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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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변화' 이대호-김현수, 예상치 못한 반전 드라마

기사입력 2016.03.30 08:01 / 기사수정 2016.03.30 17:33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한달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김현수(28,볼티모어)와 이대호(34,시애틀)가 1라운드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그들이 미국으로 건너갈 때만 해도 입지가 정반대였다. 두 선수 모두 FA 자격이었지만 계약의 크기는 엄연히 달랐다. 김현수는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약 83억원)에 빅리그 계약을 맺었지만, 이대호는 시애틀과 1년 단기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김현수는 성대한 입단 기자회견을 현지에서 따로 진행했으나 이대호가 가지고 있는 것은 스프링캠프 초대와 보장 금액 100만 달러(약 12억원) 뿐이었다.

그리고 볼티모어 팀내에 주전 좌익수가 확실치 않다는 것이 무엇보다 큰 장점이었다. 스몰 마켓인 볼티모어가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 중 한명에게 거액을 투자해 영입했다는 사실은 자신의 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기회였다.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간 김현수는 충분한 준비에 들어갔다. 스프링캠프는 수월한 관문으로 여겨졌다. 현지 평가도 좋았다.

한편 이대호는 스프링캠프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하는 상황이었다. 주어진 기회는 오직 스프링캠프 뿐이었다. 시범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방출하면 그만이다. 매년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수많은 선수들이 각 팀에서 그렇게 방출된다. 옵트아웃 조항으로 FA 재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이대호가 빅리그에서 살아남지 못할 경우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불리한 쪽은 단연 이대호였다. 여기에 계약이 늦어지면서 비자 발급 문제도 더디게 해결됐고, 아내의 둘째 아이 출산까지 겹치면서 두차례 짧게나마 팀을 비워야하는 상황도 있었다. 비자 발급 문제는 '먼저 훈련부터 시작하라'는 구단의 배려가 없었다면 3월이 지나도록 팀에 합류하지 못했을 답답한 일이다. 또 아내도 시애틀서 아들을 순산하면서 이대호의 의욕은 더욱 충만해졌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는 반전 드라마가 쓰여졌다. 경쟁 구도에서 예상이 반대로 실현됐기 때문이다. 볼티모어는 출루율이 높은 좌타 좌익수를 구하고 있었다. 김현수가 가장 적합했지만, 시범경기 부진이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초반 23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는 등 그가 헤매는 사이, 놀란 레이몰드와 조이 리카드가 경쟁자로 급부상했다. 특히 룰5 드래프트로 영입한 리카드는 팀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활약을 펼쳤다. 

여러모로 불안해진 김현수는 심리적으로 더욱 위축되는 모습이었다. 이런 와중에 현지 언론에서는 계속해서 볼티모어의 외야수 추가 영입설을 언급하며 압박감을 주는 상황이다. 30일 보도에 따르면 김현수는 트리플A에서 개막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리카드와의 경쟁에서 패했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이대호는 개막전 25인 엔트리 입성을 확정지었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활약이 코칭스태프의 마음에 들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후 계약이 난항이었던 이유는 이대호에 대한 현지의 냉정한 평가 때문이다. 홈런이 많은 파워형 히터도 아니고, 수비나 주루가 약하다는게 지적됐다. 하지만 이대호가 시범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주루 플레이, 깔끔한 수비력 등을 직접 보여주자 평가가 뒤바뀌었다. 결국 경쟁자인 스테판 로메로, 헤수스 몬테로를 완벽하게 제치고 로스터에 진입했다. 대단한 반전이다.

물론 시작에 불과하다. 다음주 정규 시즌이 개막하면 또 어떤 반전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NYR@xportsnews.com/사진=엑스포츠뉴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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