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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포커스] 박지성, PSV '공격수 계보' 이을까?

기사입력 2008.01.16 01:13 / 기사수정 2008.01.16 01:13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한국 축구의 '별' 박지성(2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하 맨유)은 2000년대 중반 네덜란드 명문 PSV 에인트호벤 시절 왕성한 측면 기동력을 앞세워 팀 공격을 이끌며 축구팬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그의 소속팀 에인트호벤은 2004/05시즌 이전 마테야 케즈만(페네르바체) 아리옌 로벤(레알 마드리드) 데니스 롬메달(아약스) 같은 기존 3톱 공격수들의 이적 속에서도 리그 우승과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달성하는 환희의 기쁨을 맛봤다.

당시 에인트호벤이 선전했던 요인은 선수들의 똘똘 뭉친 조직력. 최상의 스쿼드 조합으로 공수에서 호흡이 척척맞는 경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선수들의 특출난 기량이 그라운드에서 최대화 됐다. 특히 박지성과 함께 팀 공격력을 끌어 올렸던 '두 이적생 공격수' 다마쿠스 비즐리(레인저스) 제퍼슨 파르판은 팀 전력에 빠르게 녹아들며 자신의 훌륭한 가치를 에인트호벤에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렇듯, 에인트호벤은 여러 명의 정상급 공격수들을 배출해 호마리우-호나우도-뤼트 판 니스텔루이-케즈만으로 이어지는 정상급 공격수 계보를 이어갔다. 그러나 케즈만은 2004년 첼시 입단 이후 끝 없는 부진에 빠지며 에인트호벤의 자랑스러운 계보를 오래 잇지 못했고 한때 측면 공격수로 오름세를 탔던 로벤도 2년 전부터 거듭 된 부상과 부진으로 현재까지 신음중이다. 에인트호벤의 역사를 상징했던 공격수 계보는 케즈만과 로벤의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는 점에서 사실상 명맥이 끊겼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부상 회복 후 맨유에서 강한 존재감을 발휘한 박지성은 에인트호벤의 끊어진 공격수 계보를 다시 쓸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맨유에서는 측면 미드필더로 활약 중이나 에인트호벤 시절 좌우 측면 공격수로 맹활약 펼쳤다는 점에서 계보를 이을 조건이 충족된다. 3년 전 박지성과 에인트호벤서 호흡 맞췄던 비즐리와 파르판이 소속팀의 중심 선수로 활약하는 윙 포워드라는 점에서 지금의 에인트호벤은 정상급 공격수는 중앙 공격수가 아닌 측면 공격수쪽으로 무게가 쏠리게 됐다.

박지성은 붙박이 주전으로 자리잡았던 2004/05시즌 팀의 챔피언스리그 4강 돌풍을 이끌며 롬메달과 로벤 등 기존 주축 공격수들의 공백을 충분히 메웠다. 그는 에인트호벤의 측면 공격수로서 넓은 활동폭과 지치지 않은 체력, 빠른 스피드, 특유의 성실함을 앞세워 팀의 중심 선수로 도약하며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멋진 골을 뽑아넣는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쳐 그 다음 시즌 맨유로 이적할 수 있었다.

물론 박지성은 맨유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첫 시즌이었던 2005/06시즌 부터 맨유의 '신형엔진'으로 불리며 빼어난 공간 창출과 민첩한 움직임, 정확한 짧은 스루패스 등을 주무기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게 됐다. 퍼거슨 감독은 지난해 FA컵 결승전 오피셜 프로그램 책자를 통해 "박지성은 2007/08시즌 맨유의 중심 선수로서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할 정도로 박지성의 중요성과 절실함을 언급했다.

그런 박지성이 호마리우와 반 니스텔루이처럼 에인트호벤 정상급 공격수 계보를 잇도록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자신의 빼어난 재능을 맨유에서 꾸준히 발휘해야 한다. 특히 맨유는 많은 대회에서의 우승을 목표로 하는 명문 구단이어서 박지성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마련됐다. 맨유 레전드 패디 크레란드가 지난 12일 유나이티드 리뷰를 통해 "맨유 스쿼드가 박지성의 복귀로 더 강해졌다"고 강조할 정도로 그의 팀 내 입지와 위상은 앞으로 변함없이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위상을 높여나갈 박지성의 발전은 자신의 친정팀 에인트호벤의 공격수 계보를 다시 쓸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유럽 무대에서 명문 클럽 팀의 역사와 자랑거리를 빛낼 선수가 우리에게 존재하는 것은 한국에 내려진 큰 축복이다.

[사진=박지성 (C) 엑스포츠뉴스 이준열 기자]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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