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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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피릿' 종영] MSG 뺀 음악예능, 걸그룹 목소리에 날개를 달다

기사입력 2016.09.28 07:02 / 기사수정 2016.09.28 06:43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걸스피릿' 눈물을 강요하는 사연과 자극적인 심사평을 뺀 음악 예능은 본래 기획대로 걸그룹 목소리에 날개를 달아줬다.

JTBC '걸스피릿'이 27일 파이널 라운드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스피카 보형, 베스티 유지, 러블리즈 케이, 오마이걸 승희에 와일드카드로 올라온 레이디스코드 소정까지 총 다섯 명이 진검승부를 펼쳤고 보형이 제1대 걸스피릿이 됐다.

'걸스피릿'은 인지도가 낮은 12명의 걸그룹의 메인 보컬에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었다. 아무리 노래를 잘해도 멤버 수가 많은 탓에 10초의 파트도 사수하기 힘들거나, 그마저도 카메라를 다른 사람에게 뺏기기 일쑤인 걸그룹 멤버들의 목소리를 찾아주겠다는 야심 찬 각오가 있었다. 12명의 참가자는 자신의 우승보다 소속 그룹을 알리는 걸 더욱 중요하게 생각해서 더욱 가슴 아팠다. 특히 플레디스걸즈, 우주소녀, 에이프릴, 오마이걸, CLC, 소나무 등 데뷔한지 얼마 안 된 걸그룹일수록 그랬다.

참가자들의 목표는 하나씩 이뤄졌다. '걸스피릿'이 방송되는 두 달 동안 12명이 소속한 걸그룹의 위상은 많이 달라졌다. 특히 소나무의 민재는 "소나무를 검색하면 나무만 나온다"고 말했었는데, 민재가 '나를 외치다'로 1위를 한 뒤 당시 활동 중이던 소나무의 신곡 '넘나 좋은 것'의 음원 순위가 상승하기도 했고, 이제는 소나무를 검색하면 그룹 소나무가 가장 상위에 노출된다.

상대적으로 어린 멤버가 많았던 A조가 매번 성장드라마를 썼다면, '걸스피릿 3대장' 보형, 유지, 소정이 있었던 B조는 매회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긴장감을 줬다. 세 사람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서로에게 둘도 없는 동료이자 경쟁자가 되었다. 무대와 노래에 갈증을 느꼈던 걸그룹들이 물 만난 듯 끼를 펼치는 모습은 대결이나 순위를 떠나 그 자체로 흐뭇했다. 12명이 매번 고른 실력을 보여준 건 아니지만 부족한 모습까지도 아름다워 보였다.

흔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멘토'가 아닌 '구루'라는 이름의 다섯 선배는 독설을 할 때도 있었지만 12명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어 했다. 서인영과 이지혜는 솔직한 평가로 간담을 서늘하게 했지만, 카메라가 꺼진 후에도 피에스타 혜미를 찾아가 다독이는 모습은 선후배 간의 정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음악 예능프로그램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되던 강요된 슬픔, 악마의 편집 등이 없어 편하게 무대를 감상할 수 있었다. 참가자들이 직접 구상한 아이디어로 꾸며지는 무대는 각자의 개성이 드러나 더욱 보기 좋았다. 파이널 라운드에 진출한 케이, 현승희뿐만 아니라 성연, 진솔, 다원 등 걸그룹의 성장을 엿볼 수 있었다. 보컬들은 이제 걸그룹 멤버 중 한 명으로 돌아가지만, '걸스피릿'의 기억들은 앞으로 이들에게 살아갈 힘이 되어줄 것이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JTBC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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