
 
시즌 시작부터 대대적인 개혁이 있었다. 김신욱과 김승규, 임창우가 동시에 팀을 떠났다. 윤정환 감독의 요청으로 작년에 영입된 제파로프와도 결별을 선택했다. 급격한 변화는 윤정환 감독의 전술이 선수단에 녹아들 수 없었던 원인이 됐다. '전 시즌 득점왕' 김신욱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됐던 이정협은 30경기서 4골만을 넣으며 부진했다. 울산은 41골로 리그 최저 수준의 득점을 기록하며 시즌 내내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울산보다 적은 득점을 올린 팀은 최하위로 강등된 수원FC(40골)가 유일하다. 다행히도 수비에서 강점을 드러내 리그 4위라는 성과를 거뒀다.
 
수원이 FA컵을 우승하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본 구단은 울산이다. 울산은 수원에게 FA컵 4강에서 고배를 마실 때까지만 해도 자신들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 알지 못했다. 시즌을 4위로 마감한 울산은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FA컵 우승팀인 수원에게 챔피언스리그 자동 진출권이 주어지며 울산은 출전 기회를 뺏겼다. 나쁘지 않은 성적에도 꺼림칙한 결말을 낸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이뿐이 아니다. K리그 감독상 순위 3위에 오른 윤정환 감독은 시즌이 끝나자마자 다시 일본행을 선택했다. 새 지도자는 김도훈 감독으로 결정된 상태다. 울산은 내년에도 새로운 분위기에서 시즌을 시작해야한다.


 
▲ 전남 드래곤즈 – 5위
 
올시즌 전남은 큰 전력 누수가 있었다. 개막 전 주포 이종호가 지역 라이벌 전북으로 향했다. 여기에 두 시즌 연속 팀 내 최다득점자로 자리했던 스테보와 작년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던 오르샤가 시즌 도중 외국으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을 책임졌던 주전 선수들이 한 번에 떠난 전남은 중간에 합류한 자일이 20경기에서 10골 6도움을 올리는 활약으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시즌을 절반도 소화하지 않은 오르샤가 팀 내 득점 2위라는 것이 치명적이다. 군 전역 후 막판에 복귀한 박기동은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전남은 시즌을 힘들게 시작했다. 첫 승을 거두기까지 7경기가 걸렸다. 마무리도 좋지 않았다. 마지막 4경기에서 따낸 승점은 1점, 이마저도 3연패 후 최종전에서 간신히 무승부를 거둔 것이다. 시즌 내내 이어진 경기력 기복이 발목을 잡았다. 그럼에도 올시즌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스플릿 도입 후 처음으로 상위 스플릿에서 시즌을 마쳤기 때문이다. 전남 또한 제주와 같이 감독 교체 촌극이 있었지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이 불발되며 다시 정갑석 감독이 복귀했다.


 
▲ 상주 상무 – 6위
 
올시즌 이변의 주인공으로 꼽히는 상주다. 유력한 강등 후보로 지목됐던 상주지만 오히려 창단 후 처음으로 상위 스플릿에 합류했다. 조진호 감독의 지도력이 K리그챌린지에서뿐만 아니라 K리그클래식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줬다. 조진호 감독은 대전 시티즌을 이끌던 지난 2015년 무서운 기세로 승격했지만, 개막 후 11경기서 1승2무8패를 기록하고 사퇴했던 기억을 완전히 씻었다.
 
다만 전역으로 인한 전력 손실로 스플릿 분리 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은 아쉽다. 군경팀에게 매년 고질적으로 지적되는 문제다. 박기동, 임상협, 박준태, 이용 등 핵심 선수들을 포함해 총 17명이 원소속팀으로 돌아갔다. 그렇지만 상주가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한 차례 돌풍을 일으켰던 조진호 감독은 다음 시즌 K리그클래식 승격에 도전하는 부산 아이파크의 수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상주는 김태완 수석코치로 조진호 감독의 빈 자리를 대신했다.



vgb0306@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DB, 프로축구연맹 제공

신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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