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순항을 거듭하던 강정호(29,피츠버그)가 갑작스러운 악재를 만났다.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각) 강정호가 성폭행 혐의로 시카고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시카고트리뷴' 등 현지 보도에 따르면 강정호는 위치 기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여성을 만났고, 지난달 18일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 경기가 끝난 뒤 한 시간 정도 뒤에 자신이 있는 호텔로 여성을 불러들였다.
이 여성은 "오후 10시 쯤에 강정호가 있는 숙소에 도착했고, 강정호가 술을 줬다. 이후 15~20분 후 정신을 잃었고,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강정호는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충격적인 소식에 국내는 물론 현지 언론들도 이 사실을 잇따라 보도하면서 이 사실을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피츠버그의 프랭크 코넬리 사장은 구단 선수, 코칭 스태프, 직원들에게 강정호와 관련된 이야기를 절대 하지 못하도록 함구령을 내렸다. 아직 혐의가 밝혀지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바라보겠다는 입장이면서도, 그만큼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경우 성범죄는 30년에서 최고 무기 징역을 받을 수 있는 중범죄다.
일련의 상황 만으로도 강정호는 그동안 자신이 쌓아온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메이저리그에 진출을 하면서 강정호는 매우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그동안 추신수, 최희섭 등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있었지만, KBO리그에서 뛰다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타자는 한 명도 없었다. 강정호는 KBO리그 최초 3할-40홈런-100타점을 기록하는 등 한국 무대에서 활약을 펼치면서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의 눈도장을 받아 아무도 가지 못했던 길을 스스로 개척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진출한 뒤에도 강정호의 활약은 이어졌다. 지난해 126경기 나와 타율 2할8푼7리 15홈런 58타점으로 활약하면서 내셔널리그 신인 3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동안 KBO리그 타자들이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표를 말끔하게 지웠다. 강정호의 활약은 김현수, 박병호 등 후발 주자들이 좀 더 수월하게 미국 땅을 밟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였다.
여기에 강정호는 지난해 컵스와 경기 도중 상대의 '살인적인' 태클로 부상을 입고 시즌 아웃이 된 뒤 차근차근 재활에 나선 끝에 포스트시즌 경기에 휠체어를 타고 나타나 홈팬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실력과 투지를 모두 갖춘 프로의 모습에 강정호는 국내외 '스타'로 발돋움했었다. 그렇기에 이번 사건이 주는 충격은 더욱 컸다.
강정호에게 있어 최상의 시나리오는 무혐의 결론이다. 합의가 있어도 혐의가 남아 있을 경우 메이저리그 자체 징계는 물론, 구단으로부터의 징계를 피할 수 없다.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노조는 지난해 8월 '가정폭력과 성폭력, 아동학대 방지 협약'을 발표했다. 호세 레이예스(51게임), 헥터 올리베라 (82게임)와 아롤디스 채프먼(30게임)이 여성 폭력 뒤 사법 처리와 별개로 이 조항을 근거로 중징계를 받았다. 여기에 레이예스는 팀 이미지 실추로 소속팀에서 방출되기도 했다.
아직 결론이 어떤 뱡향으로 날 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여성 관련 범죄를 엄중히 다스리는 메이저리그인 만큼 이번 사건으로 강정호가 쌓은 이미지들은 한순간에 무너트린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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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