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24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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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태양아래', 북한소녀 진미의 행복을 바라며

기사입력 2016.04.26 17:08

최진실 기자
 
[엑스포츠뉴스=최진실 기자] 북한 사회의 실상과 이면이 영화 '태양아래'(감독 비탈리 만스키)에 의해 공개됐다.
 
러시아 출신의 비탈리 만스키 감독은 1년 동안 평양에 머물며 8세 소녀 진미와 함께 생활을 하고 그의 이야기를 담았다. 비탈리 만스키 감독은 북한과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진미를 중심으로 평양 주민들의 생활상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촬영할 예정이었지만 제작 과정에서 진미의 모든 것이 조작됐다는 사실을 깨닫고 리얼한 일상을 담게 됐다.
 
진미는 북한에서 가장 인정받는 청소년 단체인 조선소년단에 입단하게 됐다. 좋은 아파트에 살고 화목한 부모님 아래에서 지내는 진미는 평양 최고의 학교에 다니고 있다. 겉보기에는 전혀 문제 없는 진미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진미의 삶은 모두 연출된 것이었다. 진미의 아버지는 저널리스트에서 봉제 공장의 엔지니어로 조작됐고 진미의 집 역시 거짓이었다.
 
또한 어린 진미와 친구들은 북한의 사상 교육을 받고 영화 속 대사와 같이 연출된 답변을 말한다. 진미의 친구 수연이는 태양절 공연을 앞두고 다리 부상을 입게 됐고 진미와 친구들, 선생님은 수연이를 찾아갔다. 이들의 모습은 영화 촬영처럼 연출됐다. 북한 관계자는 진미와 친구들, 그리고 수연이에게 대사와 표정을 요구했고 아이들은 이를 해냈다.
 
진미의 식사도 연출이었다. 다양한 반찬과 함께 말 그대로 '진수성찬'이었던 진미의 식사 역시 꾸며진 것이었다. 진미와 아버지는 김치의 효능에 대해 대사를 주고 받으며 최상을 연출하기에 노력했다. 겉보기엔 행복하고 화려해보였지만 이면이 있었던 만큼 진미의 웃음은 좀처럼 보기 힘들었다. 진미는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 공연을 준비하며 어린 아이로는 힘든 계속된 연습에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또한 진미는 마치 인형처럼 '정치', '노동'에 대해 학급 대표로 말했고 진미의 이야기를 듣는 친구들의 모습 역시 '과연 이것을 이해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표정이었다.
 
영화 후반부 제작진은 진미에게 소년단 입단 소감에 대해 질문했다. 한참을 생각한 진미는 '조직생활'에 대해 언급하며 어린 아이의 답변이라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주체 사상과 조직에 관한 이야기를 말했다. 그리고 진미는 울음을 터뜨렸다. 행복했던 일을 생각해보라는 제작진의 위로도 소용없었다. 진미는 눈물을 닦으며 행복했던 기억을 생각했지만 그에겐 없었다.
 
진미는 시를 한번 떠올려 보라는 말에 자동적으로 소년단 입단에 관련된 선서를 읊었다. 어린 아이인 진미에게는 행복한 기억도, 즐거운 기억도 없이 오로지 주체 사상만이 자리잡고 있었다.
 
영화는 북한의 이면을 그대로 담았다. 사람들의 삶이 연출되는 모습과 함께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 풀을 뜯는 어른들의 모습을 그대로 전했다.
 
25일 진행된 언론 시사회에서 비달리 만스키 감독은 "모든 장면들은 100% 통제 하에 촬영됐다. 이러한 조건 속에서 일한 적은 세계 어디에서도 없었다"며 북한의 통제를 전했다. 이어 감독은 "북한에서 알게 되고 가장 놀라웠던 것은 북한에는 인간적인 리액션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고 말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많은 이들은 영화가 공개된 후 북한에서 머물고 있는 진미와 가족들에 대해 걱정을 전하기도 했다. 비달리 만스키 감독 역시 첫 번째로 바라는 것이 진미와 가족들의 안전이라 말했다. 진미는 한참 뛰어 놀고 해맑게 지낼 나이의 소녀다. 하지만 진미에게서는 행복이나 해맑음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하루 빨리 진미가 진정한 웃음을 되찾고 다시 누군가 그에게 행복을 물었을 때 여러 순간을 떠올리며 고민할 수 있길 바란다. 92분. 전체관람가. 개봉은 오는 27일.
 
true@xportsnews.com / 사진=THE픽쳐스

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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