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LG 트윈스 외국인투수 데이비드 허프(32)가 내년 시즌에도 LG의 유니폼을 입는다. 합류한 7월부터 포스트시즌이 끝나기까지, 허프가 팀에 보여준 모습들을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LG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허프와 총액 140만 달러(약 16억 3000만원)에 2017시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투수 헨리 소사,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와도 재계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LG는 가장 먼저 허프와의 협상을 매듭지었다.
붙잡을 만한 이유는 충분했다. 올시즌 13경기 2승3패 5.54의 평균자책점으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스캇 코프랜드를 웨이버 공시한 LG는 7월 8일 대체선수로 허프를 데려왔다. 당시 LG는 승패마진 '-10'에 시즌 7위로 내려앉아 있는 상태였다.
반등이 필요한 상태에서 허프가 들어왔고, 허프 영입과 동시에 LG는 순위 상승에 대한 추진력을 얻었다. 허프는 정규시즌 13경기에 나와 74⅔이닝 7승2패 1홀드 3.1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로 우뚝 섰고, 소사와 류제국, 우규민 등과 함께 안정된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하며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에이스 본능'은 발휘됐다.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로 등판한 허프는 7이닝 4피안타 7탈삼진 무볼넷 2자책 4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팀이 승리하지 못했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믿음직스러운 모습으로 2차전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7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 포스트시즌 첫 승을 올렸다.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견고한 모습을 과시했다.
그리고 4차전, LG가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단 이틀 휴식 후 팀을 위해 구원 등판에 나섰다. 비록 이날 허프가 선발 때만큼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서 LG가 패했고, 이를 끝으로 LG의 가을야구가 막을 내리게 됐지만 허프를 나무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허프는 4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외국인투수로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성적은 물론 동료들과의 호흡, 팀이나 리그에 대한 적응 면에서도 잘 녹아들었다. 2016년 허프의 모습이 2017년에도 허프를 기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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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