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플릿' 개봉①] 감동부터 시원함까지, 어느 하나 놓칠 것 없다

 
[엑스포츠뉴스 최진실 기자] '스플릿'은 볼링 영어로 남은 두 개 이상의 핀이 거리를 두고 있어 좀처럼 한 번에 넘길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성공의 확률이 희박한, 어려운 상황을 의미하기도 한다.
 
'스플릿'이라는 볼링 용어는 영화 '스플릿'(감독 최국희)에서 주인공 철종(유지태 분)과 영훈(이다윗), 그리고 희진(이정현)의 상황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단어기도 하다.
 
한 때 볼링계의 전설로 불렸던 철종은 불의의 사고로 인해 다리 장애를 안고 살아간다. 철종은 도박 볼링에 나서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희진은 아버지의 볼링장을 뺏기지 않기 위해 도박 볼링을 주선해주는 브로커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철종에게 늘 열등감을 갖고 사는 두꺼비(정성화)의 위협 속에 볼링장 마저 뺏길 위기에 처한다.
 
그런 철종 앞에 나타난 이는 영훈이다. 어정쩡한 자세를 보이고 자신의 세계에 갇힌 영훈이지만  어마어마한 볼링 실력을 가지고 있다. 이에 철종과 희진은 영훈을 설득해 함께 도박 볼링에 나서게 된다.
 
한 때 잘 나갔지만 현재는 몰락한 볼링선수와 천재 소년이 만나 펼치게 되는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뻔할 수 있다. 게다가 도박 볼링이라는 소재는 우리에게 생소하기만 하다. 하지만 영화 '스플릿'은 생소함과 뻔함이라는 '스플릿' 상황을 시원하게 날려준다.
 
내용의 주를 이루는 볼링 경기는 그 결과에 몰입되게 한다. 공이 굴러가며, 어떤 경기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하는 관객의 모습을 발견하게 해준다. 자주 등장하는 볼링 경기는 영화를 긴박하게 이끄는데 큰 역할을 한다.

 
유지태와 이다윗이 펼쳐가는 브로맨스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그동안 진중한 이미지를 펼쳤던 유지태는 파마 머리를 하고 인생 밑바닥에 있는 인물을 연기하며 새로운 면모를 보였다. '고지전', '더 테러 라이브' 등 많은 작품을 통해 찬찬히 필모그래피를 다져온 이다윗의 활약도 놀랍다. 이다윗은 전작의 모습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자폐 소년 연기를 선보였다.
 
유지태와 이다윗은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츤데레' 선생님과 순수 제자의 캐릭터도 자신의 캐릭터로 녹아내며 영화의 웃음과 감동을 자아냈다.
 
유쾌한 브라운관 속 모습과 더불어 뮤지컬 스타로 자리매김한 정성화의 악역 변신도 새롭다. 정성화는 뼛속까지 철종에 대한 열등감으로 가득찬 두꺼비 역을 맡아 보는 이의 분노를 유발하게 하는 악역 연기를 해냈다.
 
후반부의 급작스러운 전개와 왠지 다음 내용을 알 것 같은 성장 스토리는 약간의 아쉬움을 자아내지만 배우들의 호연과 긴장감 넘치는 전개, 통쾌한 스토리 텔링은 영화를 풍성하게 채웠다. 이와 더불어 도박 볼링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따뜻한 감동까지 잡았다. 9일 개봉. 121분.
 
true@xportsnews.com / 사진 = 오퍼스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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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