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샤이니 키가 배우로서의 가치를 확인했다.
키는 오늘(25일) 종영하는 tvN 월화드라마 ‘혼술남녀’에서 9급 공무원 시험 준비생 3년차 공시낭인 기범 역을 맡아 열연했다.
데뷔 9년 만에 드라마에 처음 도전한 키는 공시생의 모습을 실감나는 연기로 그려냈다. 능청스러운 경상도 사투리 구사와 함께 장난스러우면서도 귀여운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쓸쓸한 표정과 진심으로 눈물을 흘리는 꾸밈없는 연기로 현실적인 공시생 캐릭터를 맞춤옷 입은 듯 소화했다.
'혼술남녀'의 호평과 함께 키의 재발견이라는 칭찬이 이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편견을 깨고 배우 못지않은 연기력을 보여줬다.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까지 인기 아이돌 그룹 샤이니로 각인된 탓에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보란 듯이 아이돌 연기자라는 수식어를 지워냈다. 정극 연기가 처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결과다.
사실 이는 한 번에 쌓아 올린 것이 아닌 차근차근 준비해 얻은 성과다. 키는 앞서 연극과 뮤지컬에서 기본기를 다졌다. 뮤지컬 ‘인더하이츠', '체스', '조로', '보니앤클라이드', '삼총사', '캐치미이프유캔', 연극 ‘지구를 지켜라’까지 공연계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춤과 노래, 연기 모두 완벽하게 소화해 해야 하는 뮤지컬에서 주인공을 맡아 다채로운 연기를 보여줬다. 최근 워싱턴 하이츠 이민자들의 애환과 꿈을 담은 ‘인더 하이츠’에서는 장기인 랩과 노래, 스트릿 댄스를 무기로 극에 녹아들었다.
지난 5월 폐막한 연극 ‘지구를 지켜라’에서는 나쁜 외계인을 제거하려 하는 행동주의자 이병구로 분해 색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당시 이지나 연출은 "바쁜 아이돌은 작품을 매니저에 맡기지만 기범이는 예민해서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이런 스케줄에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많더라. 연습할 때 자세가 좋다. 굉장한 노력파"라며 추켜세웠다.
키 역시 "개런티나 규모보다 좋은 작품과 장르, 콘텐츠에 관심이 많다.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재밌지 않으면 할 수 없는데 스스로 공부가 된다는 걸 깨달았다. 새로운 경험을 쌓는 게 힘들기보다는 어떤 도전을 할지 기대된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연기는 춤과 노래, 퍼포먼스와는 완전히 다른 분야이기 때문에 아이돌에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키는 아이돌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기에 대한 관심과 그에 정비례한 노력을 더했다. 덕분에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얻을 수 있었다.
최근에는 아이돌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연기를 잘하는 연기돌들이 기회를 얻고 있다. 키 역시 이번 ‘혼술남녀’를 통해 연기돌 군단에 본격적으로 합류, 앞으로의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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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