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7 03:23
스포츠

'도 넘은 언론플레이' 볼티모어, 왜 김현수의 등을 떠미나

기사입력 2016.03.30 08:56 / 기사수정 2016.03.30 08:57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김현수(28,볼티모어)를 둘러싼 최근 볼티모어 오리올스 구단의 행보는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정말 메이저리그 구단이 맞나 싶을만큼 1차원적 운영을 하고 있다.

김현수의 트리플A행 가능성이 미국 현지 언론에서 '직접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각). 그리고 30일 오전 댄 듀켓 단장이 볼티모어 지역지이자, 오리올스 소식에는 잔뼈가 굵은 'MASN'과의 인터뷰에서 "김현수가 트리플A에서 개막을 맞이한다. 조이 리카드가 주전 좌익수"라는 소식을 밝혔다. 그런데 잠시 후 소식이 업데이트 됐다. 듀켓 단장은 "김현수의 마이너리그행은 '가능성'이며 그가 아직 트리플A행을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우리가 이야기를 해봐야 할 문제"라고 'MASN'과의 인터뷰 내용이 일부 바뀌었다. 

알려져있는대로 김현수에게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다. 스프링캠프를 빅리그에서 보냈던 그가 개막전을 트리플A에서 맞기 위해서는 '계약상' 선수 본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는 볼티모어 구단이 자의적으로 휘두를 수 없는 부분이다. 시범경기 타율이 0할이어도 선수가 원치 않으면 마이너리그에 보낼 수 없다. 이것은 볼티모어 구단이 사인했던, 김현수와의 계약서에 명시된 부분이다. 

그런데 듀켓 단장이 아직 선수와 합의되지 않은 사실을 확정된 사실처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리' 공개한 까닭은 무엇일까. 꾸준히 볼티모어 현지 언론이 보도한 김현수와 관련된 기사 내용을 보면 흐름을 대강 파악할 수 있다.

김현수는 '스몰마켓'인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라는 결코 적지 않은 금액에 계약을 했다. 볼티모어에게도 과감한 투자다. 입단 기자회견도 열었고, 장밋빛이었다. 김현수가 미국에서 훈련을 시작한 이후 현지 언론 역시 성격과 적응력을 칭찬하는 보도 일색이었다. 

그리고 김현수가 시범경기 초반 연속 타석 무안타, 무출루로 마음 고생을 하는 중에도 벅 쇼월터 감독을 비롯한 볼티모어 관계자들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굳건한 신뢰를 보여줬다. 쇼월터 감독은 "아직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김현수는 한국에서 빼어난 성적을 증명했던 선수다. 5월까지는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모든 것이 약 2주 사이 뒤바뀌었다. 볼티모어 구단의 인내심이 바닥났을지도 모른다. 김현수는 여전히 시범경기 타율 1할대(0.182)에 그치면서, 자신의 장기인 높은 출루율을 보여줄 틈도 없어졌다. 구단 입장에서는 충분히 실망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교묘히 언론을 이용해 압박하는 구단의 처사에는 물음표를 던지고 싶다. 미국 'FOX스포츠'의 저명한 메이저리그 전문 기자인 켄 로젠탈은 며칠전 "볼티모어가 김현수를 한국으로 돌려보낼 가능성에 대해서 살펴봤다"는 놀라운 기사를 보도했다. 정확한 소식통에 근거한 뉴스였다. 

볼티모어가 김현수가 마뜩치 않다는 이유로 방출하면 다른 메이저리그 구단이 데리고 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계약을 파기하고 KBO리그에 있는 팀이 김현수를 영입하면, 리그 내 경쟁팀에 빼앗기지 않을 뿐더러 700만 달러 중 일부를 회수할 수 있는 찬스까지 생긴다. 솔직히 말해 볼티모어가 김현수를 쓰지 않을 것이라면, KBO리그 복귀가 그들이 할 수 있는 베스트 시나리오다.

하지만 선수와의 계약에도 상도의가 있다. 김현수는 여전히 젊고, KBO리그 복귀 뿐만 아니라 일본리그로 무대를 옮기더라도 대형 계약이 보장되는 선수다. 비록 올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부진했을지라도 이미 보여준 것이 많다. 그래서 더더욱 김현수가 '한국 유턴'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확신이 실린다.

더군다나 켄 로젠탈 기자가 30일 다시 한번 자신의 SNS를 통해 "정보에 따르면 김현수가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을 것 같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는 그가 아마 트리플A행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날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응한 듀켓 단장과의 패턴과도 일치한다. 김현수와 합의하지 않았지만, 합의를 해야할 것 같은 분위기로 몰아가는 것이다.

야구는 '멘탈 게임'이다. 정신력과 집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 볼티모어 구단이 주는 압박감은 잘하는 선수도 고꾸라지게 만들 정도라 말해도 무방할 것 같다. 스프링캠프 초반 김현수의 적응력과 미소를 칭찬하던 현지 언론은 이제 "김현수에 대해 안좋은 평가를 내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한다.

내셔널리그 A 구단의 관계자는 "이런 식의 언론 플레이는 본 적이 없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NYR@xportsnews.com/사진=엑스포츠뉴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