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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기하다 부상까지, 벵거의 수가 틀렸나

기사입력 2016.03.09 11:48 / 기사수정 2016.03.09 12:28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아스날이 이기고도 웃지 못한다. 아르센 벵거(67) 감독이 시즌 분수령에서 꺼낸 카드가 결국 악수가 됐다.

아스날이 모처럼 승리했다. 아스날은 9일(한국시간) 잉글랜드 요크셔주에 위치한 KC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16시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6강 재경기서 헐 시티를 4-0으로 꺾었다. 

6경기 만에 맛본 승전보다. 아스날은 지난달 21일 헐 시티와 16강 경기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3주 가량 부진의 터널에 빠졌다. 

그사이 정말 중요한 경기를 놓쳤다.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는 FC바르셀로나에 안방서 패했다. 무려 원정골을 2골이나 허용하면서 2차전에 대한 부담을 떠안게 됐다.

FA컵과 챔피언스리그 실패의 여파는 리그로 이어졌다. 숙적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패하며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았고 스완지 시티, 토트넘 홋스퍼전도 연달아 놓치며 우승 레이스서 멀어졌다. 

다 놓치고 난 뒤 거둔 헐 시티전 승리도 마냥 기뻐할 수 없다. 그동안 터지지 않던 올리비에 지루와 테오 월콧이 골맛을 보며 대승을 이끌었지만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재경기를 치른 탓에 선수단에 과부하만 걸렸다.

아스날은 헐 시티전에서 3명의 핵심 자원을 잃었다. 페어 메르테사커와 가브리엘 파울리스타, 아론 램지가 모두 부상으로 교체됐다. 다행히 파울리스타는 괜찮다는 소견이지만 램지의 상황이 좋지 않다. 메르테사커도 1~2경기 결장을 감수할 정도로 알려졌다.

안그래도 로랑 코시엘니와 산티 카솔라, 페트르 체흐, 잭 윌셔 등 핵심 자원들의 부상으로 숨통이 조여진 아스날에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결국 아스날은 지난달 바르셀로나에 집중하다 헐 시티전을 빨리 끝내지 못한 것이 어수선한 상황을 만든 셈이 됐다. 

아스날 팬들은 헐 시티전에서 '아르센, 좋은 추억을 남겨줘 고맙지만 이제는 헤어질 시간이야'라는 현수막을 걸며 벵거 퇴진을 주장했다. 고비를 넘지 못한 벵거 감독의 시즌 운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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