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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승 12패' 한화 2군에는 무슨 일이? [XP 분석①]

기사입력 2016.04.23 06:31 / 기사수정 2016.04.23 10:27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2군의 성적은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그 팀의 2군을 들여다보면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진다. 

흔히 끊임 없이 좋은 유망주들이 등장하는 팀을 일컬어 '화수분 야구를 한다'고 말한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두산 베어스가 가장 좋은 사례다. 물론 유망주들은 하루 아침에 그냥 튀어나오지 않는다. 0.0001%의 특별한 사례가 아니라면, 대부분은 자신이 가진 싹을 어떤 지도자를 만나 어떤 방법으로 틔우느냐에 명운이 달려있다.

과거와 달리 이제 대부분의 구단들이 2군에도 전폭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봤을때 자체적으로 좋은 선수들을 길러내는 것이 명문팀으로 가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것을 수십년간 절절히 느꼈기 때문이다. LG와 두산, KIA, 삼성 등이 최신식 시설을 갖춘 2군 구장을 가지고 있고 다른 팀들도 이전에 비해 2군에 대한 지원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제대로 된 2군 구장도 없었던 한화는 2012시즌부터 서산에 구장을 짓고 본격적인 '자체 팜 키우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현재 한화 2군은 '희망'보다 '걱정'에 더 가깝다. 이유를 살펴봤다.

◆ 처참한 한화 2군의 성적 

한화 1군이 최하위로 처져있는 사이, 2군도 꼴찌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2일 상무전까지 0승 1무 12패를 기록한 한화 2군은 남부리그 최하위에 처져있다. 북부리그 팀들과 모두 합쳐도 1승도 신고하지 못한 팀은 한화 2군이 유일하다. 

2군 팀 타율은 2할5푼5리로 남·북부 리그 통틀어 12개팀 중 11위고, 팀 방어율은 더 심각하다. 무려 9.30으로 압도적 꼴찌다. 매 경기 10점 가까이 꾸준히 실점을 하고있다. 11위인 경찰 야구단의 팀 방어율이 7.40, 1위 상무 야구단은 3.75다. 

물론 우선 순위를 어디에, 어떻게 두느냐에 따라 2군 성적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또 한국프로야구는 미국 메이저리그-마이너리그 개념과 다르다. 싱글A, 더블A, 트리플A 등으로 구분되는 마이너리그는 그 자체로서도 의미가 있지만, 우리는 실정상 '1군을 위한 2군' 임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한화 2군은 리그 중에서도 가장 뒤처져있다. 아무리 승패와 기록이 중요하지 않다고 해도 성장과 기회가 간절한 2군 선수들이 느끼는 패배감은 크다. 쉽게 "2군 성적은 아무런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것은 그 선수들에 대한 실례일 수도 있다. 

◆ "던질 투수가 부족해요"

전대영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화 2군은 투수 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 올해 한화 구단 전체 보류 선수 가운데 등록된 투수는 39명이고, 22일 기준으로 1군에 있는 투수는 12명이다. 여기에 23일 두산전 선발 투수인 이태양이 1군에 등록될 예정이다. 

1군에 있는 선수들을 제외하면 24명 정도의 투수가 있지만, 이중 실제 2군 경기에 등판하고 있는 선수들은 13~14명 이내다. 재활조에 포함된 선수들도 많고 1군 운영에 맞추느라 육성군 소속인 투수가 2군 경기에 등판하기도 한다. 

부진한 2군 투수 성적은 여기에서 기인한다. 가용 인원이 타팀에 비해 적고, 보직도 오락가락이다. 보통은 2군일지라도 투수들의 보직은 어느정도 정해진 상태에서 굴러간다. 혹시 모를 1군 콜업을 대기하는 선발 예비 자원은 꾸준히 날짜를 맞춰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대체 선발 혹은 롱 릴리프용 투수들도 있다. 이는 1군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화 2군에서 가장 바쁜 투수는 정재원이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가장 많은 20⅓이닝을 소화했다. 2군 리그 개막 직후에는 좌완 여승철이 하루 걸러 하루씩 등판했고, 최근에는 정대훈과 권용우의 출석 체크가 잦다. 

*정재원 등판 일지 및 투구수
5일 상무전 : 3이닝 53개
9일 kt전(선발) : 5⅓이닝 93개
13일 롯데전(선발) : 5이닝 117개
17일 KIA전 : 3⅔이닝 43개
22일 상무전(선발) : 3⅓이닝 74개


이태양, 심수창, 윤규진 등 1군에 올라가기 위해 마지막 실전 점검을 하는 투수들을 제외하면 던질 수 있는 인원의 폭이 한정되어 있다. 자연스럽게 몇몇 투수들에게 하중이 실린다. 2군 역시 아직 시즌 초반. 남아있는 시즌 전체 일정을 소화할때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 코치 보직 이동

김성근 감독은 지난 13일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1,2군 코치 교체를 단행했다. "투수들의 볼넷이 너무 많고 코치와 선수간의 의사소통을 위해서"라는 이유였다. 1군에 있었던 일본인 코치인 고바야시 투수코치와 오키 배터리 코치가 2군으로 내려갔고, 2군에서 선수들을 지도했던 정민태 투수코치와 신경현 배터리코치가 1군으로 올라왔다. 

알려진대로 고바야시 투수코치는 2군행을 통보받은 직후 구단에 계약 해지를 요청한 후 일본에 돌아간 상태다. 잠시 공석이었던 2군 투수코치 자리는 권영호 재활군 코치가 잠시 투수들을 살피는 식으로 맡았다가 현재는 마일영 코치가 맡고있다. 여전히 여러명의 코치들이 최선을 다해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지만, 최근 불거진 코치 보직 이동과 관련한 소동이 2군 분위기도 다소 어수선하게 만든 것이 사실이다.

NYR@xportsnews.com/사진=엑스포츠뉴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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