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배우 권현상에게 '욱씨남정기'는 '배움'으로 가득한 현장이었다. 그는 거듭 "많이 배웠던 드라마 현장"이라고 '욱씨남정기'와 함께 출연한 이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최근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욱씨남정기'에서 권현상은 학자금대출에 허덕이는 '3포세대' 박현우 대리로 인상깊은 활약을 펼쳤다. 젊은 청춘들을 대변하는 그의 모습과 고민에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권현상은 "좋은 작품에 출연하게 돼 너무 좋았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던 것 같아 기분이 좋고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하다"며 "저한테는 특별히 많이 배워갈 수 있었던 드라마였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의 가족들도 재밌게 봤다.
그는 "어머니가 굉장히 재밌게 봤다고 하셨다. 어머니 주변분들도 재밌게 봤다며 어머니께 이야기 하셨다고 들었다. 내가 많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드라마 자체가 재밌었다고 하시니 기뻤다"고 '욱씨남정기'의 호평에 반가워했다.
시작 전까지만 자신이 '잘 섞일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이내 기우가 됐다. 권현상은 "나오는 배우들이 워낙에 잘하시는 분들이다. 내가 쫓아갈 수 있을까 하고 걱정도 많이 했는데 잘 묻혀간 것 같다"며 "옆에서 많이 여쭤보기도 하고 많이 보면서 배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와 주로 호흡을 맞춘 러블리 코스메틱 직원들은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다. 권현상은 "누구하나 빠짐없이 선물이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권현상은 인터뷰에서 으레 하는 이야기가 아님을 강조하며 "힘든 일을 털어놓으면 자기 일처럼 들어주시는 분들"이라고 고마워했다. 극중 못말리는 조동규 사장 역의 유재명은 그와 함께 대기실을 쓰며 진지한 대화도 곧잘 나눴다. 권현상은 "드라마 이미지와 달리 아주 젠틀하신 분이다. 너무나도 멋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목소리도 낮고, 실제 모습은 굉장히 멋있으시다. 항상 조심스럽게 내게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해주셨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김선영은 직설적인 여장부였다. 권현상은 고민이 있으면 그에게 달려가 털어놨다.
남정기 역의 윤상현도 잊지 않았다. 그는 "윤상현이 제일 많이 도와줬다. 항상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이런저런 조언도 해주셨다. 성격이 진짜 좋으시다"며 "형처럼 편하게 장난도 많이 치고, 편하게 해주셨다"고 털어놨다. 황보라를 제외하고는 모두들 '욱씨남정기'를 통해 처음 만난 배우들이다. 성격도 밝고 장난도 잘 치는 배우들 덕에 촬영 현장은 내내 웃음으로 가득했다.
이형민 감독과의 만남도 반가운 일이었다. 그는 "젠틀하게 현장에서 잘 이끌어주셨다. 현장에서 요구하신 부분이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있었는데 드라마를 보면서 '이랬구나!'라고 알게 됐다. 내게 영광이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직장생활을 해본 적 없는 권현상에게 박대리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그는 "처음에는 잘 이해가 안가는 부분들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직장생활을 경험한 적이 없기에 어쩔 수 없이 느끼는 부분이었다. 이내 주변의 직장인들에게 방영 내내 어떤 부분이 공감을 샀는 지 묻곤 피드백을 받았다.
권현상은 "당장 나는 학자금 대출도 받지 않았었다.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미처 몰랐었지만, 드라마를 찍으면서 그런 부분들도 알게 됐다. 회사가 돌아가는 분위기도 알았다"며 "박대리가 매 회 대처하는 상황들이 현실적이라고 느꼈다. 그가 정말 '이럴 수 있겠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대본에 현실을 많이 반영한 부분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문제의 해결방식은 다소 판타지일 수 있어도 '욱씨남정기'가 제기하는 문제와 고민은 그도 공감했다.
특히 접대신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찍을 때는 잘 몰랐는데 방송으로 보면서, 편집된 걸 봤는데 '이렇게 처절하구나' 이런 것들을 많이 느꼈다"고 토로했다. 윤상현, 유재명과 드라마 초반에 찍은 프리젠테이션 하러 가는 신도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권현상은 "셋이 되게 바보같지 않냐"고 웃음을 터뜨리며 "셋이 모여있을 때 재밌었다"고 강조했다. 혹시라도 '욱씨남정기' 시즌2가 제작된다면 자신에게 갑질을 했었던 신팀장으로 변신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도 더했다.
장미리 역의 황보라와의 러브라인을 묻자 "잘 안된 것에 대해 사실 만족을 느꼈다"고 의외의 답을 내놨다. 그는 "더 현실적이라서 좋았다. 마지막 회에 삭제된 신이 있는데, 내가 한 번 더 고백하고 차인다. 미리가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며 거절한다. 그런 부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욱씨남정기'에서 다뤄진 러브라인들이 약간의 뉘앙스만 주며 마무리 된 것 또한 좋다고 덧붙였다.
'욱씨남정기' 기획 초반에는 그와 황보라는 연인사이로 설정되어 있었다는 뒷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짤막한 시놉시스에 있는 인물 설명만 보고 시작했다. 회사 기밀을 빼돌리고 장미리를 짝사랑하고 이런게 만들어졌던 것 같다"며 "원래는 연인관계였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박현우라는 캐릭터가 이렇게 많이 보일지 몰랐었는데 감독님과 작가님이 세세한 역할로 잘 살려주셨다. 굉장히 많이 살려주셔서 감사하다. 생각지도 못했다"며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김숙, 윤정수, 도희, 메이비, 윤시윤, 연정훈 등 화려한 특별출연 라인업을 자랑한 '욱씨남정기'에서 권현상의 기억 속에 남는 인물은 홍석천이다. 권현상은 "홍석천은 언제나 뵐 떄마다 유쾌하고 대단하시다. '사람이 멋있다'라는 느낌을 준다. 역할도 자연스럽게 하시고 분위기도 좋았다. 진짜 프로였다"며 "오히려.많이 편집이 됐다. 현장에서는 정말 웃겼었다. 생각 하니 또 웃기다"고 털어놓으며 실제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성공적으로 '욱씨남정기'를 마무리한 권현상에게 배우라는 업의 목표는 하나다. 전보다 더 나은 배우가 되는 것이다. 그는 "그게 제일 힘든 것 같다"면서도 "목표는 항상 그렇게 갖고 있다. 작품 하나 끝나면 반성의 시간이 길다. 아쉬운 부분도 많이 보이고 그렇다"고 털어놨다. 이어 "자기가 한 연기에 만족하는 배우가 없다고 하더라. 그렇기에 나도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모습의 배우가 되고 싶은 생각이 있다. 거창하진 않다"고 덧붙였다.
드라마를 마무리한 그에게 슬쩍 예능 출연 욕심은 없는 지 물었다. 지난해 아버지 임권택 감독과 MBC '위대한 유산'에 출연한 바 있는 그는 "아버지랑은 하고 싶지 않다. 아마 아버지도 똑같이 느끼실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며 "예능이란게 기회가 된다면 항상 해보고 싶다. 요즘에 워낙 재밌는 포맷들도 많지 않냐"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권현상은 이달 말까지 여행 등 휴식을 취한 뒤 본격적으로 차기작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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