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당진, 조용운 기자] 최용수(44)만 진땀을 흘리는 것이 아니었다. 링밖에서 누구보다 더 가슴을 졸이고 강하게 다그친 김춘석(67) 관장의 이마에도 땀이 맺혀있었다.
계획한 것보다 잘 풀리지 않았다. 제자가 13년 만에 링에 오른 것을 말리지 못한 것이 잘못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스쳐갔다. 그래도 제자는 양쪽 눈두덩이가 부어오르고도 펀치를 멈추지 않았고 8라운드 1분53초 만에 나카노 카즈야(30,일본)를 TKO로 꺾었다.
최용수는 승리 선언과 함께 노스승을 찾았고 대기실에서 뜨겁게 포옹하며 승리의 기쁨과 감사함을 전했다. 김 관장도 얼굴에 웃음을 잃지 않은 채 인터뷰 요청에 "참 기쁘네요"라고 웃어보인다.
처음부터 김 관장은 최용수의 복귀전을 반기지 않았다. 김 관장은 지난해 갑자기 찾아와 현역으로 복귀하겠다는 최용수의 주장에 반대 의사를 거듭했다. 그는 "당연히 처음에는 말렸다. 지면 망신이고 이겨봤자 본전인 경기라 생각했다"면서 "2~3번 거절해도 찾아와 도와달라고 하더라. 제자의 적극성을 확인하면서 내가 책임지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불혹을 넘긴 몸상태는 전성기 시절 알고 있던 제자의 몸이 아니었다. 김 관장은 "사실 몸이 아직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연습기간이 너무 짧아 무기력했던 것 같다"며 "그래도 잘 버텨줬다. 상대가 아웃복싱을 하길래 경기 도중에 배를 공략하는 전략으로 돌아섰는데 잘해줬다"고 만족했다.
현역 복귀전을 승리한 최용수는 단발성 이벤트로 끝낼 생각이 없다. 그는 승리 이후에 "가능하다면 2년 안에 타이틀에 도전하고 싶다. 만약 대진이 잡히지 않으면 멋있는 은퇴경기라도 하고 싶다"고 변함없는 도전 정신을 강조했다.
이 얘기에 김 관장도 "다음 경기는 프로모션의 역할이 클 것 같다. (최)용수가 계속 한다고 한 만큼 나도 더 열심히 돕겠다"며 "용수야 넌 내 아들이다. 사랑한다. 정말 잘했다"고 스승의 마음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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