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아영 기자] tvN 월화드라마 '피리 부는 사나이'를 둘러싼 표절 논란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25일 오전 드라마 '피리 부는 사나이'의 제작사 콘텐츠케이는 보도자료를 통해 류용재 작가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직접 공모전 주최기관인 광주 정보문화산업진흥원을 방문해 인쇄본을 열람 후 "두 작품이 서로 다른 작품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류 작가의 입장이 보도된 후 웹툰 '피리 부는 남자'의 고동동 작가는 "두 작품에 유사성이 많으며, 류용재 작가가 공모전의 최종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는 심사의견서가 있다"며 전면 반박했다.
◆ 작품의 유사성
류 작가는 "두 작품은 '주요배경'과 '컨셉', '사건의 전개과정'과 '등장인물과 그들 사이의 관계' 등 내용적인 면에서 여러가지 차별점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고동동 작가의 작품 '피리 부는 남자'의 배경은 지하철로, 지하철 안에서 방독면을 놓고 벌어지는 일종의 살인게임이 주된 스토리라고 봤다. 드라마 '피리 부는 사나이'는 다양한 장소, 상황에서 벌어지는 테러, 인질극 등을 다루고 있으며 지하철은 배경으로 등장하지 않고 사건 전개 과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중심 캐릭터 또한 제 작품은 두 명의 네고시에이터와 앵커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는데, 고작가님의 작품과 공통분모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류 작가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에서 따온 제목과 모티브는 인정하면서도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어 많은 작품들에 영감을 주었"고 "'테러를 통한 사회적 복수'라는 키워드 역시 많은 작품이 공유하고 있는 모티브"라며 다른 창작물에서도 찾을 수 있는 보편적인 설정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고 작가는 "부패한 권력자들에 의해 희생된 자들이 복수를 위해 테러리스트가 된다는 줄거리를 동화 피리부는 남자의 상징을 통해 해석하는 것, 이 과정에서 언론과 방송이 결정적인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점 등은 적어도 제가 아는 한 선례가 없다"며 류 작가의 '보편적인 설정'이라는 지적을 전면 반박했다.
또 "최초 도입부에서 피리부는사나이의 동화 나레이션이 깔리면서 시위 장면이 등장하는 것부터 두 작품이 거의 유사"하며 "테러리스트가 등장할때 피리를 불거나, 휘파람을 부는 장면, 실시간 방송을 통해 테러리스트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장면 등 중요 장면의 표현 방법이나 내용이 다수 일치"한다고 구체적인 장면을 들어 유사성을 주장했다. 그는 "법적 대응에서 구체적으로 밝힐 것"이라며 더 많은 유사점이 있다고 말했다.
◆ 창작의 시기
류 작가는 공식입장을 통해 드라마 '피리 부는 사나이'의 준비과정에 대해서도 상세히 털어놨다. 류작가는 2009년 경찰대 협상전문 교수와 만나 해당 소재에 대한 관심을 가졌고 2014년 고 작가의 해당 작품을 접하기 전인 2010년부터 '네고시에이터'라는 제목으로 해당 소재를 다룬 드라마 아이템을 개발해왔으며 테러의 배후조종자 캐릭터를 만들면서 '모리어티'가 아닌 '피리 부는 사나이'가 탄생했다고 말했다.
반면 고 작가에 따르면 2014년 공모전 당시 10년 이상 구상해온 시나리오를 공모했다. 3차에 걸쳐 진행된 공모전에서 고 작가는 1차에 '순환선'이라는 이름의 시나리오를 제출했고, 2, 3차에는 이 시나리오를 고쳐쓴 '피리 부는 남자'라는 이름의 시나리오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공모전 주최측에 확인한 결과 류 작가가 1, 3차 심사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서류가 있다며 "3차심사에 제출된 작품의 최종 시나리오에 관해 심사표를 쓸 정도로 실질적으로 검토했다"고 류 작가가 공모전에 깊이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tvN, 고동동 작가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