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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포커스] 이영표-이동국-설기현, '위기의 계절'

기사입력 2008.01.15 14:11 / 기사수정 2008.01.15 14:11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축구 종가' 잉글랜드에서 한국 축구의 매운 맛을 전수하던 한국 선수들이 나란히 '위기의 계절'을 맞고 있다. 그 중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설기현(풀럼) 이동국(미들즈브러)은 방출 위기 또는 부진이라는 암초를 만났으나 마땅한 돌파구를 찾기 힘들다는 것이 심각성을 더해 준다. 이들의 활약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팬들은 부활을 바라는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전망이 밝지 않다.

얼마 전, 잉글랜드 언론들은 이영표가 토트넘 방출 명단에 포함 되었다는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후안 데 라모스 신임 토트넘 감독은 새로운 팀 스쿼드 구축을 위해 리그 실점 1위 수비에 대한 메스를 꺼내들었고 그 살생부에 이영표가 포함됐다. 그동안 토트넘을 위해 몸을 날리며 헌신하던 이영표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지만 전력 보강을 꾀하는 토트넘 입장에선 당연한 얘기일 수도 있다.

물론 이영표는 '경쟁자' 가레스 베일의 장기간 부상으로 아직 토트넘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더 남아있다. 그러나 현지 언론에서는 라모스 감독의 애제자 마네(세비야)의 토트넘 이적이 유력하다고 보도해 이영표 흔들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공격적인 풀백을 원하는 라모스 감독은 크로스가 약한 이영표 보다는 '골 넣는 풀백' 마네를 선호할 가능성이 커 다른 팀으로 떠날지 모를 위기에 내몰렸다.

이영표의 방출은 다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인 영향이 없더라도 여전히 소속팀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지 못한 한국 선수들이 불리한 입장에 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

특히 이동국은 이영표와 더불어 소속팀에서 방출 될 가능성이 큰 유력 선수다. 1년 동안 주전 보다는 교체 선수로 간간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으며 결장도 빈번했다. 문제는 지난해 프리미어리그에서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해 구단과 코칭스태프, 팬들 앞에서 자신이 어떤 장점을 지녔는지 제대로 어필하지 못하고 쓸쓸히 미들즈브러에서 떠날 위기에 몰렸다.

미들즈브러 여론에서 '골 없는 공격수'라는 비난을 듣는 이동국에게 남은 시간은 더 줄어드는 현실. 미들즈브러는 공격수 영입을 위해 아폰수 알베수(히렌벤) 프레드(리옹) 바그네르 러브(CSKA 모스크바)의 영입을 추진했으며 그 중 프레드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이미 소속팀의 주전 경쟁에서 밀린 이동국으로서는 좌불안석 일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레딩에서 인상깊은 활약을 펼쳤던 설기현의 이번 시즌 활약은 조용하다. 벨기에 시절부터 기복 심한 경기력이 문제였던 설기현은 이번 시즌 풀럼으로 이적하자마자 부진에 빠져 팀의 확고한 벤치 멤버로 전락했다. 최근 몇몇 경기에서 교체 출장했지만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경기를 마치는 경우가 잦았고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화 되었을 정도로 의욕을 잃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국내 축구 전문가들은 이러한 설기현의 단점을 빡빡한 경기 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체력부족으로 꼽는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시절 공포의 셔틀런 체력 테스트를 묵묵히 이겨냈던 설기현이지만 빡빡한 경기 일정에서 요구되는 꾸준함 앞에 맥을 못추고 있다. 한국 나이로 30대에 접어든 나이와 리그 19위 풀럼의 강등권 추락 위기 또한 부담스러운 요소.

세 명의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앞날은 이래저래 '바람 앞의 등불' 이다. 팀을 위한 공헌이 쉽게 묻혀 방출 위기에 몰린 이영표와 공격수의 절대 기준인 골을 넣지 못한 이동국, 풀럼 이적 이후 활약이 뜸해진 설기현의 이번 겨울은 쓸슬하고 춥기만 하다.

[사진=이영표, 이동국, 설기현 (C) 토트넘, 미들즈브러, 풀럼 홈페이지]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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