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2008년부터였다. 한화 이글스는 그때부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리고 또 몇년이 지났을 때는 순위 싸움보다 꼴찌 다툼이 더 익숙한 팀이 돼있었다.
김성근 감독이 한화에 부임했을 때, 이런 배경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불러왔다. SK 와이번스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감독이 꼴찌가 익숙한 팀에 왔으니 이제 팬들의 갈증을 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화팬들은 승리에 목이 말랐다. 구단도 말 그대로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는 겉으로도 표가 났다.
그런데 김성근 감독과 한화의 두번째 시즌이 시작된지 채 한달도 되지 않아 크고 작은 '이슈'가 생겼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늘 뜨거운 관심을 받는 팀이었지만 올 시즌은 그 관심의 느낌이 또 다르다. 며칠전 경기 도중 김성근 감독이 건강 악화를 이유로 응급실에 가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고, 그사이 투수 송창식은 혹사 논란 중심에 섰다.
또 2군행을 지시받은 고바야시 세이지 투수코치가 통보를 받은 후 계약 해지를 요청해 팀을 떠났다. 당시 김 감독은 "투수들의 볼넷이 많고 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라고 설명했다. 오키 야스시 배터리코치도 함께 2군으로 내려갔지만 현재 고바야시 코치만 일본으로 돌아간 상태다. 그동안 한화 구단은 고바야시 코치의 사임과 관련해 어떤 발표도 하지 않았었다. 2군 사정을 아는 관계자들만 알고있는 사실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17일 LG전을 앞두고 늘 진행되는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 올 시즌 세번째 인터뷰 생략이다. 앞선 두번은 인터뷰를 할 수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지만 이날은 특별한 설명이 없었다. 김 감독은 인터뷰 없이 경기 준비에 몰두했다. 평소처럼 이날 역시 불펜에서 투수들의 투구를 지켜본 후 감독실로 향하는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사실 이 모든 것은 현재 팀 성적과 귀결된다. 한화는 17일까지 2승 11패 단독 10위로 처져있다. 강한 전력을 갖춘 한화를 우승 후보로 꼽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비록 시즌 초반일지라도 여태까지 두번만 이긴 것은 기대에 못미치는, 아주 못미치는 성적이다.
아직 치러야 할 경기는 많이 남아있고, 가야할 길도 멀다. 팀 성적이 좋지 않다보니 잡음이 일어날 일이 자연스럽게 생긴다. 김성근 감독은 "(2군에 있는 전력들이) 5월에 맞춰 준비가 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 놓고 '약속의 그날'을 기다리기엔 남은 인내가 깊지 않다.
김성근 감독은 17일 경기에서 패한 후 그라운드에 다시 배팅 게이지를 차리고 주요 타자들의 특타를 지휘했다. 연패가 길어지자 위기를 벗어날 채찍을 꺼낸 셈이다. 특타는 밤 11시가 다되어서야 정리 됐다.
내우외환에 쌓인 한화는 지금 위기인가 기회인가. 이 모든 아쉬움을 털고 거짓말처럼 반등을 이룰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때는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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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