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포르투갈)의 질주는 전반 25분에 멈췄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앙리 들로네에 입맞춤을 한 이는 호날두였다.
호날두가 명실상부 유로2016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호날두는 11일(한국시간) 프랑스 생드니에 위치한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유로2016 결승전에서 고작 25분 만에 그라운드를 빠져나와야 했다.
유로2004 이후 12년 만에 결승 무대를 밟은 호날두는 누구보다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준결승까지 3골 3도움을 기록하면서 전력이 약하다고 평가받던 포르투갈을 결승까지 이끈 장본인이었다.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경기 시작 8분 만에 디미트리 파예와 볼 경합 도중 충돌하면서 왼쪽 무릎을 다쳤다. 참고 뛰어보려고 애를 썼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호날두는 전반 25분 그라운드에 주저앉았고 눈물을 흘리며 결승전을 마감해야 했다.
자연스레 시선은 프랑스 에이스 그리즈만에게 향했다. 이번 유로2016은 호날두와 그리즈만의 대결로 압축됐다. 그리즈만은 6골 2도움을 올리며 호날두 이상가는 영향력을 과시했고 프랑스를 16년 만에 정상으로 이끌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호날두마저 벤치로 물러난 이상 그리즈만의 독무대가 그려졌다. 실제로 그리즈만은 좀처럼 포르투갈의 수비를 공략하지 못하던 프랑스에 유효슈팅을 기록할 만큼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가장 날선 모습이었지만 포르투갈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그리즈만이 그라운드에서 침묵한 사이 오히려 벤치로 물러난 호날두가 영향력을 발휘했다. 연장전에 돌입하기 전 호날두는 절뚝거리는 다리에도 일일이 포르투갈 선수들을 감싸안으며 힘을 불어넣었다. 연장 내내 감독이라도 된 듯 테크니컬 라인까지 나와 지시하기 바빴다. 에데르의 극적인 결승골이 터진 이후에는 선수들을 독려하며 남은 시간까지 집중력을 유지케 했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고 포르투갈의 모든 선수가 호날두를 향해 내달린 것은 분명 아픈 다리에도 시종일관 서서 자신들을 격려한 리더에게 주는 고마움의 표현이자 값진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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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