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12년 만에 FA컵 우승을 달성했다.
맨유는 2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2016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연장 120분 접전 끝에 크리스탈 팰리스를 2-1로 제압했다.
위기와 불운을 모두 극복한 우승이다. 맨유는 시종일관 우세의 경기를 펼친 상황에서도 두 차례 골대를 때리는 아쉬움과 종료 12분 전 선제골 실점까지 패색이 짙어졌던 위기까지 뒤집어낸 짜릿한 우승이다.
루이스 판 할 감독의 운명이 걸린 결승전서 맨유는 베스트 카드를 꺼내들었다. 4-2-3-1 포메이션으로 마커스 래쉬포드가 최전방을 맡았고 2선에 앙토니 마샬과 웨인 루니, 후안 마타가 섰다. 중원은 마루앙 펠라이니, 마이클 캐릭이 지켰으며 포백은 마르코스 로호와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풀백, 크리스 스몰링과 달레이 블린트가 센터백을 구성했다.
이에 맞선 팰리스도 4-2-3-1 전형으로 야닉 볼라시에와 윌프레드 자하, 요한 카바예 등 주전이 모두 출전했다. 기대를 모았던 이청용은 아쉽게도 명단서 제외됐다.
FA컵과 유독 인연이 없는 맨유와 창단 처음으로 우승에 도전하는 팰리스의 싸움은 예상했던 그림으로 이어졌다. 맨유가 볼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주도하고 팰리스가 수비에 힘을 주며 역습으로 반격하는 모양새였다.
전반만 해도 쉽사리 불꽃이 튀지 않던 경기는 후반 들어 서로 득점을 노릴 만한 상황을 만들어내면서 공방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맨유가 먼저 골 상황을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번번이 골대에 막혔다. 후반 7분 펠라이니의 오른발 슈팅이 골대를 때리더니 8분 뒤 마샬의 헤딩 슈팅마저 또 다시 골키퍼가 아닌 골대에 막혀 불운을 삼켰다.
시간이 흐를수록 지키고 이기는 시나리오를 작성했던 팰리스에 무게추가 기울기 시작했고 후반 33분 제이슨 펀천이 그림 같은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뽑아냈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확실하게 무너트린 펀천은 절묘한 트래핑 이후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남은 시간은 불과 10여분. 팰리스는 우승을 직감했고 앨런 파듀 감독은 춤사위까지 보여주면서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아직 끝나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고 맨유가 남은 힘을 모두 짜내기 시작했다. 페이스를 급격히 끌어올린 맨유는 불과 3분 뒤 루니의 드리블 돌파 이후 문전으로 연결한 크로스를 펠라이니가 가슴으로 트래핑한 볼을 마타가 왼발로 연결하면서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냈다.
결국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고 맨유는 연장 전반이 끝나기 직전 스몰링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는 뜻밖의 상황에 내몰렸다. 스몰링은 볼라시에에게 돌파를 당하자 발을 잡고 늘어지면서 두 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을 당했다.
이미 체력이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황서 10명이 뛰어야 하는 맨유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앞서 위기를 이겨냈던 맨유는 우승할 자격이 있었고 연장 후반 6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제시 린가드가 시도한 슈팅이 골망을 흔들면서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2-1로 리드를 잡은 맨유는 우승에 한발 다가섰고 남은 시간 팰리스의 공세를 침착하게 막아내면서 짜릿한 역전승으로 FA컵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맨유는 2003~2004시즌 이후 12년 만에 FA컵 우승을 달성했고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떠난 후 처음으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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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